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우리가족 - [리뷰] 총각엄마와 여기 함께 모여 살아요

효준선생 2014. 8. 25. 07:30





 어떤 영화? : 사람간의 정이란 무엇인가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낯선 사람들과 사이를 좁혀가고 심지어 그들과 가족이라는 이름의 관계를 맺고 사는 사람. 결코 쉽지 않은 일임에도 그걸로 자신이 힘을 얻고 행복을 얻으며 사는 한 남자가 있다. 누가 시킨 것도 엄청난 돈벌이가 되는 것도 아니지만 마치 예전부터 해왔던 일인 것처럼 자연스러워 보이는 그의 일상이 영화로 옮겨졌다.






영화 우리가족은 10명의 탈북 청소년들과 한 집 살림을 하는 한 남자의 눈을 통해 생김새는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지만 다른 곳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그리고 목숨을 걸고 이곳에 도착했지만 아무래도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그들을 보듬으며 살아가는 모습이 담겨져 있는 휴먼 드라마다.






요즘 몇몇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탈북 새터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개중엔 연예인 버금가는 말솜씨를 뽐내며 인기를 얻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가상 결혼 프로그램을 통해 탈북 여성에 대한 이미지를 바꿔가는 케이스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 나오는 아이들은 특별나게 잘난 것도 없는 극히 평범한 외모의 또래 아이들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곳 생활에 대해 이해를 해야 할 시간 대부분을 혼자, 혹은 자기들 끼리 지낼 때의 시행착오를 바로 이곳의 삼촌이 인도자, 혹은 중재자 역할을 하며 그걸 줄여가고 더불어 살며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워낙 많은 아이들이 등장하는 탓에 누가 누군지 헷갈리지만 단독 컷과 사연들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감정도 출렁거리기 시작한다. 연이어 다녀온 태국에서의 봉사활동을 통해 누군가의 감시와 보호만을 필요로 했던 아이들이 이제는 누군가를 제 힘으로 도울 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할 줄 알고 조금 더 크면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야 할 그들이 자신들의 적성을 찾아가는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했다.






북녘 땅에선 그 아이들도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었을텐데, 이젠 그 친생부모가 아닌 낯선 한국 아저씨와 더불어 살아야하고 어쩌면 비좁아 보이는 집에서 또래 아이들과 북적거리며 살아야 한다는 점이 불편할 수도 있어 보였다. 하지만 최소한 영화에선 그런 갈등은 보이지 않았다. 영화적 재미를 위해 인위적으로라도 집어넣을 수 있는 그런 장면들이 보이지 않음은 오히려 이 영화를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장점이 되었다.






아이들이 자기들 때문에 결혼하지 않는 것 같다며 걱정을 하고 새로 들어온 어린 남자 아이로 인해 약간의 흔들림이 보였지만 그들은 현명한 선택을 했다. 마치 그들이 차례대로 그 집에 들어왔을때처럼 말이다. 시간이 흐르면 그곳은 삼촌이 아닌 형아들이 어른이 되어 책임질 날이 올 것이다. 그 사이 새로운 인물들이 들어올 것이고 그곳은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탈북 청소년들의 새로운 쉼터이자 커뮤니티가 될 것이다. 더 이상 외면하기만 할 수 없는 아이들, 김태훈 선생의 노고가 대단해 보이고 새로운 삶의 터전에서 주눅들지 않고 건강한 일원이 되어가는 아이들의 밝은 모습이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우리가족 (2014)

Our Family 
9.1
감독
김도현
출연
김태훈
정보
다큐멘터리 | 한국 | 85 분 | 201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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