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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은 죽지 않았다 - [리뷰] 믿음은 각자의 마음 속에 있다

효준선생 2015. 4. 14. 21:30

 

 

 

 

 

 

무신론자로서 신의 존재에 대한 논쟁은 정말 부담스럽기 짝이 없다. 종교적 견해를 두고 상대와 격론을 벌어다 보면 결국 본질은 온데간데 없고 상대방에 대한 적의만 잔뜩 키워놔서 차라리 안하느니 못함을 자책하게 된다. 그 만큼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성질의 것들인데 전쟁으로까지 비화하는 저간의 국제정세를 두고 보면 신과 개인적 취향의 믿음에 대한 본질은 어쩌면 학문 같은 것으로 풀 수 없는 영역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신은 죽지 않았다는 종교 영화라고 해도 무방하다. 철학 수업을 듣는 대학 1학년 학생을 중심으로 신은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일방과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밀어 붙이는 교수의 대결이 볼만한데 그것 말고도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의 처지를 부각시켜가며 자기들의 믿음을 각인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스럽게도 학생의 증명이 수업시간을 통해 반복되면서 그가 가지고 있는 편향성을 꼬집기 전에 묘하게 빨려 들어가는 그의 논조에 신경이 쓰인다. 증명을 위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학생의 입장이 아닌 선교를 위해 대중 앞에선 목사의 냄새가 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지점 직전엔 종교 문제뿐 아닌 교수와 학생이라는 갑을 관계에서 오는 불편함에 대해 뒤집어 놓고자 하는 시도가 눈에 띄었다. 하지만 그런 것도 잠시였고 어린 시절, 간절하게 바란 어느 소년의 불가항력이 결코 신에 대한 절실한 기도로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이 지금에 와서 한쪽 편을 들기 시작한다.

 

 

죽음을 앞둔 프리랜서 작가와 종교적 갈등으로 헤어지게 된 남녀와 바쁘게 사는 것이 종교의 가치관을 초월한다고 믿는 남자, 그리고 심지어 기독교적 사관과는 거리가 있는 아랍권과 중국인에게 까지 감화를 끼친다는 부분은 패러독스에 가까웠다. 신의 존재 여부는 극히 개인적인 영감의 영역이다. 그리고 차이에 대한 인정이 없이 힘의 논리와 요설(妖說)의 작용으로 신은 죽지 않았다고 외치는 것이야 말로 오만함이 아닌가 싶다.

 

 

이 영화가 온 세상 사람들을 유일신의 우산 안으로 밀어 넣기 위한 전도의 목적을 갖고 있다면 이 영화를 보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겐 어떻게 비춰질까 학생의 변론이 이어지는 동안 몰입을 하며 듣다가도 어느새 자신만의 생각으로 반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지도 모르겠다. 특히 아랍권 여학생이 알라신을 거부하고 예수를 찬양한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얻어맞고 집에 내쫒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타 종교에 대한 편견이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도 그들의 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였다.

 

 

신이 죽었는지 죽지 않았는지가 중요한 건 아니다. 그토록 신봉하고 싶은 그 신의 죽지 않은 모습을 보고 싶은 게 아니라 믿음과 별개로 세상엔 여전히 흉흉한 일들이 넘쳐나고 그것들이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종교인들이 설파했던 사랑으로는 극복할 수 없었던 것인가 하는 의문에 이르면 아예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라고 정의를 내리고 시작하는 게 옳지 않을까 지구가 처음 만들어 지고 그 안에 우리가 살게 된 것처럼. 이 영화는 무엇이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만들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신은 죽지 않았다 (2015)

God's Not Dead 
5.7
감독
해롤드 크롱크
출연
케빈 소르보, 쉐인 하퍼, 트리샤 라파쉬, 코리 올리버, 하딜 싯투
정보
드라마 | 미국 | 113 분 | 2015-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