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연애의 맛 - [리뷰] 다름을 넘어 사랑으로

효준선생 2015. 5. 10. 07:30





* 씨네필 소울이 뽑은 5월의 추천작





앙숙처럼 으르렁대던 두 남녀, 이웃하는 병원을 운영하며 서로의 환자를 탐하기도 하고 별 것도 아닌 문제로 이웃이 원수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남자에게 여자사람이 여자로 보이고 여자에게 남자사람이 남자로 보인 건. 바로 자신의 컴플렉스를 커버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왔을 때로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도 남녀간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 절반이 남자도 나머지 절반이 여자라는 데도 그 두 종은 멀고 먼 계통수에 자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연애 사담에 불과할 것 같았던 영화 연애의 맛은 보기와는 달리 심리학에서 말하고 있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잘 묘사하고 있고 그 차이를 극복하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키워나갈 수 있는 動因을 찾아내는데 올인을 한다. 물론 성인을 위한 영화인지라 성에 대한 화두를 적극적으로 끄집어내는데 그런 것들이 저속하거나 불쾌하지 않도록 각각 전문의로서 케이스化하며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남자는 산부인과 의사로, 여자는 비뇨기과 의사로 나오는데 단지 그들을 치장해시켜주는 있어 보이는 직업이 아니라 그 자체가 우리가 그들에게 갖고 있는 사회적 편견을 조율하는데 도움을 준다. 여자 의사가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산부인과 의사에 멀쑥한 총각이 선생이, 반대로 남자들의 치부를 들여다봐야 하는 민망한 일을 마다하지 않는 비뇨기과 의사를 아리따운 여의사가 맡고 있다는 데서 오는 이질감을 쉽게 버리진 못한다. 그런데 두 사람은 그 직업에 대한 각각의 아픔이 있다. 그 부분이 드러나는 후반부에 이르면 다소 희화화 되었던 초반부의 의사로서의 직업 윤리가 허투루 그려진 것이 아니라는 판단이 든다. 다시 말해 이들은 폼을 잡기 위해 의사 가운을 입은 것이 아니었고 각자 처한 이질감과 차이를 두 사람 스스로가 극복하도록 장치해놓은 것이다.


 


아웅다웅 만나면 싸우던 초반의 두 사람에겐, 이성으로서의 유혹보다 먼저 다가온 것이 서로를 이겨내고 싶다는 경쟁 심리가 우선이 아니었나 싶다. 공부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학창시절, 그들은 치열하게 공부하고 경쟁해서 그 자리에 왔을 것이고 이젠 개업의가 되어 있다. 그런 와중에 공유가 안되는 부분에 자리하고 있던 서로에게 묘한 경쟁심리가 먼저 발동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 뿐만이 아니다. 이성에 대해 제대로 된 관심도 두지 못한 채 훌쩍 서른이 되어 버린 여의사와 남성으로서의 성적 기능에 장애를 안고 사는 남자 의사에게 이성이란 당분간은 쉽게 다가설 수 없는 목표라는 게 정서적으로 우선 다가왔을 것이다.  


 


세상에 남녀 사이처럼 복잡미묘한 것도 없다. 늘 투닥거리지만 마주칠 일이 많으니 생각지도 못한 일도 자주 접하게 될 터이고 그러다 보면 미운 정이 든다는 말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이들도 외계인이 아니라면 그 수순을 따를 것이고 그 접점이 서로에 대한 신뢰였을 것이다. 남자가 여자에게 이런 말을 하며 분위기가 바뀐다. “지켜주고 싶었다. 현실에선 어떤 경우에 사용되는지, 그리고 남자와 여자에게 어떤 감정으로 다가올 지는 어느 정도 감이 온다. 그 애매한 상황에서도 셈법이 오고 갈 테지만 아직 사랑에 서툰 두 사람을 더 돈독하게 해주는 데는 약이 된 셈이다.


 


영화는 유독 주인공들이 살고 있는 오피스텔을 집중 부각시켰다. 일을 하기 위해 부모와 떨어져 혼자만의 삶을 영위하는 공간,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되고 생활이 편리하지만 이웃과의 단절 역시 존재하는 곳. 그곳을 채우고 있는 남자와 여자의 오고 감은 과연 성인 남녀가 연애 감정을 키워가는 데 얼마나 묘한 기능을 하게 될까 이 두 사람이 연애를 지나 결혼에 이르게 되면 그땐 확실히 알게 될 것 같다. 나만 알고 있는 그의 비밀, 그것 역시 사랑을 유지하는데 기막힌 조건이라는 사실을.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연애의 맛 (2015)

Love Clinic 
7.9
감독
김아론
출연
오지호, 강예원, 하주희, 김민교, 홍석천
정보
로맨스/멜로, 코미디 | 한국 | 101 분 | 2015-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