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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스테릭스 : 신들의 전당 - [리뷰] 같이 좀 살자

효준선생 2015. 4. 27. 07:30

 

 

 

 

 

 

 

지중해를 건너면 지금 살고 있는 빈곤의 땅과는 다른 신천지가 나타날 것이라는 희망을 그들은 오래 간직할 수 없었다. 그들이 탄 배를 지중해 바닷속으로 수장시킨 건 자연일 수도, 혹은 배 안에 타고 있는 사람들의 이기적인 탐욕 때문이기도 했다. 며칠전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이런 보트 난민들을 보는 유럽인들의 시선은 두 갈래다. 불쌍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인도적인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유럽국가에서 수용하는 게 맞지만 당장 현안인 경제적 어려움이 저들로 인해 심화되지 않을까 하는 이중적 잣대가 존재한다.

 

             

 

그런데 이런 생각들이 영화 아스테릭스 : 신들의 전당에서 발견된 건 우연의 일치만이 아니었다. 지금은 유럽의 강국이라 하면 영국이나 프랑스 그리고 독일을 꼽지만 지금부터 수 천세기 전엔 로마제국이 최고였다. 영화에선 시저가 등장하는 걸 보면 최고이 전성기로 추정되는데 그들과 비교되는 민족으로 골족이 설정되어 있다. 그들이 입고 있는 의상과 둥글둥글한 외모로 보면 대충 그리스 어디쯤에서 건너 온 이주민으로 보이는 데 로마제국으로선 그들이 눈엣가시였던 모양이다. 그렇다고 노동력이 우선인 시절, 내칠 수 만도 없었을 것이다. 그들이 세력화하고 무기를 들면 로마제국으로서도 골치가 아플 테니 말이다. 보통 이런 경우 채찍과 당근이 주효한데 영화에선 당시로서는 기발하게도 아파트를 모처에 세워주고 그곳에 골족을 집단 수용하는 것으로 당근을 제시한다.

 

 

 

영화는 이 부분에서 사회적 함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대충 만든 것 같은 아파트에다 이름은 어마어마 하게도 신들의 전당이라고 하고 이주민들이 대거 몰려오면서  한적한 시골마을은 인플레이션으로 골머리를 앓는다. 물론 이런 방식 뒤엔 골족이 원래 살고 있던 땅을 차지하기 위한 술책이 숨어 있었다. 바로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이주민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요지를 차지 하고 노예도 아니지만 시민도 될 수 없는 애매한 신분제를 이용해 언제든지 그들의 노동력을 쓸 수 있게 만드는 방식말이다.

 

             

 

이 영화가 과거 로마제국 시대의 이야기로만 보이지 않는 게 지금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정책과 유사한 점이 있어서다. 드림이라고 이름붙은, 그래서 못사는 나라의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잘 사는 나라로 와 그 나라 사람들은 꺼리는 3D업종에 종사하고 그들이 집단 거주하는 동네가 격리되는 현상들. 비단 미국이나 유럽만의 문제가 아닌 한국에서도 벌어지는 현상들이다. 골족이 바로 이들을 대신하고 있다. 아스테릭스와 오벨릭스는 머리와 힘을 상징하지만 그들의 힘만으로 이미 완성된 국가인 로마 제국의 기득권 계층을 이길 수는 없다. 비록 노란 물약이라는 슈퍼파워를 가져다 주는 해결책을 사용하며 인간보다 더 능력있는 무엇인가를 활용하지만 웃음 뒤에 숨은 애잔함이 없지 않다.

 

            

 

영화는 로마인과 골족의 상생을 도모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마련한다. 그건 치사한 방법의 격리 수용이나 억압적인 퇴치가 아니었다.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섞여 살 수 있는 방안이다. 비단 골족 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로마인 이지만 역시 서민을 대표하는 한 가족의 에피소드와 맞물려 더욱 현실적으로 그려놓았다. 배제보다 화합이 더 인간적이지 않겠는가.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아스테릭스: 신들의 전당 (2015)

Asterix: The Mansions of the Gods 
8.4
감독
루이 클리시, 알렉상드르 아스티에
출연
정찬우, 김태균, 로저 카렐, 기욤 브리아트, 버나드 알레인
정보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코미디 | 프랑스, 벨기에 | 85 분 | 2015-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