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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모데카이 - [리뷰] 머리부터 발끝까지 믿을 수 없네

효준선생 2015. 2. 17. 07:30

 

 

 

 

  어떤 영화? 귀한 그림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하고도 유쾌한 소동극 

 

 

 

그림2015년 벽두 영화계를 뜨겁게 달구는 화두인 모양이다. 박물관에 걸린 그림에서 시작해 화가의 일생을 다룬 영화를 지나 그림 한 점을 두고 서로 자기가 그렸다고 아웅다웅한 부부의 이야기와 이번엔 고야의 유명한 그림을 어떻게 해보려는 시도를 담은 코믹 액션물까지. 이토록 그림이 부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음악이 남지 않는 순간의 미학이라면 그림은 보관만 잘 한다면 수백 년 동안, 그것도 많은 사람들과 아름다움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종종 유명화가의 그림이 경매를 통해 엄청난 금액에 팔려 나갔다는 소식을 들으며 도대체 어떤 그림이길래 하는 호기심이 들지만 이내 시들어버리고 만다. 그건 혼자만 보기 즐기기 위해 바로 깊숙한 개인 창고로 들어가는 탓이기도 하다.

 

                          

 

그림들이 경매에서 제 값 이상으로 불리는 이유는 희소성 때문이다.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또 그 누구도 그 그림과 같은 그림을 그릴 수도, 설사 모사를 했다고 해도 원본과는 같을 수 없다는 유일한이라는 점 때문에 부르는 게 값일 수 밖에 없다. 영화 모데카이는 유명한 그림 한 점을 놓고 벌이는 수많은 조직간의 암투를 그린 내용인데 생각 이상으로 웃기기 위해 애를 쓰는 주인공들을 보며 진짜 주인공은 그림이 아니라 인물들 간의 관계회복이 아니었나 싶다.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개성파 배우 조니 뎁은 이번 영화에선 콧수염을 달고 자신의 부인으로 나오는 기네스 펠트로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서로 내조와 외조는 커녕 의심이나 하지 않으면 다행일 것 같은 이상한 일을 하고 다닌다. 그것도 전세계 대도시를 오고가며. 과연 그들은 무늬만 부부였을까 아니면 겉으로는 알 수 없는 부창부수의 끝장판이었을까

 

 

고미술을 복원하던 여자가 급작스럽게 죽고 그림이 사라지는 사건이 일어나자 영국의 정보부서에 근무하는 한 남자로부터 은밀한 제안을 받는 모데카이. 그림에 조예가 좀 있는 그는 그의 제안을 덥썩 물고 마는 데 이때부터 그의 역마살을 홍콩, 모스크마, 런던, 로스앤젤레스를 오고 가며 목숨을 담보로 하는 사건 사고에 휘말린다. 그림을 찾으려는 시도는 엉뚱하게도 그림의 앞면이 아닌 뒷면에 집중되고 그 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 여간 재미지는 게 아니다. 물론 그의 곁에 껌딱지 처럼 달라 붙어 있는 부하 조크와의 불사조 같은 이미지도 이 영화가 얼마나 비현실적인 코드를 선택하고 있는지 눈치 챌 수 있다. 이 영화는 정보국이 등장하고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를 내지만 결코 미션 임파서블 같은 첩보물은 아니다. 그런데도 은근하게 그런 냄새를 풍기는 건 미국영화임에도 영국 영화 같은 유머들이 지천으로 깔려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긴박한 상황에서 일 처리를 우선 해야 함에도 조니 뎁은 마치 자신의 마당을 슬랩스틱 코미디로 채우려는 듯 별도의 이야기를 만들어 놓았다. 그건 다른 인물들도 비슷한 구성이다. 다시 말해 그림을 둘러싼 목숨 건 승부에 실제로 목숨이 오고 가는 살벌함 보다는 속고 속이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가득 차 있다. 그 한 가운엔 바로 조니 뎁의 좋은 연기가 있다. 하도 강조한 탓에 그의 콧수염이 진짜인지 확인하느라 대사를 놓친 적도 있는데 부지런을 떨고 다니지만 실속은 별로 없는 캐릭터를 연기해왔던 그가 이번엔 과연 부와 사랑도 모두 얻을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그나저나 고야의 그 그림은 대체 얼마나 하는 걸까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물론 이 그림은 진품이 아닌 촬영용이다

 

 

 


모데카이 (2015)

Mortdecai 
9
감독
데이빗 코엡
출연
조니 뎁, 이완 맥그리거, 기네스 팰트로, 올리비아 문, 폴 베타니
정보
범죄, 드라마 | 미국 | 106 분 | 2015-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