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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갓 헬프 더 걸 - [리뷰] 외로운 청춘, 음악으로 길을 모색하다

효준선생 2015. 2. 20. 07:30

 

 

 

 

  어떤 영화? 치유가 필요한 시간들, 사랑과 음악이 채운다 

 

 

 

정신병원에 갇힌 소녀에게 하루를 보낸다는 건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심심하면 그곳을 나와 거리를 활보하거나 낯선 공간을 둘러보는 것, 그리고 이내 다시 돌아오는 병원에서의 일상. 매우 익숙해 보인다. 그녀의 부모의 간섭 같은 것도 없어 보인다. 왜 그녀가 그곳에 있게 되었는지에 대한 전후 사정 따위는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단지 그녀의 깡마른 체형을 보면 거식증을 앓고 있고 그로 인한 심신미약 같은 게 아닌가 싶다. 그런 것들이 정신이 이상해서 생긴 것들인 지 혹은 그걸로 정신이 이상해진 것인지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그녀에게 요즘의 일상이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에 대한 물음이다.

 

 

영화 갓 헬프 더 걸은 영국 스코틀랜드의 어느 정신병원에서 요양 중인 한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성장의 조금 다른 면을 보여준다. 그런 모습들이 늘 보던 것과는 조금 다른 구석이 있어 낯선 기분을 받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동떨어진 수순은 아니다. 세상의 수많은 외로운 영혼들이 대신해 들려주는 삶에 대한 의지라고 보면 된다. 거기에 전달 방식이 조근거리는 이야기가 아니라 경쾌한 브리티시 팝이라면 더욱 흥미롭지 않겠는가.

 

 

영화 써커 펀치에서는 액션 배우로서의 면모를, 영화 슬리핑 뷰티에선 치명적인 성적 아이콘으로 등장했던 호주 출신의 배우 에밀리 브라우닝은 이 영화에서 힙겹지만 스스로가 길을 찾아내려고 애를 쓰는 소녀 역을 해낸다. 상당히 작은 체구와 어딘지 억울함을 호소하는 듯한 이목구비를 가진 그녀로서는 적역을 맡은 게 아닌 가 싶다. 그녀가 낯선 곳일 수 밖에 없는 지구 편 반대 나라까지 와서 노래 솜씨를 뽐내는 장면을 보니 끼가 없으면 안되겠구나 싶었다.

 

 

우연한 기회에 만난 그곳 친구들과의 어울림, 밴드를 만들고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삶의 이유를 찾고 싶었던 그녀, 그리고 주변 인물들에게도 노래와 음악은 소중한 가치로 자리 잡는다. 뭔가 지치고 하고 싶은 일이 없을 때 노래 한 곳 시원하게 부르고 날 때의 쾌감은 우리들에게도 마찬가지 느낌을 주지 않았던가 비록 영화 속 노래들은 들어 보지 못한 곡임에도 상당히 공감이 될 선율을 띠고 있다. 배우들의 노래 솜씨도 좋은 편이다. 이들이 보트를 타고 돌아 다니는 장면들이나 간혹 부감으로 보이는 스코틀랜드의 스산한 분위기, 그리고 레트로 룩의 의상들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해 내며 마치 비틀즈가 활동한 때처럼 보이기도 한다.

 

 

청춘에 대한 정의는 여럿이다. 우린 돈과 밀접한 결부를 시키지만 여기에선 그런 건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밴드를 만들고 노래를 알리는 계기를 만드는 이유도 돈을 벌기 위함이라는 건 단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는다. 간헐적인 사랑과 서로간의 애매한 관계를 이어주는 청량한 노래들만이 존재 할 뿐이다. 간혹 청춘은 이런 것이어야 할 텐데 하는 생각도 든다. 너무 나이브 한 생각인가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갓 헬프 더 걸 (2015)

God Help the Girl 
8
감독
스튜어트 머독
출연
에밀리 브라우닝, 올리 알렉산더, 한나 머레이, 피에르 불란제르
정보
뮤지컬, 로맨스/멜로 | 영국 | 112 분 | 2015-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