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트래쉬 - [리뷰] 썩은 곳은 따로 있다

효준선생 2015. 5. 17. 07:30








검은 돈이 정국을 움직이는 건 브라질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최소한 아이들에게 까지는 미치지 못했기에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말해야 하나 영화 트래쉬를 보면서 남의 나라 일만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는다. 유력 정치인이 뇌물을 통해 더 높은 정치적 야망을 꿈꾸고 밑에 있는 권력기관과 경찰마저도 거기에 좌지우지하는 모습이란 저렇게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간들 들인 본전이 아까워서라도 더 뜯어내려고 하지 않겠는가. 누구에게? 당연히 못사는 사람들로부터다.


 


이 영화가 주인공으로 내세운 3명의 남자는 모두 미성년자들이다. 가진 것도 배운 것도 돌봐줄 이도 없이 신부와 자원봉사자 보호 아래서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살아가는 그들, 우연히 발견한 지갑이 그들에게는 올바른 삶이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비단 지갑 속에 들어있는 몇 푼의 돈 때문이 아니었다. 단적으로 부패한 정치인들의 위상을 까발릴 수 있는 중요한 단서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걸 되찾기 위한 무리들은 아이들을 잡으려 혈안이 되어 있고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그 단서를 알아 내고 그걸 세상에 알리는 것이 정의임을 어렴풋이 알아간다.


 


영화엔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이 정확하게 구분되는 편이다. 그걸 의심할 여지는 없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뇌물 따위나 주고 받는 사람과 그런 사람의 명령을 듣는 사람을 악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 반대에 있는 사람은 선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처음엔 이들도 자신이 악한 사람인지 혹은 선한 사람인지 알 지 못했을 것이다. 조금 거슬리는 부분이 있겠지만 그게 혹은 그 정도가 무엇이 나쁘다는 것이냐며 반박할 지도 모른다. 만약 내부 고발자가 아니었다면 그들은 유능하고 훌륭한 정치인이 등장했다며 환호를 보낼 지도 모른다.


 


브라질의 하층민의 생활이 거의 여과없이 드러난다. 쓰레기가 버려지는 공간에서 마크도 쓰지 않고 돈이 될 만한 걸 줍는 사람들, 슬럼가나 다름없는 그곳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대조적으로 흥청망청 돈을 쓰고 으스대는 사람들을 보면서 민도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들에게 정의란 보편적인 것만은 아니다. 물론 우리 역시 최근 비슷한 일을 겪고 있지 않은가. 이 영화를 보면서 아이들이 목숨까지 마다 않고 그토록 진실에 가깝게 가려고 애를 쓰는 걸 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증거 여부를 들이밀며 발뺌을 하는 모습과 어쩜 그렇게 닮은 꼴인지 모르겠다.


 


추악한 돈들이 쓰레기 더미위로 쏟아졌다. 영문을 알 길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그 돈을 주워 운 좋은 하루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쓰레기라고 생각되는 건 오히려 그 돈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부정부패와 연루된 정치자금들,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 졌는 지 알 수 없는 검은 돈이 진짜 쓰레기 보다 더 쓰레기 같아 보였다. 이 영화를 검은 돈 앞에서 자유롭지 못한 자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트래쉬 (2015)

Trash 
9
감독
스티븐 달드리
출연
루니 마라, 릭슨 테베즈, 에두아르도 루이스, 가브리엘 와인스타인, 마틴 쉰
정보
어드벤처, 스릴러 | 영국, 브라질 | 113 분 | 2015-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