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위층 여자 - [리뷰] 이웃엔 누가 살고 있을까

효준선생 2014. 10. 29. 09:17





 어떤 영화?  우리 이웃의 다양한 인생살이를 훔쳐보다





골목이 사라지고 아래윗집이라는 새로운 주거 형태가 등장했다. 예전엔 골목 안에서 담장을 공유하며 그 집 숟가락 개수 까지 알던 이웃사촌이라면 지금은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진짜 사촌들과도 멀어지고 이웃사촌도 모르다 보니 현대인들에게 외로움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한편 자기 집 주변에 소위 혐오시설이라도 들어올라치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반대를 하는 님비 현상으로 반드시 그곳에 들어와야 할 시설이나 기관들이 난감한 상태라 한다. 그런데 어떤 기준으로 혐오시설 판단을 하는 걸까 그저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의 가치가 하락하는 걸 막기 위해서인가 그것도 아니면 그냥 그런 이웃과 함께 하기가 싫어서인가.






영화 위층 여자는 층간 소음을 계기로 만나게 된 위층 여자와 아래층 남자 사이의 가벼운 터치의 코믹 로맨스를 다룬 내용인데 중간에 생각지 못한 무속 신앙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삽입되어 있다. 영화에선 종교인으로서의 사명감에 투철한 여자와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남자의 시선들이 묘하게 교차한다. 보편적인 일인지 모르겠지만 자기가 살고 있는 동네에 예를 들어 점집이라든지, (예전엔 어감이 좋지 않아서인지 철학원이라는 간판을 단 경우도 많았다.) 무당이 살고 있으면 아무래도 께름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고 자신의 종교적 신념과 상치하는 경우 무력을 써서라도 쫒아 내려는 시도도 있었던 바, 이 영화에서도 비슷한 상황들이 연출된다. 하지만 비단 무속신앙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의 마찰을 그렸다기보다 자기와는 좀 다른 취향의 이들과 어울려 사는 길을 모색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넣은 장치로 보인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젊은 남녀의 사랑 나눔에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세 차례 가벼운 성애장면도 있고 노출 수위도 만만치 않은지라 시선을 빼앗길 지도 모른다. 남녀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만만치 않은 남녀의 이성교제가 어떻게 전개될지, 우연을 가장해 인연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는 재미도 있다.  






이 영화엔 만화적 기법을 통해 웃음을 주려는 장치들이 적지 않다. 배변 장애를 앓고 있는 남자와 말 못할 사정에 현재의 모습으로 타인에게 진심으로 다가서지 못하는 여자의 사연들이 무겁지 않게 그렇다고 마냥 가볍지도 않은 수준으로 이끌고 나간다. 초반부에 개개인들의 이야기들을 적나라하게 소개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새 남녀 주인공 이야기로 모아지며 구미를 당기게 한다.






요즘 아파트에선 소통을 통한 층간소음 해결책들을 제시한다고 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역시 입씨름이나 주먹다짐이 아니라 상대방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각자 한발씩만 양보한다면 더 좋은 상황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이 영화가 그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성우로 맹활약 했던 서유리는 이번 영화를 통해 장편 데뷔를 한 셈이고 나머지 다른 배우들 역시 조연급에서 주연으로 발탁되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위층 여자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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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찬욱
출연
서유리, 박원빈, 김윤전
정보
코미디, 로맨스/멜로 | 한국 | 95 분 | 2014-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