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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샌 안드레아스 - [리뷰]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 차리면 산다

효준선생 2015. 6. 1. 07:30

 

 

 

 

 

 

지진은 과학의 발달로 인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지만 지진 자체를 인간의 힘으로 막을 도리는 없어 보인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어디론가 대피하는 게 거의 유일한 살 길인데 물리적으로 그마저도 무의미한 것이 인간의 원천적인 한계다. 영화 샌 안드레아스는 미국 서북, 잘알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와 로스 앤젤리스 일대를 관통하는 단층대를 말한다. 단층이란 글자 그대로 잘려있는 암석 층을 말한다. 옛날 이 지역은 지금과는 모습이 달랐다. 토양이나 암석 일부는 외부에서 유입된 것으로 쉽게 표현하자면 외부의 돌과 원래 있던 돌을 억지로 꿰어 맞춘 것이라 하면 된다. , 언제고 다시 지진이 발생한다면 이렇게 미봉된 지반들은 쉽게 뒤틀리게 되고 그 안에서 초밀집해서 살고 있는 인간들에겐 속수무책의 재앙이 되고 만다.

 

 

과학자의 예언에 따라 미국 서부는 이제 불안에 잠기게 된다. 바로 대규모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는 말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들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경향이 있는지라 다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버린다. 설사 그 말을 신경써서 들었다고 해도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정작 흔들림의 조짐이 보이고 그제서야 도망이라도 할라치지만 모두의 마음이 같은 지라 오히려 혼란만 부추키고 만다. 아수라장이 되어 버린 사람들 위로 쏟아지는 고층 건물들의 잔해 화려했던 대도시는 이제 초토화되고 그 곳이 바로 무덤이 되는 순간이다.

 

 

이 영화는 거대한 지진 재해를 보여주지만 재난에서 사람들을 구조해내는 소방관의 활약에도 집중을 한다. 위험 천만한 순간에 거의 일당백으로 사람들을 구조하는 근육질 남자.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은 잘도 구하지만 정작 피붙이나 아내는 냉랭하기 그지없다. 위태로운 가정사도 이런 엄청난 재해 앞에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냐만 그런 판에 박힌 교훈은 생각보다 뒤늦게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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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빌딩이 무너지고 쓰나미가 몰아 닥쳐 대형 선박이 이리저리 쓸리는 장면들, 수많은 군중들이 엄청난 파도에 휩쓸리는 장면, 그 사이사이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를 구하려는 애틋함이 돋아난다. 무엇보다 주인공의 역할이 비상한데 그의 활약을 보고 있노라니 마치 액션 히어로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화 후반부 위기에 처한 가족들(그 전까지는 별로 살갑지 않았다)을 구하는 장면들은 어딘지 구태의연해 보였다. 좁은 공간에서 목숨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장면을 보니 여러 영화들에서 봤던 기시감이 든다. 무너지고 파괴되고 휩쓸어 버리는 장면을 보면서도 후련하다기 보다 만약 우리에게 저런 일이 벌어진다면 하는 상상을 하게 되고 마지막 순간 누구와 함께 있는 게 옳은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미치자 주인공들이 보여준 기적 같은 행위에 오히려, 그들의 선택 받은 삶에 대한 시샘이 났다  

 

                      

 

늘 듬직한 체구를 자랑하면서도 줄곧 선학 역을 맡아온 드웨인 존슨은 이번에도 죽기 직전에 처한 수많은 시민을 구해내고 결점이라 할 수 있었던 삐그덕거리는 가족들과도 화해의 계기를 스스로가 만들어냈다. 온갖 탈 거리를 동원해가며 엉망이 된 도심을 활주하고 구조활동에 나서는 장면은 쾌감을 주었지만 다소 과한 느낌도 없지 않다. 이 영화가 재해를 경고하는 다큐멘터리가 아닌지라 한계는 있지만 슈퍼맨 같은 활약엔 마치 영웅놀이를 하는 것 같은 느낌도 받게 된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샌 안드레아스 (2015)

San Andreas 
8.5
감독
브래드 페이튼
출연
드웨인 존슨, 알렉산드라 다다리오, 칼라 구기노, 콜튼 헤인즈, 아치 판자비
정보
액션, 스릴러 | 미국 | 114 분 | 2015-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