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덤 앤 더머 투 - [리뷰] 조금 어리숙하면 어때, 즐겁게 살면 그만이지

효준선생 2014. 11. 13. 07:30





 어떤 영화?   올 시즌 최강의 버디 무비, 20년의 시간은 그들의 개그능력을 녹슬게 하지 못했다.




예능 프로그램의 활황으로 주말 브라운관엔 여러 연예인들이 다수 등장해 끼와 장기를 선보인다. 개중엔 똘똘한 캐릭터도 있지만 어딘지 어수룩한 모습으로 인기를 끄는 캐릭터들도 있다. 허당 이미지의 그들을 일컬어 자막에선 친절하게도 덤 앤 더머 형제라고 알려준다. 이렇게 행동거지가 어딘지 비어 보이는 두 명의 남자들에게 덤 앤 더머라는 별칭을 붙어주기 시작한데는 오래전 개봉했던 영화 한 편이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젊은 친구들도 꽤 있다.






1994년, 당시로서는 막 뜨기 시작한 코믹한 배우 짐 캐리가 일자머리를 하고 제프 다니엘스와 함께 영화 덤 앤 더머를 선 보였을때 사람들은 그의 만화적 캐릭터에 환호했다. 과연 언급되도 되나 싶을 정도의 노골적인 화장실 유머와 마치 고무 근육처럼 늘어나며 오만가지 인상을 표현하는 그의 출중한 코믹 연기에 영화 제목은 그대로 하나의 상징처럼 남아 버렸다.






덜 떨어져 보이는 두 남자의 좌충우돌 방랑기는 무려 20년이 지나서 다시 선을 보인다.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 디테일한 부분은 기억나지 않지만 두 사람이 끌고 나가는 코믹한 정서는 조금도 녹슬지 않았다. 과연 이런 정도의 우스개 소리와 슬랩스틱 코미디가 21세기에도 통할까 싶지만 영악하게 돌아가는 요즘 세상에 순진무구하게 그려지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오히려 안위를 찾게 된다.






한 친구의 오래된 거짓말과 거기에 지지 않겠다고 시작된 또 한 친구의 생뚱맞은 거짓말은 이들을 끝없는 여정으로 이끌고 난데없는 핏줄 찾아 삼만리의 행보 속에서 그들이 만나는 다양한 인물들은 우연처럼 그들 주변에 다가왔다가 다시 썰물처럼 흩어진다. 마치 인연의 끈이 닿은 것 같았다. 가족도 사랑하는 연인도 없다는 설정은 어쩐지 섬에서 사는 듯한 현대인의 모습을 묘사한 것 같다. 자동차로 이동 중에 자조적으로 자신들의 처지를 토로하는 모습이 그저 웃고 떠드는 코미디 영화로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록 어딘지 많이 부족해 보이는 인물들, 하지만 병상에 있는 친구를 위해 무려 20년 동안 꾸준히 병문안으로 찾아와 주고 몸이 불편하다는 친구를 위해 장기 기증자를 찾아 그 험한 길을 동행해주고 심지어 자신의 장기를 떼어준 그런 친구가 어디 흔한 일인가. 이들은 어쩌면 아무 것도 가지고 있는 게 없었기에 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 오로지 자기 자신만 챙기며 살기에도 벅찬 요즘 세상에선 불가능한 일이다.






짖궃은 장난도 다분하고 과장된 상황전개와 상상의 장면을 활용한 응큼한 장면들이 펼쳐지지만 이들의 정체를 알게 된 뒤엔 오히려 연민의 정이 들 정도였다. 이들이 가는 길엔 아무도 이들을 반겨줄 사람은 없어 보인다. 영화에서 극단적으로 묘사된 캐릭터임에도 지금 어디선가 뚜벅이처럼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을 것 같은 그들에게 “인생이란 정해진 바가 없으니 그렇게 가다보면 세월은 가는 걸거야” 라고 말 걸어주고 싶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볼거리를 위해 넣은 독특한 비주얼인데 두 차례 나온다. 틀림없이 눈을 의심하게 된다. 





덤 앤 더머 투 (2014)

Dumb and Dumber To 
9.3
감독
바비 패럴리, 피터 패럴리
출연
짐 캐리, 제프 다니엘스, 캐서린 터너, 로리 홀든, 폴 블랙손
정보
코미디 | 미국 | 109 분 | 2014-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