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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딥 블루 씨 - [리뷰] 선택한 사랑이 흔들리다

효준선생 2015. 4. 10. 07:30

 

 

 

 

 

 

 

 

 

로라가 인형의 집을 나간 뒤에도 서구에서 여성의 권리 찾기에 대한 새로운 시선은 오랫동안 찾기 힘들었다. 너무 오랜 세월 동안 유지되어왔던 남성들 위주의 사회적 관념이 하루아침에 뒤바뀔 리 만무했다. 그런데 변화가 감지되었다. 그 시금석은 바로 유럽을 20세기 초반 강타한 두 번의 세계전쟁이었다. 건장한 성인 남자들이 전장에서 죽어나가고 여성들이 집안의 가장이 되는 일이 속출했다. 그저 가정을 잘 유지하는 걸로 그녀들의 덕목을 삼기엔 시대가 너무나 혹독하고 치열했다. 그녀들은 치마가 아닌 바지를 입고 생계를 위해 뛰어 들었고 경제력을 움켜 쥔 후의 그녀들의 모습은 불과 몇 십 년 안에 확 바뀌게 되었다.

 

 

두 번째의 세계대전이 종결된 50년대는 새로운 자유의 물결이 불었다. 전후 복구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부족하기만 한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아이들도 전보다는 많이 태어났다. 미래를 위한 준비였지만 한편으로는 진정한 의미의 여성 해방에 대한 주장이 쏟아져 나올 때였다. 한 번 세상의 맛을 본 여성들이 도로 가정 속으로 들어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 그녀들의 눈을 현혹한 것은 사랑에 대한 자기 주관이었다. 여태껏 대개는 부모의 뜻에 따라 결혼을 하고 연애의 감정조차 가져보지 못했던 잘 모르는 남자를 지아비라고 섬기며 살라는 건 새로운 세상과는 맞지 않는 다라고 그녀들은 생각했다. 물론 주변으로부터의 유혹도 많았다. 이런 신여성의 등장에 무릇 몇몇의 남성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지만 남성적인 매력을 가진 자유분방한 남성들에겐 오히려 폭넓은 사랑의 기회를 얻게 된 계기가 된다.

 

 

영화 더 딥 블루 씨는 1950년대 영국에서 살던 한 여성이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찾아 종래의 낡은 틀을 깨고 나온 뒤의 일상을 마치 연극의 장면들처럼 클래식한 분위기로 찍어냈다. 엄격한 아버지가 정해준 대로 나이 지긋한 판사에게 시집을 갔지만 그녀에게 숨을 막힐 것 같은 하루하루였다. 우연히 만난 젊고 총기 넘치고 무엇보다 잘 생긴 남자를 만나 그녀는 오로지 자신만의 새로운 사랑을 꿈꾸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의 사랑이 그녀의 뜻과 맞지 않은 채 부유하고 깨질 위험에 처하자 뜻밖에 선택을 하고 마는 그녀. 자유 부인을 자처한 그녀의 사랑은 종착지를 찾을 수 있을까

 

背景设置在上世纪五十年代。女主人公赫斯特·科尔耶是高等法官科尔耶爵士的妻子,她比丈夫年轻很多。赫斯特爱上了一名年轻英俊的空军飞行员,名叫弗雷迪·佩吉,后者因为战争中的记忆而备受折磨。
影片的大部分场景发生在赫斯特的公寓内。那天,她打算亲手结束自己的生命并并未成功。我们通过她的回忆了解到了她的外遇以及婚姻。赫斯特同爵士之间,虽然相敬如宾互相爱慕但缺少激情。
赫斯特与佛莱迪的外遇被人发现之后,她与过去舒适的生活告别搬进了伦敦一件狭小的公寓,打算同佛莱迪重新开始。然而,弗雷迪尽管能给与她想要的激情,却不能像她的丈夫一样给她爱和安全感。赫斯特处在进退两难的境地中。 

 

 

이 영화엔 한 명의 여자와 두 명의 남자가 등장하며 삼각구도를 만들어가는 데 숨겨진 건 인물이 아닌 구 시대와 신 시대의 시각이나 여건이다. 결혼은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그래서 결혼 후에도 현모양처만이 여성이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덕목이라 했던 시절이 갔다. 판사에 집에 돈도 많아서 참고 기다리면 마님이 될 수 있을텐데도 그녀는 거부한 셈이다. 반대로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남자는 이른바 전장에서 비행사로 일했던 사람이다. 당시 파일럿은 흔치 않은 직업이자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돌려 이야기 하자면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라고도 비유할 수 있다.

 

 

하지만 여자는 현상이나 구 질서와의 결별이 마치 자신에게 새로운 사랑의 도래와 안착을 의미한다고 본 모양이다. 결과론적으로 착각이었지만 그걸 일깨워줄 사람도, 나중에서야 스스로 깨달은 뒤에도 그녀를 안위해 줄 사람은 없어 보였다. 누구라도 그렇듯이 어쩌면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을 그녀가 제일 먼저 걸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런던의 좁고 허름한 단간방에서 그녀는 영속할 사랑을 꿈 꾼 모양이다. 그러나 그녀의 사랑은 위태로워 보였다. 목소리를 높여야 상대와 소통을 할 수 있고 늘 곱지 않은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던 집주인의 언질은 그녀와 새로운 사랑을 경계하지만 그녀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이미 떠나온 길을 되돌아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외도를 이야기 하고 있지만 세속적인 가치판단으로 옳고 그름을 재단하지 않았다. 그 시대가 만들어 놓은 당시 여성들의 심적인 탈출구와 다름아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회 메시지는 충분하다. 전통적인 가치관이 상존하고 그 안에서 벗어나고 싶어한 한 여성의 입장이 비록 곤고(困苦)해지는 상황임에도 지금 누리고 있는 여성들의 선택적 자유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은 확인할 수 있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더 딥 블루 씨 (2015)

The Deep Blue Sea 
10
감독
테렌스 데이비스
출연
레이첼 웨이즈, 톰 히들스톤, 사이먼 러셀 빌, 앤 미첼, 해리 하든-패턴
정보
로맨스/멜로 | 미국, 영국 | 98 분 | 2015-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