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옐로우 버드 - [리뷰] 함께 날다 보니 어느새 어른이 되었어요

효준선생 2015. 2. 16. 07:30

 

 

 

 

  어떤 영화? 철부지 아기 새의 어른되기 프로젝트 

 

 

 

영화 옐로우 버드의 주인공은 샘이라는 이름을 얻기 전엔 한낱 별 볼일 없는 텃새였다. 부화직전 우리에서 이탈한 탓에 부모의 사랑을 받지도 못했고 커서도 사회성이라고는 부족한 그저 그런 새 한 마리였다. 하지만 사람도 그렇지만 이 세상에 목숨을 단 모든 것은 그 나름 생존의 가치와 이유를 가지고 있다는 말처럼 시간이 흘러 세상의 이치를 알게 되면서 그 역시 쓸모있는 존재가 되어 갔다.

 

 

이 영화는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에 참여한 바 있는 도미니크 몽페리 감독을 비롯해 유수의 실사 영화 등에서 활약한 비주얼 아티스트와 디자인 크리에이티브들이 뭉쳐 만들어낸 프랑스 만화영화다. 하지만 배경이 되는 프랑스를 제외하면 국적은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요즘 나오는 영화는 다들 기술이 좋고 특히 다국적 스탭들의 참여로 헐리우드 영화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도 거부감없이 받아들여질만 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과연 이 영화가 새를 주인공으로 한 일련의 히트 영화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다. 만화 영화는 곧 의인화라는 말처럼 수 많은 동물들이 만화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바 있다. 그 중에서도 새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역동적인 장면을 삽입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큰 편인데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는 아예 대륙간 이동을 주요한 목적으로 삼았다. 각각의 장소가 보여주는 배경의 아름다움도 한 몫 하고 있다   

 

 

프랑스 남부의 어느 숲 속, 노란 털을 하고 있는 작은 텃새 한 마리는 우연히 철새 무리의 우두머리 새의 마지막 순간을 목격하며 중요한 언질을 듣게 된다. 그의 유언을 무리 철새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철새들의 이동에 합류하게 되고 졸지에 잘 알지도 모르는 남행 길에 오르게 된다. 재미있는 건 이 새는 한 곳에서 서식하는 텃새라는 점이다. 먼 항행거리를 자랑하는 철새와는 달리 습성이나 근력등에서 도저히 먼 거리 비행을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핸디캡을 함께 하는 철새들과 조율을 해가며 목적을 달성한다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이들의 목적지는 아프리카 초원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날다 보니 남쪽이 아닌 북쪽으로 가게 된다는 해프닝을 삽입해 놓았다. 사실 철새들도 우두머리가 죽고 난 뒤 방향성을 잃었다는 점에서 리더십의 상실을 의미한다. 이 점은 영화에서 큰 부분을 차지 하고 있다. 다음 승계자인 철새 칼은 성격이 모나고 배려심이 부족한데다 노란 텃새 샘에게 상당한 경쟁심을 가지고 있어 사사건건 충돌하는 캐릭터다. 나머지 철새들에게도 마땅한 리더십을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마찬가지로 뭔가 부족한 샘과 협력을 거치며 마치 하나의 팀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요즘 자기만 하는 이기주의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마련한 장치로 보인다.

 

 

프랑스 남부 숲속에서 출발해 파리와 네덜란드 해변, 그리고 북극을 거치며 고난을 맛보았다면 그 사이에 서로 흉금을 터놓는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돕는다는 이야기 줄거리도 알차다. 새들이 주요 등장인물들이지만 딱정벌레는 중요한 순간에 홀로그램처럼 등장해 멘토 역할을 하고 해변에 사는 물범 부부는 결정적인 길잡이 역할을 한다. 또 귀여운 토끼와 다람쥐, 그리고 같은 조류이면서도 돈독이 오른 부엉이도 인상적인 캐릭터들이다. 다들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동물들이다.

 

 

흥미로운 부분은 북극까지 올라간 철새 무리와 샘이 과연 어떻게 원하는 목적지인 아프리카 초원에 도달할 수 있었을까 하는 부분이다. 애초 우두머리 새였던 다리우스는 멀리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보면서 세상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건 아이언 버드라고 읊조렸는데 새들에게 비행기가 위협적인 것인지 아니면 비행기에게 새들이 위협적인 것인지 아니면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인지 챙겨보는 재미가 있다.

 

 

이 영화에는 사람의 역할을 극히 제한시켰다. 오로지 동물들의 커뮤니케이션 만으로 극을 이끌고 나가고 그 안에서 세상에 대한 풍자와 교훈들이 모두 담겨 있다. 보잘  것 없었던 작고 노란 새 한 마리가 여럿을 행복하게 할 수 있었던 힘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런 걸 성장이라고 말할 수 있으니 샘의 다음 이야기는 더욱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옐로우버드 (2015)

Yellowbird 
9.8
감독
도미니크 몽페리, 크리스티앙 드 비타
출연
남도형, 오인실, 최정현, 박상훈, 임채헌
정보
애니메이션, 가족 | 프랑스 | 90 분 | 2015-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