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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리 폴리 - [리뷰] 흔들려도 사랑이다

효준선생 2015. 2. 22. 07:30

 

 

 

 

  어떤 영화? 프랑스의 평범한 중년 부부의 외도를 통해 본 사랑의 정의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목축업을 하는 브리짓과 자비에 부부, 그들의 일상은 소와 함께 시작해서 소와 함께 끝이 난다. 단조롭지만 늘 바쁜 생활 속에서 부부의 정이 나빠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중년 부부인 그들에게 알게 모르게 찾아온 권태는 피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이웃집 파티에 찾아온 연하남에게 관심을 보인 아내 브리짓은 한동안 미뤄 두었던 피부과 치료를 위해 파리로 가고 혼자 남은 남편 자비에는 아내의 뒤를 밟는다.

 

 

영화 파리 폴리는 어느 중년 부부에게 찾아온 외도를 지켜 보고 그 결말에서 그려지는 예상 밖의 선택을 보며 사랑의 여러가지 모습의 한 가지를 확인하게 만든다. 세상 많은 커플들이 사랑을 속삭이고 그 사랑은 결혼을 한 뒤에도 영원히 지속될 거라 믿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한 번쯤은 한 눈을 팔기도 한단다. 이 영화에선 브리짓의 아슬아슬한 새 사랑(?) 찾기를 따라가고 있지만 전에 남편도 실수를 한 번 했었던 적이 있음을 넌지시 언급하며 과연 이번 불장난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복수극이었는지, 아니면 적지않은 부부들이 봉착한다는 위기의 순간인지 각자 재단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늘 살을 맞대고 살고 특히 거의 하루 종일 일도 같이 하는 이들 부부에게도 말 못할 속사정이 있었던 것인지 그 부분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는다. 대신 혼자 파리로 떠난 아내와 아내의 부정한 현장을 직접 목격하며 남편이 보여준 행동 사이엔 그래도 아직은이라는 미련이 남는다. 헤어지는 건 쉽지만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건 지난 세월에 대한 깊은 상처뿐이라는 걸 이미 아는 나이이기 때문일 것이다.

 

 

일 밖에 모를 것 같은 남편과 여전히 엉뚱하고도 소녀 같은 면모를 가진 아내는 남모르게 눈물을 짓는 장면이 각각 한 번씩 나오는데 그건 상대방에 대한 어떤 배신감이나 분노, 화 따위가 아니었다. 자신이 파리에 있었던 그 사이, 남편도 파리에 있었던 것을 증거하는 엽서와 영수증을 보며 눈물이 그렁그렁하던 아내, 곡예사 훈련을 하는 다 큰 아들의 모습을 보며 눈가가 촉촉하게 젖는 모습을 보여준 남편의 모습이 이들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사랑이 식으면 그래도 정으로 살면 된다는 말도 있고, 그 정도가 되면 차라리 헤어지고 만다는 말도 있지만 중요한 건 그 상황이 되어 봐야 비로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아내의 가슴팍에 자리잡고 있는 피부병이 두 사람 사이를 소원하게 만들었거나 혹은 반대로 가깝게 만들게 하는 계기가 될 지도 모르겠다. 평균적으로 따로 산 날보다 같이 살아온 날이 많은 부부들이라면 혹시 이 영화가 지금의 권태를 이기는 작은 단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스라엘 사해에 두둥실 떠 있는 부부의 모습이 묘하게 다가온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파리 폴리 (2015)

Paris Follies 
10
감독
마크 피투시
출연
이자벨 위페르, 장-피에르 다루생, 미카엘 뉘크비스트, 피오 마르마이, 마리나 포이스
정보
드라마 | 프랑스 | 98 분 | 2015-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