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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웨스턴 리벤지 - [리뷰] 복수가 구원이 된 기막힌 사연

효준선생 2014. 10. 28. 07:30





 어떤 영화? 역시 매즈 미켈슨,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의 처절한 복수극





서부영화의 주인공들이 으레 그렇듯, 소임을 마치고 먼 길을 떠나는 뒷모습이 보이자 관객들은 뭐가 급한지 자리에서 부리나케 일어났다. 하지만 주인공이 콩알만 하게 보이면서 그때까지 잘 보여주지 않았던 배경들이 부감(俯瞰)됐다. 바로 원시적 형태의 목조 원유 시추공이었다. 서부영화에 웬 석유의 등장이냐고 묻겠지만 영화 웨스턴 리벤지의 발단은 석유를 둘러싼 사람들의 탐욕에서 시작되었다.






19세기 중반 유럽의 덴마크의 전직군인이 미국까지 흘러 들어온 데는 사연이 있을 법하다. 그 직전 골드러시를 위해 서쪽으로 향하던 많은 사람들은 이제 다음 세기에 유효할 자원이 무엇일까 다시 말해 돈이 될만한 것들을 찾는데 혈안이 되었다. 땅속에서 부글거리며 검게 끓어대던 것은 식수원이나 오염시키는 쓸데없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개중엔 그게 돈이 될 거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았다. 이 영화에서 비록 악역으로 나오는 무리들 역시 새 시대에 걸 맞는 산업역군이었던 셈이다. 






석유를 캐기 위해선 광활한 토지가 필요했고 그 땅 주인들로 하여금 팔지 않으면 안되게끔 하는 게 그들의 역할이었다. 고리대도 좋고 협박과 회유도 좋았다. 푼돈을 던져주고 빼앗다시피 한 땅은 거대 자본의 손으로 들어가고 피묻은 돈을 움켜쥔 중간 보스들에겐 살인청부사나 다름없는 인생이 던져졌을 뿐이다.






개인의 복수가 누군가에겐 구원이 될 것이라는 보안관의 말은 이 영화를 좀 넓게 봤을 때 가장 적확한, 혹은 가장 의미심장한 한 마디였다.  이 영화는 비록 19세기 중엽 미국 서부 근처 어딘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현재에도 적용가능한 이야기 틀이다. 중동 지방을 중심으로 쉬지 않고 발발하는 전쟁의 이유들이 비록 종교적 충돌에서 확산되고는 있지만 근본 이유는 바로 매장된 석유를 둔 이해타산의 결과다. 그곳에서 석유는커녕 물도 없는 황무지뿐이라면 그곳 사람들이 무슨 종교를 믿든지 관여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과거 서부 영화의 주인공들을 움직인 동력이 바로 금이었다면 이 영화는 석유다. 그런데 그 모멘텀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저 내 가족과 동생을 죽인 악당을 제 손으로 죽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덴마크 사내의 땀냄새나는 총질에 현혹되게끔 꾸며놓았지만 그 외에도 볼만한 것들이 상당하다. 개인적 이해타산에 따라 부화뇌동하는 마을 사람들, 주인공 못지 않게 복수심에 불타 있는 사람들, 그들은 주인공을 중심으로 각자의 방식으로 외부로부터의 제압에 맞선다. 그리고한 발 떨어져 말 못하는 여인이 서있다. 남성 위주의 시대 그녀의 최후선택은 이 영화에선 쾌감일 뿐 아니라 소수자로서 견뎌내야할 명분도 마련해준다. 






이 영화는 주인공으로 나온 매즈 미켈슨의 국적에서 간파할 수 있듯 덴마크 산(産) 영화다. 한때는 이탈리아에서 만든 서부영화라 하여 마카로니 웨스턴 무비라는 장르가 있었듯, 어쩌면 이 영화를 통해 데니쉬 페이스트리 웨스턴 무비가 흥성할 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서부영화의 대표적 캐릭터 장고가 늘 다시 돌아왔듯이 존도 그랬으면 좋겠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웨스턴 리벤지 (2014)

The Salvation 
9.5
감독
크리스티안 레브링
출연
매즈 미켈슨, 에바 그린, 제프리 딘 모건, 에릭 칸토나, 마이클 레이먼드-제임스
정보
액션, 서부 | 덴마크,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 92 분 | 2014-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