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할리데이 - [리뷰] 엇갈린 사랑은 추억의 팝송을 타고...

효준선생 2014. 9. 30. 07:30






 어떤 영화?  훈남 훈녀의 제 짝 찾기 과정에 올드 팝송을 덧붙인 주크박스 뮤지컬 드라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프랑스 영화보다는 이탈리아 영화가 정서에 맞는 것 같다. 얼핏 비슷한 유형같아도 장르나 영화를 풀어가는 솜씨는 이탈리아 영화가 보다 나은 것 같다는 주관적 판단이다. 개중엔 이탈리아 국적의 영화가 아니라 배경만 나오는 것임에도 왠지 이탈리아 로케이션이면 믿고 보게 되는 편이다. 결코 프랑스 영화가 질적으로 덜하다는 건 아니다.






영국 영화지만 지중해 연안의 휴양도시인 이탈리아의 풀리아에서 올 로케이션한 영화 할리데이는 오랜만에 보는 주크박스 스타일의 뮤지컬 드라마다. 대개 이런 영화들은 줄거리보다 군무를 포함한 노래에 집중하게 하는데 이 영화는 거기에 더해 수려한 풍광을 추가했다. 만약 이 영화가 도심 한복판이나 사막에서 찍었다면 아마 보는 재미가 덜했을 것 같다.






3년 전 사랑하는 사람과 가벼운 약속을 했지만 헤어지게 된 여대생 테일러, 언니인 매디가 이탈리아에서 결혼을 한다고 해서 부리나케 달려온 그녀는 형부 될 사람이 바로 자신과 사귀었던 남자라는 사실을 알고 힘들어 한다. 결혼을 며칠 앞둔 사이 자매 사이에서 갈등하는 남자와 친구들. 그들이 엮어내는 사랑의 밀고 당기기는 예기치 못한 수순으로 흘러가고 과연 세 사람 사이에 해피엔딩은 가능할까






사랑하지만 별 것 아닌 오해로 헤어지는 과정을 들어보니 남자는 자신의 행복한 인생을 위해, 여자는 현실적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함이었다는 게 인상적이다. 그런데 언니는 과연 그런 남자가 어디가 좋다는 걸까 외국에서 결혼까지 할 수 있는 재력이 있다는 것도 좀 이상하지만 만난지 몇 주 만에 또 다른 남자와 만나 결혼까지 골인할 수 있다는 게 급조의 느낌도 들지만 이 영화는 줄거리의 타당성 보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에피소들에 과거 8,90년대 유행 팝송을 덧입혀 들을 수 있는 즐거움을 만끽하면 그만이다.






이 영화는 뮤지컬의 장점을 많이 살리고 있다. 주연 배우 뿐 아니라 친구로 나온 조연들의 노래 솜씨도 수준급이고 군무를 위해 동원된 단역 배우들과의 합도 좋다. 물론 해변이나 이탈리아 특유의 건물 안과 골목 등 세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현실감이 느껴진다.






이 영화엔 모두 14곳의 올드 팝을 들을 수 있다. 3,40대가 청춘을 보내면서 들었을 신나고 감성적인 음악들이다. 이 영화의 한글 제목인 마돈나의 홀리데이에서 시작해 조지 마이클, 휘트니 휴스턴, 신디 로퍼, 듀란 듀란, 왬등 추억의 가수들이 망라되어 있고 영어 제목인 워킹 온 선샤인은 카트리나 앤더 웨이브스의 노래다.






5분 마다 한곡씩 극중 상황에 맞게 골라낸 이들 노래를 듣고 있노라니 이들 노래가 한창 유행했던 당시도 떠오르고 후반부로 갈수록 잘 생긴 선남선녀들의 매혹적인 얼굴도 눈에 들어온다. 가요를 선호하는 젊은 친구들에겐 낯선 노래들일 수 있고 가벼운 줄거리가 자극적이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이런 추억을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지 아니한가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