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레디 액션 청춘 - [리뷰] 녹록치 않은 그 이름, 청춘

효준선생 2014. 11. 6. 07:30





 어떤 영화?  고된 청춘기를 보내는 그들을 향한 4편의 메시지들




청춘을 나이대로 설정하기엔 무리가 있다. 요즘엔 노인 복지관에 가도 다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우리도 청춘이다’ 라고 적혀 있으니 청춘을 숫자로 막아 놓을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대략 우리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 청춘들만의 이야기로 4편의 단편 영화들을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 넣어 만든 영화 레디 액션 청춘이 선을 보였다. 아마 이 영화를 보면 청춘이란 어떤 모습인지 연상이 될 듯 한데, 문제는 이 영화 속 청춘들은 좀 아파한다는 점이다.






요즘엔 아파도 청춘이다. 흔들려야 청춘이라는 말로 다른 이유로 힘겨워 하는 청춘들을 위로한답시고 미사여구를 늘어놓는 게 유행인 모양이지만 이 영화의 청춘들은 아파는 해도 혼자 끙끙거리는 모습만 보여주지는 않는다. 물론 대책을 내놓는 해피엔딩도 보장하지 않는다. 지금을 살고 있는 과정만 보여줄 뿐이다. 해결책은 어쩌면 그들 스스로가 내리도록 조치하는 게 맞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30여 분짜리 4편의 영화들은 연결고리를 갖고 있지는 않다. 나이대도 조금씩 다르고 그들이 처한 상황들도 확연히 다르다. 때로는 몸만 청춘이고 이미 기성세대와 다르지 않는 행동을 보여주기도 하고 논리정연한 말솜씨로 상대를 설득하기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뜨거운 피를 갖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이 어른들과 다른 건 아직 영글지 않은 어설픔을 갖고 있어서다. 그들의 세상은 얼마나 실제와 근사할까?






슈퍼 주니어의 멤버 이동해가 주연을 맡은 [소문]은 학생회장이 된 정우를 둘러싸고 퍼진 고약한 소문을 통해 딱 한 사람이 어떻게 붕괴되어가는 지를 스릴러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많은 학생들 중에서 정우의 모습은 개선장군 혹은 외로운 독재자의 모습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다들 원하는 학생회장이 된 오늘이다. 하지만 여자친구의 임신소식과 그보다 더 악성 소문이 떠돌고 그는 소문의 근원지를 찾아 좌충우돌한다. 이 과정에 학생 모두가 의심의 대상이 되고 그렇게 생긴 오해를 혼자서 풀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그의 모습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이야기는 어느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직장, 군대, 정치인들로 치환해서 봐도 무방해 보인다.






두 번째 이야기 [훈련소 가는 길]은 군대에 가는 두 녀석을 배웅하는 어느 또래 여자(포미닛의 남지현)의 이야기다. 건장한 한국 장정이라면 모두 가야 하는 군대지만 이 두 녀석에서 군대란 말할 것도 없이 피할 수 있으면 피했으면 하는 심정이다. 하지만 정작 군대에서 구르는 것보다 참을 수 없는 건 하루 일찍 출발한 훈련소 가는 일에 부딪치는 이런 저런 말썽들이다. 2년여를 유보한 셈이지만 이들의 그 후일담도 궁금하다. 과연 목숨부지 할 수 있을까? 또 기다리겠다는 곰신의 이야기도 궁금해진다.






세 번째 [세상에 믿을 놈 없다]는 마지막 반전이 상상외다. 은행 강도 세 사람이 증거물을 소각하고 훔친 돈을 나누던 중 뉴스를 통해 알게 된 사실에 서로를 의심하며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정작 사단의 빌미를 제공한 사람은 이 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있다는 설정이 독특하다. FT 아일랜드의 송승현이 연기 욕심을 낸다.   






마지막 이야기 [플레이 걸]은 정말 ‘액션’에 방점을 찍고 있다. 어느 여고의 일진들이 자기들만의 세상을 보여주는 데 그 와중에 새롭게 들어온 전학생과의 한 판을 집중적으로 포커싱한다. 길거리에서 담배피는 여학생을 보면서 혼자 마구 상상했던 뒷이야기들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온다. 






이렇게 4편의 에피소드들은 각자의 특장점을 갖고 관객들에게 소구한다. 개중엔 현역 아이돌 가수들의 연기 겸업이라고 낙인을 찍을 사람도 있고 “요즘 애들은 너무 거칠어서 문제야” 라고 혀를 찰 기성세대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 한번이라도 그들의 노래를 귀 기울여 들어본 적이 있었는지, 혹은 단 한번이라도 그들의 하소연을 들어본 적이 있었는지, 그들이 아프다고 내는 소리를 이 영화는 다양한 케이스를 통해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언젠가 이 영화의 배역들도, 혹은 배우들도 더 나이든 어른이 될 것이다. 만약 그 때가 되서도 여전히 “요즘 애들은...” 이라는 단서가 붙는다면 청춘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늘 비슷한 모습일 것이다. 그래야 청춘이기 때문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레디액션 청춘 (2014)

8.7
감독
김진무, 박가희, 주성수, 정원식
출연
동해, 우린, 아리, 송승현, 남지현
정보
| 한국 | 125 분 | 2014-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