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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땡큐, 대디 - [리뷰] 아버지와 아들의 함께

효준선생 2015. 4. 16. 07:30

 

 

 

 

 

 

 

철인 3종 경기가 어떤 것인지 설명을 듣는 순간 대개의 경우엔 난 못하겠군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수영, 사이클, 그리고 마라톤까지. 한 가지만 해내기에도 버거운,  극심한 체력 소모를 요구하는 세 가지의 종목을 단 하루 동안, 그것도 16시간 안에 완주를 해내야 한다니, 100m 달리기만 해도 숨이 턱에 닿을 것 같은 저질 체력으로는 언감생심이다. 그런데 그 험악한(?) 스포츠에 도전해서 사람들의 주목을 끈 부자가 있다. 바로 팀 호이트 부자다. 전신 마비인 아들과 함께 수 차례의 철인 3종 경기에 참가했고 그들이 보여준 인간 승리의 면면들이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영화 땡큐, 대디는 바로 이 팀 호이트 부자의 이야기를 모티프로 삼아 실제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연기 초년생의 젊은이를 발탁해서 부성애란 무엇인가를 몸으로 보여준 감동 드라마다. 한때는 집 밖으로만 돌며 장애를 앓는 아들과 소원했던 아버지에게 아들은 때마침 프랑스 니스에서 열리는 철인 3종 경기에 참석하자며 다가선다. 무뚝뚝하기만 한 아버지는 아들의 하고자 하는 열의를 보고 대단한 결심을 한다. 자신도 아들도 그리 훌륭한 몸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그의 마음이 움직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세상엔 할 수 없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이 있다. 각자 사정이 있겠지만 많은 경우는 막연하게 하지 못할 거야 라며 지레짐작으로 포기하고, 혹여 남들이 그 일을 해냈을 땐 나와는 상관없는, 그래서 눈길도 주지 않으면서도 마음 한 켠엔 부러움과 시샘이 일었던 경험이 있지 않았던가. 평생 아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준 적이 없었던 아버지에게 이번 경기에 참가하는 것으로 자신이 생각했던 아버지로서의 역할에 대해 다시 느껴보게 될 계기가 되어줄 것으로 여겼던 듯 싶다. 처음 아들의 몸 상태를 걱정하던 엄마와 달리 자전거도 준비하고 따로 체력 훈련을 하는 모습이 그래 보였다.

 

 

실제 니스에서 벌어진 철인 3종 경기에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섹션은 없었던 듯 싶다. 부감영상으로 보여준 니스 앞 바다에서의 수영 장면에 아들은 튜브를 타고 그 튜브에 연결된 줄을 매달고 역영하던 아버지의 고초는 이들 부자만이었다. 혼자 헤엄치는 것도 힘든데 아무리 가벼운 아들이라고 해도 그게 과연 가능할까 싶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사이클과 마라톤의 과정을 지켜보며 만약 혼자였다면 결코 완주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였다. 그건 두 사람 간의 호흡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들숨만으로는 호흡이 되지 못하는 이치와 마찬가지 였다.

 

 

달리고 싶었던 아들의 꿈은 결코 혼자서는 불가능했는지 모른다. 장애의 탓을 아버지의 잘못으로 돌리기는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단 한번도 아들의 꿈 따위엔 귀 기울이지 않았던 아버지에게 아들의 꿈은 할 수 없는 것도, 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하고자 한다면 할 수 없는 건 없다는 걸 이들은 보여주었다. 레이스 도중 비장애인 선수들을 추월하는 장면에선 묘한 쾌감이 일었다. 극적 효과일 수도 있었지만 몸은 비장애인이면서도 늘 그건 할 수 없을 거야라며 지레 포기하며 살았던 생각에 힌트를 주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어차피 꿈은 꾸는 것의 몫이고 실천은 그 꿈의 완성을 위한 시작이니 성공여부와 상관없이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땡큐, 대디 (2015)

The Finishers 
10
감독
닐스 타베니어
출연
자크 검블린, 파비앙 에로, 알렉산드라 라미, 소피 드 푸르스트, 프레데릭 에포드
정보
드라마 | 프랑스 | 89 분 | 2015-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