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바티칸 뮤지엄 - [리뷰] 황홀하게 빠져드는 예술 공간

효준선생 2015. 1. 7. 07:30

 

 

 

 

어떤 영화? 인간의 지적 호기심과 시각적 자극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다 

 

 

 

교황이 사는 작은 시국(市國)으로 알고 있었던 바티칸에 우리가 몰랐던 엄청난 박물관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었다. 바로 영화 바티칸 뮤지엄을 본 뒤의 소감이다. 세계 3대 박물관 중의 하나로 연 500여만명이 이곳을 찾아 유명 화가와 조각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남겨 놓은 인류 문화 유산들을 둘러 본다고 하는데 이 곳에 소장된 미술작품을 편하게 앉아서 구경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보다 벅찬 눈요기는 없을 듯 했다.

 

 

워낙 미술에 조예가 없다고 해서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작가들과 미술 교재 등에서 봐온 익숙한 작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무척이나 쏠쏠하다. 게다가 고화질 입체 영상으로 펼쳐지는 작품들의 향연은 분명 평면으로 그려진 작품들 속의 인물들이 눈 앞에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은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하도 선명한 색감이 구현된 탓에 눈으로 보고 있는 그 옛날의 작품들이 혹시라도 영화를 위해 입체적으로 모사된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다. 특히 수 백년은 족히 된 작품들을 감안하면 그 선명한 색감과 질감의 탁월함은 현대영상 기술이 아니었다면 감히 구경조차 할 수 있는 유려한 영상미를 선사한다.

 

 

배우 채시라의 나레이션에서 시작해 바티칸 박물관의 관장의 소개말로 시작한 시간 속으로의 여행은 조각에서 비롯한다. 라오콘의 군상과 벨베데레의 토르소를 지나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샤갈과 반 고흐의 작품을 보게 된다. 그리고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에 해당하는 라파엘로와 미켈란젤로의 벽화를 감상하게 되면 이 엄청난 구경은 끝이 난다.

 

 

이야기 줄거리가 없는 탓에 그림만 보면 심심했을 테지만 비장감이 서린 배경음악은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우리가 그림으로만 봐서는 몰랐을 역사적 배경과 화가들의 뒷이야기까지 꼼꼼하게 챙겨준다. 미술 교과서에서나 흐릿하고 작은 참고 그림으로 봤던 작품들을 이렇게 화려하게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특히 미켈란 젤로의 손길이 닿았다는 성당의 천장화를 보는 순간 저걸 어떻게 한 사람의 힘으로 완성할 수 있었는지 불가사의한 일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유독 경외라는 단어가 자주 나오는 이유는 불문가지였다.

 

 

영화는 보는 관객들에게 열정을 되묻는다. 당시 화가들은 자신의 창작 열을 종교와 결부시켰을 것이다. 유명한 그림이나 벽화들은 당시 필수학습서였을 종교 서적 속의 컨텐츠를 재현해낸 것들이고 그걸 완성하는 것은 그들에겐 부가 아닌 명예였을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예술을 한다는 게 지금도 그렇겠지만 배가 고픈 일이다. 하지만 그 당시 화가들에게 배고픔 그 이상으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자리가 있다면 마다하지 않았기에 우리들은 편안하게 그들이 남겨놓은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방학인데 어디 갈데 없는지 조르는 아이들에게 이 영화는 최고의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직 미술에 대해 관심이 없을 어린 아이 부터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에 이르기 까지 직접 바티칸 박물관에 가볼 수는 없겠지만 이렇게라도 멋진 감상을 할 수 있음에 행복함을 느끼게 된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바티칸 뮤지엄 (2015)

The Vatican Museums 
7.2
감독
루카 드 마타
출연
채시라
정보
| 이탈리아 | 65 분 | 2015-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