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와이 스톱 나우 - [리뷰] 치료가 필요한 시절을 통과하는 방법

효준선생 2014. 11. 16. 07:30





 어떤 영화? 조금씩 힘들게 사는 지금, 개인과 사회의 역할을 되집어보는 코믹 드라마





치료가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돈이 많아서, 혹은 높은 자리에 앉아 있어서 그럴 필요 없다고 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심리적 위축이나 심해지면 공황을 겪을 수도 있는 때다. 무엇이 사람들을 그토록 힘들게 했는지 따져볼 테지만 영화 와이 스톱 나우의 경우 그나마 가족이라고 남아 있는 것을 지키기 위해 주인공이 동분서주한 며칠 동안의 모습을 보니 확실히 치료가 필요해 보인다.






피아노 하나 만큼은 누구 못지 않게 칠 자신이 있는 주인공 남자. 유수의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오디션을 준비하지만 그에겐 또 하나 준비할 일이 있다. 마약 중독인 엄마를 재활원에 입원시켜야 한다. 그냥 집에 방치했다가는 무슨 일을 벌일지 알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간신히 알아본 재활원에선 엄마로부터 아무런 마약 중독의 소견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입원을 거부하고 오히려 소량의 마약을 흡입하고 나면 그 뒤에 받아 주겠다는 이상한 제안을 해 온다. 오디션에 가야 할 마음으로 다급해진 남자는 인근에서 마약 거래상을 찾아 나서고 예기치 못한 상황과 맞물려 오히려 그들과 함께 여정을 함께 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과연 그는 엄마는 재활원에 그리고 자신은 오디션에 갈 수 있게 될까.






우리네 정서로 볼때 다소 극단적인 상황임에 틀림없어 보이지만 미국에선 그럴 만도 해 보인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숨겨진 코드 하나가 있다. 바로 보험이다. 만약 엄마에게 마약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도 재활이 필요한 수준이라면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한 재활원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들 모자는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 우리와는 좀 다른 형편인 셈이다. 이렇게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엔 치료가 필요한 상황임에도 치료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마약 중독으로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보험 적용이 되지 않으니 마약을 흡입하고 오면 받아 주겠다는 논리, 그것으로 영화는 뜻하지 않은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 갈 수 있게 되지만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들도 만만치 않기는 비슷하다. 엄마로서는 피아노에 소질을 보이는 아들이 술 좀 그만했으면 바라고 그런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할 수 없는 불안한 존재인 셈이다. 두 사람이 좀더 튼튼한 버팀목이 될 때까지 사회가 뒤를 봐준다면 좋으련만 영화에선 그런 장면을 애써 희석해버린다. 영화에선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 또 등장한다. 바로 마약 거래상이자 왕년엔 달리기 선수로 상도 받았던 흑인이다. 지금은 뒷동네에서 약이나 파는 신세지만 젊은 시절엔 그도 잘 나갔던 때가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리도 절고 일도 없다. 그에게 치료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렇게 훅 불면 쓰러질 것 같은 등장인물이 말하는 이야기는 아주 작은 희망이다. 현재로서는 존재하지 않지만 언젠가는 그들에게 찾아올 행복과 희망의 끈들. 그들은 다시 현실로 기어들어가는 일 밖엔 없어 보인다. 그리고 아주 열심히 피아노를 치는 아들의 모습이 오버랩 되며 영화는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혹시 희망은 찾아 오지 않겠냐고 묻는다. 그런데도 어딘지 좀 쓸쓸한 구석이 있다. 현실을 외면하지 않았기 때문인 모양이다. 그동안 영민한 소질을 지닌 캐릭터를 자주 맡았던 제시 아이젠버그는 이 영화에서 그의 피아노 솜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새로운 발견이 아닐 수 없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제시 아이젠버그에게 저런 재주가 있었다니 놀랍다




와이 스톱 나우 (2014)

Why Stop Now? 
10
감독
필 도링, 론 니스워너
출연
제시 아이젠버그, 멜리사 레오, 트레이시 모건, 이시아 위트락 주니어, 사라 라모스
정보
드라마, 코미디 | 미국 | 88 분 | 2014-10-29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