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마야 - [리뷰] 아이는 어른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빨리 큰다

효준선생 2014. 8. 28. 07:30






 어떤 영화 ? 어린 꿀벌을 통해 아이들의 성장에 대한 귀여운 상상력으로 충만한 영화




독일의 동화작가 발데마르 본젤스의 원작 꿀벌 마야의 모험이 나온지 100년이 지났다. 어린 꿀벌 마야가 성장하는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을 마야에게 동화시키고 무엇이 정의로운 일인지, 세상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공감해왔다. 익숙한 컨텐츠지만 본 지 하도 오래된 터라 이번에 새롭게 만들어져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마야는 어린 시절 읽었던 추억의 책장을 다시 넘겨보는 기대를 갖게 했다.






샛노란 컬러를 주조로 귀엽기 짝이 없는 어린 꿀벌 마야를 비롯해 그의 절친 윌리와 숲 속과 초원에 사는 여러 곤충과 동물의 모습들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졌다. 마야가 막 태어난 시점을 영화의 시작점을 삼았는데 여느 벌꿀처럼 숫자로 매겨지는 정체성과 달리 마야에겐 예쁜 이름이 주어졌다. 그렇게 된데는 천성적으로 부침성과 호기심이 충만한 그의 성격 탓에 벌꿀들의 유모인 카산드라 아줌마가 붙여진 것이다. 이렇게 자신만의 이름을 얻게 된 마야, 괜히 그에게 시비를 걸며 똑똑한 벌꿀의 등장에 못마땅해 하는 벌꿀계의 2인자 버즈리나 때문에 마야는 성장통을 된통 겪게 된다.






사실 마야에게는 정해진 부모가 없다는 설정이다. 꿀벌 왕국의 여왕이 큰 어른이고 모든 갓 태어난 꿀벌들은 제몫을 할 수 있는 일벌이 되기 전까지는 유모에 의해 길러진다. 날아다닐 수 있는 것도, 멀리 나가 화반에서 꿀을 채취하는 것도 일종의 사회 공동체의 모습을 닮았다. 이런 사회에서 인간으로 치며 고아나 다름없는 마야의 활약상을 보고 있노라니 한 어린이의 정상적 성장엔 확실히 제대로 된 어른이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물론 버즈리나처럼 악역을 담당하는 인물도 있지만 마야는 그로 인해 좌절하거나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세상으로 내려가 생김새도 생활습관도 다른 개체를 만나 친분관계를 유지하는 수완을 발휘한다. 물론 그 노력의 대가는 나중에 다 자신의 복으로 돌아온다. 이렇듯 아이가 커가고 그걸 돌봐주는 역할은 부모 뿐 아니라 공동체 안의 성인들의 몫이건만 요즘엔 그런 모습을 보기 참 어려운 것도 영화가 주는 반면교사인 셈이다.






영화에선 긴장감을 유발하는 두 그룹이 등장한다. 하나는 호시탐탐 여왕의 자리를 노리는 버즈리나와 꿀벌들을 위협하는 말벌들이 그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말벌에 대한 평가다. 덩치는 꿀벌보다 크고 벌꿀을 채취하는 대신 남의 것을 빼앗는다. 생김새도 좀 험악하고 마치 팬더곰을 닮은 모습을 하고 있다. 과연 그들의 크리처가 우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아무튼 복합적으로 조성된 위기를 어리디 어린 마야와 그 친구들이 무사히 극복해 내고 다시금 숲 속의 평화를 찾을 수 있을지, 어른들에겐 옛날에 읽었던 동화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게 하고 어린이 들에겐 귀엽디 귀여운 마야의 모습에 푹 빠져든 걸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세상 물정을 잘 모르지만 나름대로의 정의감과 도전정신 만큼은 현실을 방불케 할 정도로 의미가 깊다.






잘 날지도 못한 마야에게 여왕이 당당한 구성원의 일원이 되었음을 선포하고 그에게 내린 외교관이라는 직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새겨봤으면 좋겠다. 오로지 자기주장만 하고 다른 사람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언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해대는 요즘, 좀 못나게 보이는 타인을 배려하고 자기와 반대편에 섰었던 그룹과도 호의적으로 대하려는 마야의 모습은 말 그대로 귀감이 될 것 같다. 어린이용 만화임에도 어른들에게 주는 시사(示唆)도 적지 않다. 추석 나들이 가족 영화로 추천한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남녀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노란색이 넘실거린다.





마야 (2014)

Maya the Bee 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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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알렉스 슈타더만
출연
김서영, 홍소영, 김윤미, 방성준, 김정은
정보
애니메이션 | 오스트레일리아, 독일 | 87 분 | 2014-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