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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존 윅 - [리뷰]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건드린 잘못

효준선생 2015. 1. 8. 07:30

 

 

 

 

  어떤 영화? 화끈하고 깔끔하게 뽑아낸 느와르 복수 액션 

 

 

 

액션 영화라고 해서 줄거리를 무시해도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억지로 말도 안 되는 설정 탓에 오히려 액션이 부수적인 걸로 보인다면 그건 둘 다 실패한 케이스다. 무수한 액션 영화들이 비슷해 보이는 데는 이런 어중간한 스탠스 사이에서 갈등한 흔적들 때문인데 영화 존 윅은 확실히 다른 결이 있는 액션 영화다.

 

 

우선 주인공인 존 윅이 어떤 인물이라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주변 인물을 통해 그가 러시아 조직과 손을 잡고 일을 했었다는 사실과 지금은 손을 씻고 자연인으로 살고 있으며 얼마 전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상심에 겨워하는 상태라는 건만 슬쩍 전달한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유는 복수를 전제로 녹슬지 않은 그 만의 실력을 유감없이 펼쳐 보이는데 시시콜콜 그의 배경을 다 설명할 필요도 없고 장황한 대사로 멋지게 뽑아놓은 간지를 훼손할 이유도 없다. 아내가 죽고 난 뒤 대신 강아지 한 마리와 정을 붙이고 겨우 마음을 추스리며 살고 있는 전직 킬러. 하필이면 과거에 함께 일했던 보스의 아들 녀석과 시비가 붙어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건드리는 불상사가 일어난다. 기왕에 열 받은 것, 다짜고짜 쳐들어 간 조직. 오랜만에 등장한 그의 내방에 혹자는 두려움으로 혹자는 반가움으로 맞이 하지만 그의 일념은 오로지 차와 강아지의 복수일 뿐이다.

 

 

사실 그는 무척이나 외로워 보인다. 대략 킬러들이라면 외로움을 친구삼아 사는 것에 대한 묘사에 익숙하다. 예를 들어 영화 아저씨의 태식의 경우도 그러한데 보면 볼수록 키아누 리브스가 맡은 주인공 존과 원빈이 연기한 태식은 여러모로 닮은 꼴이다. 이웃 집 소녀를 찾기 위해 안 해도 될 일을 목숨 걸고 하는 것이나 비슷한 이유로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각종 격투기와 총질, 그리고 카 체이싱을 보여주는 존의 모습이 액션 영화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려고 작정한 듯 싶었다.

 

 

액션이라고 해서 돈을 많이 들여 물량 공세를 펴지도 않는다. 러시아 조직들의 핵심으로 일당백으로 들어가 나타나는 무리들을 손쉽게 제압하는 장면에선 쾌감마저 일게 한다. 검은 색 수트 발을 휘날리며 오로지 딱 하나의 목표만으로 노리고 틈입하는 날랜 맹수의 모습처럼 보인다. 잔인하지만 간결하고 피가 튀지만 오히려 스타일리쉬하다는 느낌이 든다.

 

 

매트릭스 시리즈의 키아누 리브스의 정통 액션을 시간차를 느끼지 않은 채 볼 수 있음은 행복한 일이다. 여전히 탄탄한 복근을 살짝 드러내는 장면과 이종 격투기 선수 이상의 타격감, 근접 거리에서의 총격, 그리고 카 체이싱으로 점철되는 이 영화의 전반적인 액션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한마디로 대단히 농축적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존 윅 (2015)

John Wick 
9.6
감독
데이빗 레이치, 채드 스타헬스키
출연
키아누 리브스, 애드리앤 팰리키, 윌렘 데포, 브리짓 모나한, 알피 알렌
정보
스릴러, 액션 | 미국 | 101 분 | 2015-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