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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라에몽:스탠바이미 - [리뷰]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효준선생 2015. 2. 8. 12:00

 

 

 

 

  어떤 영화? 일본 단카이 세대 외동아들의 친구 역할을 해준 도라에몽 이야기의 써머리 

 

 

 

도라에몽이 나온 지 벌써 46년이라니 사람 나이로 치면 중년이다. 그 오랜 세월동안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어린이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캐릭터가 어느새 작별 인사를 할 채비를 하고 있다. 물론 영화에서의 요식행위라고 생각이 드는데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 도라에몽 : 스탠바이미의 경우, 도라에몽이 진구(일본 이름은 노비타)를 만나는 장면에서 둘이 친구가 되고 도라에몽이 가지고 있는 신문물을 구경하고 노비타의 여러 친구들과 어울리는 장면을 거쳐 노비타군이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이슬이(일본 이름은 시즈카)와의 미래를 알아보는 등 기존 시리즈 물에서 인상적인 장면 7군데를 뽑아 압축시켰다. 길지 않은 시간에 다양한 이야기를 집어 넣어 이 영화를 전혀 본 적이 없는 경우엔 대하서사극을 보는 듯한, 이미 본 관객들에겐 지난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었다.

 

 

도라에몽은 미래에서 온 선지자 같은 존재다. 진구의  손자의 손자가 보냈다고 설정이 되어 있는데 일본인들이 유난히 좋아하는 살찐 고양이에 유니크한 컬러와 장치를 덧입혀 귀엽다는 소리를 참 많이도 들었다. 어린 시절 도라에몽을 보고 그 이상함에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지만 보이는 캐릭터보다는 그가 왜 인간 세상에 와서 다른 사람들 시선도 의식하지 않은 채 진구의 친구 행세를 하는지가 더 궁금해 했던 기억이 있다.

 

 

도라에몽은 행복 전도사다. 진구가 진심으로 행복하다고 느끼지 전엔 절대로 미래로 되돌아갈 수 없도록 장치된 바람에 처음엔 의도적으로 행복을 느끼게끔 애를 쓰기도 했지만 점차 초등 4학년이 느끼는 학습, 교우관계, 그리고 가족관계를 통해 진정으로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길로 유도하는 과정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겉으로 보기엔 여전히 제도권 교육제도에 매여있지만 원작자는 이렇게 어린 아이의 시선을 통해 개인의 자유와 행복 추구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설파하고 있다.

 

 

대신 이번 영화에서 대부분의 줄거리로 등장하는 진구의 여자친구 이슬이에 대한 관심과 미래 속에서의 이야기 구성이 다소 연령층을 오버하는 건 아닌지 하는 걱정도 든다. 이 영화를 주로 보게 될 초등학교 저학년들에게 죽자사자 여자친구 뒤만 쫒아 다니는 모습이 성인의 모습을 투영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언급한 대로 영화 후반부는 도라에몽과 진구가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 여행을 즐기는 것으로 확장되는데 그 안에서 미래의 진구, 즉 성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그를 보니 이질적이다라는 느낌도 받는다. 하기사 늘 어린 아이의 모습만 보다 보니 거기에 익숙해졌던 모양이다.

 

 

회자정리(會者定離)라는 말이 있듯, 도라에몽은 언젠가는 진구를 떠나야 하는 운명이다. 이 영화에서도 그 장면 때문에 마음 아파할 친구들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더불어 거자필반(去者必返)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마저도 멀어질까 걱정이라고 하지만 그리워하면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는 것도 세상에 이치인지라 몇 년 뒤 다시 돌아온 도라에몽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이번 영화는 원작자의 탄생 80주년을 기념한다는 의미도 있고 일단 극장 판의 쉼표 같은 의미도 있어서 대형 프로젝트로 꾸민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특히 2D로 봐도 입체감이 뚝뚝 묻어나는 활공 장면들이 인상적이다. 정교한 그림체로 인해 기존에 투박한 도라에몽은 잠시 잊을 수도 있고, 아니면 새로운 모습에 적잖이 당황할 지도 모르겠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도라에몽:스탠바이미 (2015)

Stand by Me Doraemon 
9.6
감독
야기 류이치, 야마자키 타카시
출연
문남숙, 김정아, 조현정, 미즈타 와사비, 오오하라 메구미
정보
애니메이션 | 일본 | 95 분 | 2015-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