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팔로우 - [리뷰] 너에게서 벗어날 수가 없다

 

 

 

 

 

귀신에 대한 공포는 주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뭔가가 자신의 상상력이 덧붙여져 만들어가는 크리처다. 어디선가 본 듯한 비주얼들을 공교롭게도 하나로 수렴하다 보면 대개 자신의 상상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럼 귀신은 모두 비슷한 외형을 지니고 있다는 말인가? 어린 시절 경기(驚氣)를 자주 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 채력이 딸려 기허(氣虛)에서 오는 증세지만 그때 꾸었던 좋지 않은 느낌의 꿈 내용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대개는 실제에선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자들에 의한 쫒김이나 누워있는 공간이 마구 흔들리는 것 같은 충격들이었다. 어른의 등에 업혀 밖에 나와 찬 바람을 쐬고 나면 좀 나아지긴 했는데 다시 잠이 들면 그런 꿈을 꿀까 무서워했던 기억이 난다.

 

 

공포 영화들의 소재들은 대개 시나리오 작가나 감독이 직접 꾼 꿈을 소재로 하는 경우들이 많다. 깨어 있을 때의 상상력이란 게 이상하게도 한계가 있지만 무의식의 꿈 속에서 나타나는 것들이란 대개가 비체계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것들이 많아 이야기만 덧붙인다면 기발한 소재의 공포 영화로 탈바꿈하기 좋다. 영화 팔로우 역시 이런 수순을 밟았다고 했다.

 

 

꿈에 누군가에게 쫒기는 건 성장을 위해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것이기도 하고 윤리적으로 해서는 안될 일을 했을 때 심리적 강박의 재현이라는 말도 있다. 이 영화에서 굳이 그런 사유를 꼽자면 그건 방만에 가까운 하이틴들의 성적 유희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남들은 볼 수 없는 귀신의 존재에 대해 혼자 인식하고 그로 인해 고통에 가까운 공포를 느끼지만 그런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법은 바로 이성과의 잠자리를 통해 나눠주는 것뿐이라는, 이 영화가 제시하는 게임의 법칙이 바로 어른들에게 용인되지 못한 자신의 성적체험에 대한 부담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사랑해서 성관계를 갖지만 그로 인해 알 수 없는 정체들이 자신을 향해 달려든다는 공포는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대개의 공포영화들이 가해자와 피해자 관계에서 오는 원한이나 복수로 점철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영화는 딱히 그런 관계에 있지 않다. 그럼에도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아마도 주인공이 아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 그런 사람들의 면면을 강력하게 어필한다.

 

 

귀신을 본다는 말로 친구들과 함께 머물면서도 남자아이의 시선이 유독 빛이 나는 부분이 바로 이성의 노출된 신체를 바라보는 장면이다. 영화는 이 부분에서 남자아이의 번뜩거리는 눈빛과 적나라 하게 드러난 여자아이의 다리 근처를 비춤으로써 아직도 정신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자극한다. 밤도 아니고 벌건 대낮에, 그것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대중의 눈을 의식도 하지 않는 그들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사실 귀신의 존재에 대해서는 시원하게 설명해주지는 않았다. 자신이 귀신을 본다는 사실로 인해 성관계를 갖는 남자 아이들 역시 귀신을 볼 수도 있다는 두려움 보다 여자아이와 잘 수 있다는 흥분이 더 크게 반영된다.

 

                   

 

미국 어느 한적한 교외 마을에서 벌어진 한 소녀의 눈에 비춰진 귀신의 존재를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귀신을 믿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도 없고, 기성세대들의 충고나 권력기관의 개입도 없다. 모든 걸 아이들끼리 해소하고 답을 구해보려고 하고 보는 관객들도 원하는 바이지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주인공을 쫒아 다니는 귀신이 등장할 지 몰라 잔뜩 긴장한 채 스크린의 어느 구석에서 스멀거리며 걸어 나오는 모든 배우를 주목하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다. 공포는 이렇게 일상적인 게 효과적인가.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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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우 (2015)

It Follows 

7.8

감독

데이빗 로버트 미첼

출연

마이카 먼로, 린다 보스톤, 케어 길크리스트, 올리비아 루카르디, 제이크 웨어리

정보

공포 | 미국 | 100 분 | 201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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