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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 심장을 쏴라 - [리뷰] 훨훨 날 수 있다면 좋겠다

효준선생 2015. 1. 31. 07:30

 

 

 

 

  어떤 영화? 각기 다른 사연으로 정신병원에 와 있지만 탈출을 도모하는 두 청년의 이야기 

 

 

 

수리희망병원이 은유하는 건 무엇이었을까 고심하게 된다. 영화 내 심장을 쏴라가 단순히 정신병원에 감금되다시피 한 환자들의 이야기만을 다룬 것 같지는 않았다. 그곳에 수용된 환자들의 면면도 그들의 만의 특별한 사연이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로 특별한 것도 아니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의학적으로 미쳤다라는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정신병원. 하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건 마냥 웃기지도 마냥 공포스럽지도 않았다.

 

 

이 모든 게 그 동안 영화를 통해 접해온 정신병원의 일반적인 이미지와 상충해서였던 것 같다. 영화 도입부, 마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 어두운 배경에 납치 수준으로 끌려오는 두 남자. 목적지는 병원이다. 그런데 두 사람의 지향점이 다르다. 둘다 가족과의 문제가 있는데 한 사람은 세상 밖으로 탈출하고 싶어하고 다른 한 사람은 자꾸 어디론가 숨어 들려고 한다. 이렇게 정 반대 성향을 가진 두 사람이 정신병원에서 만나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며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누다 보니 하고 싶은 일이 생긴 것이다. 바로 이점이 이 영화가 내세우는 볼거리다 

 

                    

 

폐쇄된 공간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주인공을 둘러싼 에피소드들은 대부분이 이 두 사람을 중심에 놓고 흐른다. 다른 수용환자들도 있지만 그들은 이 두 사람의 앞 날에 꽃으로 뿌려주는 조연에 그치고 있으며 산만하게 퍼지기 쉬운 에피소드들의 난맥을 하나로 틀어쥔 점은 잘한 것 같다  

 

 

미치면 가는 곳이 정신병원이지만 병원에 들어 왔기 때문에 미친다는 말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표면적으로 처리되는 몇몇 의료적 처치를 보면서 꼭 저렇게 해야 정신병이 치료되는 건가 혹시 너무 병원 측에서 편의적으로 처치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한 장면들이 있다. 그런 면을 제외하면 오히려 코믹한 부분을 적지 않게 삽입해서 정신병원이 주는 무거운 분위기를 일신하려는 노력도 엿보였다. 하지만 정신병원은 이 영화에서 탈출을 해야만 하는 배경, 혹은 거쳐가는 과정 정도로 머문다. 주인공들이 찾고자 했던 했던 삶의 가치는 병원 밖에 있었기 때문이다.

 

 

스쳐가듯 보이는 장면들이 있다. 그곳에서 머물다 조금 호전이 되면 가족들이 와서 찾아가는 모습들, 그러다 다시 들어오는 환자들, 그리고 오랫동안 그곳에 머물고 있지만 찾아갈 가족도, 아니 찾아와 보는 가족도 없는 환자들의 모습에서 이 부분이 어쩌면 사회가 분담해서 짊어져야 할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설에서 벌어지는 좋지 않은 일들을 야기할 소지가 있는 부분이나 그런 캐릭터를 맡은 역할도 살짝 엿보였다. 누군 처음부터 미쳤겠는가. 예전에 사람이 미치면 귀신이 들렸다고 해서 푸닥거리를 하기도 했건만 이젠 독한 약물 주사로 대신하고 보니 편한 대신 인권문제나 혹은 건강상의 문제로 비화될 여지도 남긴다.

 

 

이제 영화에서 보이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그만하려고 한다. 두 남자가 꿈꾸었던 건 과거의 트라우마의 해소만은 아닌 듯 했다. 잠시라도 좋으니 훨훨 날고 싶은 자유로 향한 꿈. 그 꿈을 위해 타의에 의해 갇혀 버린 얼마간의 삶을 통해 우리의 삶에서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그렇다면 우린 지금 모두 갇혀 사는 건 아니었을까 정신병원이 마치 보이는 지 않는 지금의 우리 곁에 상존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심장을 쏘라고 호기롭게 외치지지만 그렇다고 현실이 바뀌지 않는다. 정신병원을 나가면 그곳이 극락이라도 될 것 같지만 오히려 지옥이 될 지 누가 알겠는가.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내 심장을 쏴라 (2015)

7.8
감독
문제용
출연
여진구, 이민기, 유오성, 김정태, 김기천
정보
드라마 | 한국 | 102 분 | 2015-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