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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투 더 스톰 - [리뷰] 자연앞에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

효준선생 2014. 8. 30. 07:30





 어떤 영화?  지금 이 순간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놀라움의 연속




미국은 땅덩어리가 넓은 탓에 별의별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제 나라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로 스트레스도 적지 않게 받고 사는 모양이다. 제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돈도 부럽지 않을 정도로 가지고 있어도 아직도 절대 이겨낼 수 없는 건 자연이다. 몇 년에 한번 꼴로 거대한 허리케인이 주로 멕시코 연안을 따라 올라오며 엄청난 재해를 야기했고 그 때문에 아직도 그들의 뇌리 속에는 카트리나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고 하지 않던가.






이른바 용선풍이라 하는 토네이도는 아직도 그 원인이 다 밝혀진 건 아닌 모양이다. 그리고 설사 그 정체가 과학적으로 규명이 된다고 해도 그걸 사전적으로 막아낼 도리는 없다. 인간의 영역이 아닌 듯 했다. 최소한 영화 인투 더 스톰에서의 모습은 그랬다. 그런데 이 영화의 방점은 스톰이 아니라 인투(into)에 있다. 집이 날아가도 자동차가 장난감처럼 구겨지는 순간이라면 웬만한 사람들은 36계 줄행랑을 쳐야 마땅하건만 이 영화 속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그 무지막지한 토네이도의 꽁무니를 따라 다닌다. 아니 그 거대한 것이 덮쳐주지 않았다며 한스러워 한다.






이렇게 누군가에겐 회피의 대상이지만 또 누군가에겐 연구의 대상, 혹은 돈벌이의 대상이 되는 건 아이러니다. 하지만 그런 무모한 도전 끝엔 참담한 희생도 뒤따른다는 건 이 영화가 주는 흥미다. 그런데 그 죽음을 불사한 인간들의 무모함은 역시나 컴퓨터 그래픽임에도 엄청남 규모로 몰아치는 토네이도의 위용함에선 힘을 쓰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재해영화의 공통점은 등장인물들이 가족과 불화를 겪거나 어른들이 하지 말라고 하는 일을 하다 고초를 겪는다는 점이다. 또 자신의 능력을 맹신해서 까불다가 불귀의 객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 영화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드라마는 크게 주목할 부분은 없다. 하지만 토네이도라는, 아직 인간이 정복하지 못한 자연에 맞서 그 궁금한 분야를 탐구하려는 자세만큼은 부럽기 짝이 없었다. 어차피 현존하는 과학의 많은 부분들이 누군가의 희생이 만든 자료의 축적 덕분이 아니던가.






커다란 스크린을 꽉 채운 듯 서서히 몰아치는 토네이도의 모습과 바로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오히려 당연해 보였다. 관객들이 네다섯차례 등장하는 토네이도의 모습에 마치 지구를 점령하러 온 외계함대의 모습같다며 환호를 보냈고 모든게 쑥대밭처럼 변해버린 그곳의 모습에 입을 벌린 채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한국처럼 평야가 빈약하고 구릉이 많은 곳에선 거의 발생할 수 없다 하니 좁은 땅덩어리에서 사는 우리는 다행인 걸까. 매년 여름 태풍 앞에 속수무책으로 걱정만 하고 사는 걸 보면 자연은 결국 공평한 셈이고 인간은 자연 앞에선 나약한 존재일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이 영화는 소위 풋티지 영상이라 하여 등장인물들이 소지한 카메라가 촬영감독이 가지고 있는 메인 카메라 이상의 역할을 하고 직접 내러티브를 하는 방식이다. 급박한 상황에서도 그들이 카메라를 놓지 않는다는 설정이 이 영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 크게는 메인 카메라,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 영상, 등장인물들이 핸드 헬드로 찍어놓은 영상, 마지막으로 토네이도가 몰아칠 때 보이는 부감영상은 방송사의 중계 영상을 따온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영상을 하나로 짜깁기한 것도 이 영화의 큰 특징 중의 하나다. 이런 방식의 영화에 익숙하지 않다면 약간의 어지럼증을 호소할 수도 있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인투 더 스톰 (2014)

Into the Storm 
8.3
감독
스티븐 쿼일
출연
리차드 아미티지, 사라 웨인 칼리즈, 제레미 섬터, 나단 크레스, 매트 월쉬
정보
액션, 스릴러 | 미국 | 89 분 | 2014-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