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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7번째 아들 - [리뷰] 어둠의 여왕, 그녀의 사랑

효준선생 2015. 2. 15. 07:30

 

 

 

 

  어떤 영화? 마녀와의 사랑, 인간에게도 유효한가? 

 

 

 

마녀사냥이란 말엔 두 가지 의미를 가진 듯 하다. 실제 마녀인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한 사람을 희생시켜 민심을 바로 잡고자 하는 대중의 심리가 반영된 것이고 중세 시대가 여성에 대한 차별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직선적으로 드러낸 민낯의 사회라는 방증이다. 혹자는 실제로 마녀가 존재했음을 밝히려고 애를 쓰기도 했지만 단순히 정신병을 앓는 환자인지, 아니면 사회질서를 문란케 하여 자신의 사익을 취하기 위해 요술을 부릴 수 있는 진정한 마녀인지 그건 알 길이 없다. 수없이 많은 마녀, 혹은 마녀사냥을 소재로 한 영화 중에서도 영화 7번째 아들은 마녀라는 이유로 갇혀 살던 그녀가 봉인이 해제되고 움브라의 목걸이의 힘을 빌어 새로운 삶을 구현하려는 순간 법사라 불리는 남자와의 해후가 그녀의 앞날을 좌우한다는 독특한 구성으로 되어 있다.

 

 

여러 가지 영화적 장치나 어둠을 배경으로 불을 뿜고 변형된 비주얼의 용등, 요괴가 출물하는 것으로는 비슷한 판타지 영화와는 크게 차별되는 바는 없지만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사랑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마녀 스스로가 사랑싸움의 패자로 누군가에게 기억되어 있고 그것에 대한 분이 여전히 그녀 가슴 속에 자리하고 있다. 그것 말고도 다음 세대들의 사랑도 존재한다. 윗 세대와는 조금 다른 차원에서의 사랑, 결코 이뤄질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그들은 그런 사랑을 선택하고 자신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쉬운 사랑이 난무하는 세상에 목숨 걸고 사랑을 지키겠다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저런 소리 못할 거야 라는 지청구나 듣지 않으면 고맙겠지만 한 편으로는 조금 깊은 사랑의 부재가 아쉽기도 하다. 그걸 대신 해주는 게 이들 마녀들의 사랑이다. 그런데 조금 생각의 범위를 확장해 보면 그 옛날 돌 맞아 죽을 존재인 마녀는 있었지만 마남은 없을텐데 그럼 마녀들의 사랑 파트너는 누구란 말인가. 혹시라도 마남 따위가 아닌 인간이라면 마녀가 사랑한 인간은 그 사랑에 거북하거나 부담스럽지는 않었을까 사랑이 있으면 분명 아이들도 생길텐데 그 아이들은 과연 마녀의 피를 받은 반쪽 짜리 마녀 혹은 마남이라는 말일까

 

 

예전 신과 인간이 통정을 해서 태어난 데미 갓들의 활약을 담은 영화와 이 영화는 여러모로 닮아있다. 오히려 순수 혈통의 인간이나 신 보다 이들의 활약이 눈부시고 순수해보였다. 그렇다면 마녀와 인간의 사랑은 어떻게 봐야 할까 조금 틀어보면 외견상으로 좀 다른 커플들, 피부색이 다르고 국적이 다르고 연령차가 많이 나는 독특한 커플들, 3자의 눈에는 좀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사랑하는 당사자들에게 그런 타인의 백안시가 귀에 들어오겠는가. 나중에 혹시라도 깨질 상황이나 되면 그제서야 아닌 건 아닌 모양이다 라고 후회하겠지만 그런 것까지 따지고 사랑을 할 것이라면 애초부터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는 퇴마사인 중년 남성과 그가 다음을 준비하기 위해 견습생으로 둔 젊은 청년이 인간세상을 괴롭히는 마녀와 요괴들을 물리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은 요즘 영화의 트렌드인 의사(擬似) 부자 관계로 형성된다. 세상 물정 모르고 아직은 능력부족인 청년은 싸움 속에서 조금씩 성장해 가고 그걸 지켜보는 퇴마사는 대견해 한다. 이렇게 이 영화는 사랑과 성장, 그리고 다음 세대에 희망을 걸어 보고 싶은 기대 같은 것으로 꾸며져 있다. IMAX 로 본 판타지 블록버스터라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스케일이 방대한 것은 아니다. 긴박한 액션 장면들은 주로 후반부에 몰려 있고 인물 소개와 저간의 사정을 주고 받는 대사가 많았던 초반부는 다소 느슨한 전개다. 엔딩 즈음의 상황으로 볼 때 불사의 이미지들인 마녀의 특성상 분명 다음 시리즈를 염두해 두고 있음을 간파할 수 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7번째 아들 (2015)

Seventh Son 
8
감독
세르게이 보드로프
출연
제프 브리지스, 벤 반스, 줄리안 무어, 킷 해링턴, 안트예 트라우에
정보
어드벤처, 가족 | 영국, 미국 | 102 분 | 2015-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