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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마르 - [리뷰] 그 남자의 마지막 선택,불을 뿜는다

효준선생 2015. 1. 29. 07:30

 

 

 

 

  어떤 영화? 팔레스타인 청년의 정말 속 깊은 행동, 필견의 영화로 추천한다 

 

 

 

중동 영화는 확실하게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았다. 헐리우드 영화나 유럽 영화가 내용만으로 그 장르를 나누듯 중동 영화는 현실을 핍진하게 다룸으로써 관객들에게 그 어떤 르포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이상으로 흥미를 느끼게 한다. 다른 나라가 수십 년 전 세계대전을 재탕하는 것이나, 중국영화가 항일 운동을 자주 소재로 삼는 것과 달리 중동 영화 속의 전쟁이나 분규 상황은 현재 진행형이기에 극도의 긴장감을 유발한다. 그리고 영화 촬영 자체가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곳이라 해도 언제 총알 세례가 쏟아 질지 모르는 곳에서 진행되는 터라 주변의 정황이 인공적이지 않다. 물론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이 섞인 영화들도 적지 않지만 이번에 확실하게 중동 영화의 이정표가 될 만한 영화 한 편이 개봉한다.

 

 

영화 오마르, 팔레스타인 청년 오마르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영화는 그가 보고 겪고 느끼고 그리고 판단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데 그 과정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대립하는 긴장감이 제대로 농축되어 있어 보는 내내 어떤 이야기가 따라 나올 지 궁금했다. 그리고 근래 영화 중 가장 충격적인 엔딩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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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에 상징적으로 그 실체를 드러낸 장벽은 요르단 서안과 이스라엘의 경계에 실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국가간의 장벽이라기 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주거지를 가로지며 세워진 것이기에 논란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오마르가 자신의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선 그 높은 장벽을 밧줄 하나에 의지에 타고 넘어야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 장벽은 이스라엘로서는 비상시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장벽 너머로 몰아 넣기 위한 장치인데 그 만큼 현재 팔레스타인이 처해있는 불안한 현재를 상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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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르는 친구의 여동생 나디아에게 마음을 두고 청혼을 준비한다. 빵을 팔아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작은 집도 마련해 둔다. 하지만 오마르와 친구들은 이스라엘의 군인을 사살하며 용의선상에 오르고 비밀 경찰에 잡혀 모진 고문 끝에 이중 첩자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안될 신세에 처한다. 하지만 이후 오마르가 보여주는 행동 하나하나는 과연 자신의 불완전한 자유를 위해 친구를 배신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갈등이 묻어 난다. 그 사이 그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과 엮이며 그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점점 미궁으로 빠진다.

 

 

자기들의 생활권에 들어와 경찰이라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군인이 주둔하는 모습, 바로 현재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대치 상황이다. 누군가를 저격하는 행동을 잘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 영화는 국가 대 국가의 전투 장면을 그린 영화가 아니다. 오마르라는 지극히 평범한 청년이 외부로부터의 시달림에 대처하는 과정의 힘겨움, 그리고 결국 그가 선택하고 만 처절하면서도 비극적 결말이 부각되며 힘을 얻어가는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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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원숭이를 잡는 법을 언급한다. 사냥꾼들은 도처에 각설탕을 놓아둔다고 한다. 설탕 맛에 길들여진 원숭이들이 이제 좁은 구멍을 파 놓고 그 안에 각설탕을 놓아둔 사냥꾼들의 함정에 빠져들기만 기다리면 된다는 것이다. 구멍 안에 손을 넣고 각설탕을 움켜쥐지만 좁은 탓에 주먹이 잘 빠지지 않지만 그 단맛에만 정신이 홀린 채 사냥꾼이 다가오는 것도 눈치 채지 못한다는 것이다. 세 친구들이 한담을 하는 내용이지만 이 영화의 플롯과 어찌나 닮았는지 놀라웠다. 늘 속아 살면서도 그것조차 눈치채지 못하는 우리들, 설사 그것이 자신의 안위와 관련이 있다고 해도 차라리 눈을 감는 편이 나은 것인지 아니면 복수라도 해야 옳은 것인지, 오마르의 마지막 선택은 그것 밖에 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몰린 심정이 아니었나 싶다.  주연 남녀 배우(아담 바크리, 림 루바니)들은 이번 영화가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하드웨어도 좋고 연기력도 인상적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오마르 (2015)

9.2
감독
하니 아부-아사드
출연
아담 바크리, 림 루바니, 이야드 후라니, 사메르 비스하랏, 왈리드 주에이터
정보
드라마, 스릴러 | 팔레스타인 | 98 분 | 2015-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