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리저너블 다우트 - [리뷰] 사적 복수의 끝장

효준선생 2014. 10. 5. 07:30






  어떤 영화? 개인적 복수가 공감을 얻을 수 없는 순간,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그린 액션물





상당히 잘 짜여진 틀 안에서 한 순간도 딴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범죄 드라마 한 편이 등장했다. 의심할 만한 의심이라는 뜻을 가진 영화 리저너블 다우트가 그것이다. 과거 끔찍한 사건을 당한 한 남자의 복수와 운 나쁘게 그 범죄 현장 한 가운데에 놓이게 된 검사의 긴박한 심리전이 농밀하게 전개된다.






벌레 한 마리 죽일 줄 모르는 착한 사람이라는 평판을 듣는 소시민, 하지만 그에겐 죽을 때까지 기억에서 지울 수 없는 악몽같은 과거가 있다. 가족을 잃고 그는 망연자실해 있기 보다 비슷한 범죄를 저지른 ‘인간 쓰레기’들을 자신의 무기로 처단하며 살아 가고 있다. 그에겐 공권력이란 일체 도움이 안되는 것이고 법만으로는 감정을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산다. 물론 다른 사람이 봐선 미치광이처럼 보이지만 그에겐 그게 정의요 법인 셈이다.






검사라는 직업은 그래도 신망받는 편에 속한다. 범죄 용의자를 기소하고 적당한 법의 울타리 안에 가두는 일, 거기에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고 얼마전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딸도 얻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실수로 그는 인생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위기에 처했고 그가 진실을 밝히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그를 옭아매는 뭔가에 시달려야만 하는 상황이 전개된다.






이렇게 두 남자의 반대적 측면에서의 움직임이 충돌했다가 풀렸다를 반복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과연 무엇이 정의인지 섣불리 재단할 수 없는 순간에 관객들은 한 가지를 선택하도록 강요받는다. 범죄 드라마의 특성상 법리 다툼도 나오고 믿음이 안가는 공권력의 허술한 작태와 검사라는, 기득권에 몸을 담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혜택을 받지 못하며 쩔쩔 매야 하는 상황이 도래하자 정신 차리고 보지 않으면 이 영화는 흐름을 놓치기 딱 십상이다. 






자신의 과오를 덮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건 두 사람 모두 비슷한 양상이다. 하지만 한 사람은 상당한 자신감에 차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좌충우돌한다는 느낌이다. 물론 이야기만 놓고 보면 후자의 경우가 훨씬 흥미롭다. 거짓말이 다시 거짓말을 낳고, 자신의 면피를 위해 선한 사람을 끌여들이기 까지, 차라리 한 방 먹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얍삽하다. 그런데 묘하게도 그런게 흥미를 준다.






시카고의 겨울을 배경으로 두 남자의 지략 다툼이 대단했던 영화, 연기력 만큼은 누구에도 못지않는 도미닉 쿠퍼와 사무엘 잭슨의 연기가 팽팽하게 맞서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마치 쫀득한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