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 - [리뷰] 핏줄 찾아 삼만리, 울림있는 행보

효준선생 2014. 11. 8. 16:00






 어떤 영화? 형제간의 오해마저도 해피하게 느껴지는 가족 사랑





병원 침상 곁에 앉아 한 어미의 뱃속에서 나왔을 중년의 두 형제가 마치 다시 제 어미의 뱃속으로 들어가기라도 할 것처럼 끄억거리며 울고 있다.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충무로 최고의 이야기꾼이라는 별명을 가진 장진 감독은 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를 통해 가족애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치매에 걸려 오락가락 하는 어머니의 행적으로 따라 전국을 다니는 어느 형제의 이야기는 구식같으면서도 중간에 끼어드는 코믹함으로 부담없이 웃을 수 있었고 끝까지 한눈팔지 않고 진격하는 형제간의 우애에 대한 묘사는 자못 가슴 뭉클하게 한다. 요즘은 한 가정에서 한 명의 아이만 낳아 기르는 탓에 형제간의 우애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남매간의 정과는 좀 다른 무엇인가가 이들 형제를 통해 표현되는데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헤어져 각자의 방식대로 살았던 그들이기에 울림이 컸다.






형제는 고아나 다름 없이 자란 모양이다. 미국 입양을 하는 장면과 정작 미국으로 가야하는 동생 대신 선택된 형의 입양, 그리고 남겨진 동생의 이야기들은 한국이 전쟁과 빈곤, 그리고 압축 성장을 하던 시기 희생당해야 했던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흔하게 봐왔던 상황들이다. 그리고 그 아픔을 고스란히 나눠가진 형제의 사례는 최소한 지금까지는 행복보다 불행에 더 가깝다고 그려졌다. 미국에 간 형은 목사라고 하지만 그의 과거는 재미교포들의 가장 좋지 않은 케이스고 무속인이 된 동생의 케이스도 잘된 것으로 묘사되지는 않았다. 그들이 방송사의 주선으로 한 자리에 모이면서 형제의 해후는 이뤄졌지만 그들 인생을 가늠했던 또 하나의 축인 어머니와의 관계는 현재 진행형이다.






치매로 인해 그녀는 38살의 삶을 살고 있고 아이들은 여전히 8살, 10살이다. 어디론가 행선지를 옮기는 이유 역시 자신이 버리다시피 한 아이들에 대한 자책감으로 보이고 그녀가 제 정신으로 잠시 돌아왔을 때의 형제에 대한 미안함 감정은 대한민국 엄마가 갖는 보편적인 정서에 다름 아니다. 세월이 저만큼 지나 아들들이 자신이 아이들을 버리고 도망간 나이가 되었지만 그걸 단순히 그녀의 악행으로만 치부하기엔 우리 사회 모두가 짊어져야 할 사회적 책임도 어느 정도 있다고 본다.






방송국에서 갑자기 사라진 엄마를 찾아 다니는 두 형제의 이야기 중간중간 끼어드는 형의 인터뷰는 이 영화에선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가 미국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그리고 왜 그동안 아무 연락도 없었다가 이제야 한국에 와서 혈육을 찾게 된 것인지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이야기를 풀어간다. 얼핏보면 그저 형의 입장을 에둘러 요약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뒤로 갈수록 동생과 관객들이 미루어 짐작했던 부분과 상치하는, 뒷통수를 치는 이야기 타래가 등장한다. 어쩌면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카타르시스가 아닐까 싶다. 형이 나이만 많아서 형이 아닌 왜 형인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 영화가 목사 형과 무속인 동생이라는 다소 극단적인 설정을 부각하면서 대립적인 종교 영화인가 싶기도 했지만 실상은 크게 관련도 없다.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웃음의 코드로 활용되었고 그보다는 이들 형제가 살아왔던 인생행로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기에 종교적인 선입견은 버려도 좋을 수준이다. 즉, 타 종교에 대한 배척이 아닌 두 종교의 상승은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장진 감독이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모 코미디 프로그램의 프로듀서를 한 이유로 거기에 활약 중인 배우들이 이 영화에도 많이 등장해서 웃음을 주었다. 과할 수도 있지만 로드무비의 특성상 적지 않은 인물들을 등장시켜야 하는 부담을 던 셈이다. 엔딩 크리딧을 통해 영화를 보면서 잠시 스쳐갔던 궁금증이나 후일담이 유쾌하게 소개되고 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이 두 배우 역시 이 영화 제목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준다.





우리는 형제입니다 (2014)

7.1
감독
장진
출연
조진웅, 김성균, 김영애, 윤진이, 이해영
정보
코미디 | 한국 | 102 분 | 2014-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