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치어리더는 모두 죽는다 - [리뷰] 그냥은 못 죽는다

효준선생 2014. 11. 15. 07:30





 어떤 영화? 지나친 경쟁심리가 가져온 참극과 뒤따른 복수극





광란의 시간이었다. 미국 고교생들이 보여주는 일탈에 가까운 행동들이 90여분 가까이 흘러갔다. 영화 치어리더는 모두 죽는다는 오컬트와 고어, 동성애 요소가 다분하고 하이틴들이 가지고 있는 청춘의 불안감을 그런 식으로 표현한 모양새였다.






같은 학교 풋볼 팀과 치어리더 팀 간에 불화가 생길 이유는 별로 없어 보인다. 오히려 끈끈한 우정이나 연대의 정서가 강해보이지만 이 영화에 등장하는 두 팀은 남성과 여성의 성별 차이에 오는 구분을 영화의 극적 요소로 뒤바꿔 버린다. 그리고 그 사이엔 정체가 모호한 한 여학생이 존재한다.






한 학생이 비디오 클립에다 학생들의 간단한 인터뷰와 행적을 담아 놓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한다. 그런데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사고의 장면으로 이 영화가 결코 말랑거리는 하이틴 로맨틱 무비는 아니겠다는 생각이 든다. 소리만으로도 그 장면을 잊을 수가 없는데, 그 이후에 차례로 등장하는 묘령의 아가씨들은 각자가 자신이 영화의 주인공이라도 되는 양 군다. 얼굴이 확실하게 알려진 배우가 하나도 없고 다들 미모로는 한몫하는 스물 언저리의 처자들을 내세우다 보니 사실 누가 누군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어찌되었든 남학생들과 묘한 분위기를 조성해가는 만남의 시간이 흐르고 영화를 좌우하는 결정적 사고가 터진 뒤 급격하게 오컬트적 분위기로 바뀐다.  






사실 이 일은 부작위에 의한 살인 방조정도로 이해가 된다. 비록 직접 살인을 가한 것은 아니지만 피해자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사실을 목도하고도 방치해버림으로써 그 결과에 이르는 것으로 법정 다툼이 있을 수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중죄에 해당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남자들과 여자들 사이의 일종의 마찰이 있은 뒤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를 놓고 보면 일방의 잘못으로 볼 수 있을까 하는데, 그 연결고리에 뜻밖에 뭔가가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아이템 중에 형광물질을 발라 놓은 것 같은 돌멩이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왜 한 여학생이 그 돌에 집착을 하는 것인지, 또 그 돌멩이에 무슨 사연이 있길래 다 죽어가는 여자아이들을 되살려 놓은 것인지 알 길이 없다. 결국 타인의 목숨을 빼앗거나 타인의 피를 섭취하면서 연명을 하는 걸 보니 사람 모습을 한 좀비같기도 하고 여전히 그녀의 미모에 빠져 있는 철없는 남자 아이들의 모습에서 장수할 수는 없겠구나 하는 사이, 차례로 죽어나가는 등장 인물들.






이 영화는 서로가 죽고 죽이는 기괴한 호러물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일단 밝은 분위기의 교정이 나오고 몸매를 과시하는 옷차림의 치어리더 팀 멤버들이 활보하는 모습만 봐서는 장르를 구분하긴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눈에 보이는 것들을 드러내고 나면 남는 건 어설픈 사랑, 서로간의 경쟁심, 그리고 어른 흉내를 내보고 싶은 그 나이 또래의 허세 정도다.






고등학생들 이야기라고 믿기 어려운 장면들이 속출하고 다수의 잔인하거나 엽기적인 장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전개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영화가 속편으로 이어질 개연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 장면에선 전혀 등장하지 않았던 괴물 크리처가 살짝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 어떤 장점이 있는지 딱히 생각나지는 않는다. 조금 기발한 것, 조금 자극적인 것들을 좋아하는 영화 팬들에겐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 같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