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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고양이 장례식 - [리뷰] 그 사랑이 사랑이었음을 이제야 알았네

효준선생 2015. 1. 9. 07:30

 

 

 

 

  어떤 영화? 첫사랑에 대한 달콤 쌉싸름한 기억에 대하여... 

 

 

 

 

사랑에 대한 수많은 아포리즘 가운데서도 유난히 첫사랑에 대한 것들 것 많은 걸 보면 사람들은 첫사랑의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아련한 심정을 갖고 있나 보다. 어른이 되어 그 사랑을 인정받을 만할 때 찾아온 처음 사랑이니 그럴 만도 한데 첫사랑은 이뤄지기 힘들다는 속설이 그 많은 이유는 그 사랑이 준비 안된, 그래서 어설펐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고양이 장례식, 한때는 오래 지속될 사랑이라고 믿었지만 어느새 소원해져버린 두 사람의 마음, 함깨 키우던 고양이의 죽음으로 1년 만에 다시 만나 두 사람의 추억이 남은 그 곳으로 떠난다. 세월에 흘러서 였을까 예전처럼 더 이상 떨리거나 서로에게 이성의 감정이 생기질 않는 걸 보면 이 두 사람의 인연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영화는 짧은 웹툰을 활용해 장편으로 만든 탓에 굵직한 사건 사고는 거의 없다. 대신 요즘과는 좀 다른 성향의 연애사담이 적지 않게 담겨 있는데 혹시 그것들이 감독의 개인사와 연관이 되어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들은 분위기가 80년대, 혹은 90년대의 사랑법과 닮아서라는 느낌 때문이었다. 대표적인 예로 섬에 놀러 갔다가 일부러 돌아가는 뱃시간을 놓쳐 하룻밤을 함께 보낸다는 설정 같은 것 말이다. 물론 남자는 그렇다고 쳐도 여자도 내심 알면서도 모른 척 넘어가면서 역사는 시작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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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동거에 들어가고 부부처럼 행동하면서도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두 사람, 현실은 그들을 옥죄고 경제적인 압박보다 더 불안했던 건 확실하지 않은 미래에 대해 자격지심을 안고 있었기 때문에 흔들렸던 것 같다. 인디 음악을 하는 남자와 시각디자인을 하는 여자에게 비틀거리는 사랑이 찾아온 것은 작은 오해였다. 그리고 그걸 제때 풀지 못한 채 마음 한 켠에 담아 두었던 것들이 은연중에 상대방, 정확하게는 자신의 현재 처지에 대한 하소연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사랑하지 않아서 헤어졌다기 보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 부족이라고 보여졌다. 이런 사랑이 낯설지가 않다. 정말 하찮은 이유로 많은 연인들이 남이 되고 시간이 흘러서야 그것이 바로 사랑이었다는 걸 알게 된 뒤엔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일이 되어버리곤 한다.

 

            

 

사랑하고 함께하고 멀어지고 다시 만나는 과정들이 청춘남녀의 그것처럼 밝게 묘사되었다. 요즘 청춘들은 삼포세대라 하는데 그래도 이들은 연애라도 해봤으니 행복한 셈이라고 안위할 수 있을까 결혼이 사랑의 최종 목표는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들의 중단된 사랑의 이면엔 현실적인 반영도 상당히 이뤄진 것 같다.

 

 

영화 중간에 남자 주인공의 직업이 가수라는 이유로 질 좋은 노래들과 음악들이 연이어 나온다. 이루마라는 걸출한 음악가의 작품이고 이를 현직 가수가 소화를 했으니 나쁠 리가 없다. 아이돌 그룹 멤버인 강인과 시원시원한 이목구비가 매력적인 박세영의 연기 호흡도 좋은 편이다. 현란한 사랑이 아닌 조금 느린 듯한 사랑에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관객들에겐 좋은 선택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고양이 장례식 (2015)

8.5
감독
이종훈
출연
강인, 박세영, 정겨운, 김병춘, 홍완표
정보
로맨스/멜로 | 한국 | 107 분 | 2015-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