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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짜 신의 손 - [리뷰] 돈이 흐르는 곳에 그들은 모인다

효준선생 2014. 8. 26. 07:30






 어떤 영화?  노름판이 인생의 축소본이라는 경고장 같은 영화, 온갖 종류의 인간이 들끓는다




직립보행을 하게 되면서 여유가 생긴 손으로 인간은 그들만의 문명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각종 도구를 만들어 내고 그걸로 실생활에 요긴하게 쓰일 물건들도 제작해냈다. 만약 손을 쓸 수 없었다면 불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며 그 이후 이야기는 명약관화다. 그렇게 손을 활용한 의식주의 개선으로 삶의 질이 윤택해진 인간은 더불어 뭔가 즐길 거리도 만들어냈다. 이른바 오락이다. 두뇌싸움으로 요약되는 대결의 현장엔 반드시 등장하던 그것들. 승부 또한 인간이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던 인성이므로 오락의 끝엔 내기라든지, 뭔가가 걸리게 마련이었다. 이렇게 탄생한 도박, 전세계에선 다양한 형태의 도박들이 보이고 한반도엔 화투가 왕의 자리에 오른게 얼마 전 일이다.






머리 나쁜 사람들에겐 권할 수 없다는 말이 있지만 그 안에서도 뭔가 꼼수들이 난무하는 통에 도박은 개인적인 일탈인 중독말고도 다양한 형태의 범죄와도 연루되기 십상이다. 판돈이 오고가고 그걸 하이에나처럼 노리는 군상들의 모습을 들여다보니 인간세상의 축약본 같다. 이 바닥에선 지존의 자리에 오른 꾼도 있지만 한 순간에 모든 걸 잃고 나락으로 떨어진 자들도 부지기수다. 오락의 특성상 한번 맛들이면 끝을 모른다고 하듯, 권토중래를 노려보지만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영화 타짜 : 신의 손, 화투를 소재로 강렬한 인상으로 남긴 캐릭터의 영화 타짜의 후속편인 이번 영화는 잘알려진 허영만 화백의 원작소설을 영상으로 옮긴 작품이다. 워낙 잘 알려진 작품이고 이미 무녀리 판(최동훈 감독 연출)이 있기에 새롭게 메가폰을 잡은 써니의 강형철 감독은 어떤 버전을 보여줄지 그 또한 궁금했다. 그리고 나서 결론은, 이 영화는 여전히 강력한 느와르에 적지 않은 유머와 멜로가 가미된 오락영화의 모둠 같았다. 






영화는 전편에서 고광철(유해진 분)이 고니가 남긴 돈을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에 전달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곳에서 운명처럼 만난 고니의 조카 함대길, 피는 못 속이는 법인지, 어려서부터 타짜기질을 타고 난 그에게 자신의 운명을 건 한판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음을 그는 잘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이후 시골 촌놈에서 강남 멋쟁이로, 그리고 스승의 복수와 사랑하는 사람을 구해야 하는 주먹으로 커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기본적으로 화투로 할 수 있는 노름, 고스톱과 섰다를 기본으로 다양한 승부의 세계가 정신없이 몰아치는데 설사 노는 법을 잘 모른다고 해서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인물들의 표정과 바로바로 이어지는 피드백으로 인해 승자와 패자의 갈림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최근 본 영화 중에선 가장 많은 컷을 사용한 듯, 잠시 한눈을 팔면 이미 돌아간 화면 때문에 울트라 멀티 캐릭터의 그것처럼 혼미해질 수도 있다.






원작에 맞춰 인물들을 생략하지 않고 모두 소환하는 바람에 등장인물들이 적지 않지만 그들이 나오고 빠지는 순간을 잘 포착한 절묘한 연출력 탓에 조금도 지루하지 않고 허투로 소비되지도 않았다. 특히 전작에 등장했던 인물들 역시 옛날 화면들을 활용해 불러냈고 이번에 새롭게 소개되는 인물들 역시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영화 타짜는 줄거리 흐름만큼이나 캐릭터들에 대한 이야기거리도 많지만 역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함대길(최승현 분)과 그의 피앙세 허미나(신세경 분), 그리고 새로운 악역으로 등장하는 답십리 장동식(곽도원 분)의 대결이 불꽃 튄다.






정직한 승부만이 있었다면 이 영화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말로는 깨끗하게 하자고 하면서도 각종 장비들을 이용해 사기를 치고 같은 편으로 알았던 사람들에게 크게 뒤통수를 맞기도 한다. 그리고 그 사이의 빈공간은 교묘하게 설치된 배경음악과 트랜지션이라 불리는 특수한 화면전환등 들을거리와 볼거리등이 채우고 있다. 비록 147분의 상당히 긴 러닝타임을 자랑하지만 마치 매 장면이 만화책을 넘기는 듯한 빠른 전개와 마지막 승부의 대결에서 등장하는 화끈한 장면등으로 지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음 승부도 기다려진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아귀로 나오는 김윤석, 전편에 이어 이번에도 살벌한 분위기를 풍긴다. 





타짜-신의 손 (2014)

5.1
감독
강형철
출연
T.O.P, 신세경, 곽도원, 이하늬, 유해진
정보
| 한국 | 147 분 | 2014-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