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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몽키킹 : 손오공의 탄생 - [리뷰] 말썽꾸러기 손오공, 개과천선하는 날까지

효준선생 2014. 11. 29. 07:30





 어떤 영화? 중국 고전 소설 서유기를 화려한 판타지 블록버스터로 꾸며놓다





서유기(西遊記)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중국의 4대 기서(奇書)이자 원숭이 손오공을 주인공으로 삼아 실제 존재했던 현장 법사의 천축(인도) 취경기를 토대로 명나라때 오승은이 소설로 만든 것으로 수많은 버전과 장르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 몽키킹 : 손오공의 탄생은 바로 이 서유기의 앞 부분, 그러니까 어떻게 손오공이 생겨났으며 천방지축이던 미물이 정신을 차리고 선한 역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는지 까지를 보여준다.






아주 오래전 세상은 옥황상제가 다스리는 천계와 우마왕의 마계, 그리고 인계, 이렇게 삼계로 존재했다고 한다. 그런데 옥황상제의 여동생인 여왜(女媧)가 우마왕 편에 서는 바람에 둘은 어둠의 세상에 갇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그녀는 자신의 자수정을 통해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낸다. 그것이 바로 원숭이고 나중에 손오공으로 불리게 된다.






이렇듯 손오공의 탄생엔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복수의 도구로 무성(無性)탄생의 전설과 관련이 있고 그가 나중에 천궁으로 들어가 한 바탕 난리를 치는 것도 사실은 이미 정해진 운명과 같은 것이라는 설명이 들어간다. 영화의 설정은, 물론 원작 소설이나 구전 설화와는 큰 차이가 있다. 일단 보여주기 편하게 만들기 위해 천계니 마계니 해서 꾸며 놓은 것이고 다소 거창하고 황당한 설명을 비주얼로 구현하기 위해 화려하게 꾸민 컴퓨터 그래픽과 와이어 액션은 시종일관 지속적으로 눈을 현혹시킨다.






고증에 따른 줄거리보다는 볼거리에 치중한 면이 없지 않지만 사상적으로 이 영화는 도교를 기반으로 불교와 토속 신앙등을 결합시킨 요소들이 다수 등장한다. 천계니 마계니 하는 것들이나 천궁의 이모저모가 대개 도교에서 일컫는 것들이고 손오공이 용궁에 들어가 제 마음대로 가지고 나온 물건들, 예르들어 여의봉이나 근두운, 그리고 화려한 장식이 수놓인 갑옷들도 그쪽의 분위기가 물씬 난다. 나중에 천궁에 들어가 따먹은 과일도 도교의 상징과 같은 복숭아가 아닌가. 물론 손오공의 이름 석자는 불교와 관련이 깊고 그가 자신의 과오를 씻은 뒤 보여주는 행적들은 불교적 성향을 띤다.






별거 아니게 생긴 원숭이 한 마리가 난데없이 도사의 도움을 받아 변신술에 둔갑술을 익히고 무술의 달인이 되는 것도 사실은 목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지만 그 사이에 놓인 주제는 선과 악에 대한 대립과 갈등이다. 천계로 상징하는 선과 마계로 상징하는 악의 갈림길에서, 영화에선 등장하지 않지만 인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소구하는 바가 바로 손오공에게 투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가 비록 마계의 심부름꾼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나중엔 스스로의 잘못을 뉘우친다는 설정은 비록 잘못을 저지르고 있긴 하지만 잘못을 회개할 수 있다면 그들도 세상을 더불어 살아갈 자격이 새로 생겼다는 말과도 같다.






 

서유기를 모티프로 하고 있지만 잘 알려진 저팔계나 사오정은 이번 시리즈에선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삼장법사로 알려진 스님의 뒷모습이 엔딩에서 아주 조금 비춰지는 걸 봐서는 손오공의 역할이 단지 용궁과 하늘나라에서 싸움박질만 하고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익히 알려진 더 재미있는 부분이 영화화 되길 기다려 봐야겠다. 책으로 소화하기 힘든 아이들에게도 이 영화가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판빙빙 등장 이전 중화권 최고의 조각 미녀였던 진혜림, 오랫만에 보는데 미모는 여전하다





몽키킹 : 손오공의 탄생 (2014)

The Monkey King 
6.9
감독
정 바오루이
출연
견자단, 주윤발, 곽부성, 진혜림, 하재동
정보
판타지, 액션, 어드벤처 | 중국 | 119 분 | 2014-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