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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서전트 - [리뷰] 권력은 단 한 사람의 것만이 아니다

효준선생 2015. 4. 11. 07:30

 

 

 

 

 

 

 

 

디스토피아를 다룬 영화들은 할 이야기가 많은 모양이다. 원작 소설의 분량이 많다는 물리적인 이유도 있지만 그것들이 하지고 있는 함의를 액션, 드라마, 그리고 구술의 방식을 모두 더해 풀어 놓자면 시리즈물의 구성은 피할 수 없다는 이유가 더 커 보인다. 이 모든 것들의 전제는 제대로 된 영상화를 의미한다.

 

 

2014년 영화 다이버전트는 미래의 어느 시대 살아 남은 인류를 몇 개의 분파로 나누고 그들끼리의 생존을 꾸려간다는 설정으로 주목 받았다. 이는 지난 몇 세기 동안 지속적으로 강구해 온 인권과, 이념, 그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 등에 있어 많이 다른 시선을 내포하고 있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자신의 의지와는 별로 상관이 없이 일정한 나이가 되면 기계적으로 분류되는 한 사람의 운명. 분파라고 불리는 그룹 속에 포함되어 같은 성향을 가진 자들과의 共居가 이 이야기의 핵심 축이다. 친생부모나 가족과도 같이 살 수 없다. 비슷한 계열의 옷을 입고 비슷한 일을 하고 비슷한 정도로 먹고 산다. 그런 삶을 유지하는, 아니 폭을 확대해서 그런 분파가 유지될 수 있는 것 딱 하나다. 인류가 알고 있지 않은 하나의 메시지.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마치 원시시대 천둥이 치고 지진이 나는 것에 가진 두려움과 맞먹는다.

 

 

높은 철책 저 너머엔 무엇이 있는지가 인류에게 두려움이었다면 반대로 철책 안에서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건 인류에겐 마지막 희망이자 거스를 수 없는 운명 같은 것이라고 그냥 믿어왔다.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가 모든 분파를 오고갈 수 있는 다이버전트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모두가 경계해야 할 또 하나의 공적이 된 셈이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바로 아직도 어린 소녀의 티가 나는 트리스가 있다.

 

 

전편에서 다이버전트로서의 삶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좌충우돌하며 문제를 야기하던 그녀가 이번 영화 인서전트에선 본격적으로 분파를 돌아다니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결하는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일종의 롤 게임 같아 보이기도 하는데 최종 목표는 에러다이트의 수장이자 새로운 시대의 영도자를 꿈꾸는 제닌이 있고 그녀 역시 100% 순혈의 다이버전트를 통해 메시지를 분석하고자 하는 욕망이 충돌하며 두 사람이 조우하는 길을 터주게 된다. 결국 이번 시리즈는 트리스가 각 분파를 돌아다니며 자신이 해야 할 임무를 깨닫고 제닌과 맞선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데 각 분파를 돌아다니며 겪게 되는 이야기들이 액션이 가미되면서 앞서 발한 바 대로 규모의 영화가 된 셈이다.

 

 

미래의 어떤 시점을 그리고 있는 탓에 옷차림과 그들이 살고 있는 공간을 채우는 색상 등을 통해 분위기를 띄운다. 물론 분파의 성향을 적극 반영한 탓도 있지만 만약 저런 상황이 되면 자신은 어떤 분파에 속하게 될까 무척 궁금해진다. 다이버전트를 볼 때 이 영화를 사회 변혁을 꾀하는 인물로 트리스를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지만 이번 영화에선 그런 면은 많이 축소되었다. 비밀의 상자에 담긴 것이 무엇이 되었든 일단락된 것으로 보이는 엔딩과는 또 다르게 이 영화, 아직 두 편의 시리즈를 남겨두고 있다고 했다. 과연 어떤 내용을 원작에서 빼오려고 하는지 궁금하긴 하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인서전트 (2015)

Insurgent 
7.7
감독
로베르트 슈벤트케
출연
쉐일린 우들리, 테오 제임스, 케이트 윈슬렛, 나오미 왓츠, 매기 큐
정보
SF, 액션 | 미국 | 119 분 | 2015-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