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1월의 두 얼굴 - [리뷰] 낯선 이에게 낯익은 정이 느껴지다

효준선생 2014. 8. 24. 07:30






 어떤 영화? : 생면부지의 세 남녀의 아슬아슬한 공존, 로드무비 형식의 심리 스릴러





묘한 경쟁심의 발로였다. 세 사람을 통해 투영된 심리의 간극은 흔해 보이는 건 아니다. 평범해 보이면서도 극단적인, 마치 뭔가에 홀린 듯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그것이 비록 작위적이었다고 해도 100분 정도는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볼 만했다.






영화 1월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마저 독특한 심리 스릴러물은 그리스와 터키를 배경으로 세 남녀의 만남과 사건에 얽힘, 충돌이 가져온 파국을 미스테리하게 그려내고 있다. 마치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실험극 같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패트리샤 하이스미스1의 동명 소설을 영상으로 옮기 이 작품은 범죄영화의 틀은 갖추고 있지만 그 보다 각 인물들의 심리 상태의 변화를 지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스에서 개별 가이드를 하는 미국 청년 라이달은 그곳에 온 체스터와 콜레트 부부를 만난다. 하루 가이드를 해주며 묘한 인연의 끈을 만든 그들은 이내 알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며 한 배를 탄 운명이 되고 만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들의 정체다. 각자 미국 유수의 대학을 나왔다는 젊은 가이드도, 잘나가는 증권 딜러라는 중년 남자도, 한눈에 봐도 매력적인 젊은 여자도 과연 그들 입으로 소개된 정체가 맞을지 의심스러웠다. 물론 끝날때까지 관객들에게도 설명되지 않는다. 의심이 깊어지면 병이 된다. 사건의 용의자가 된 그들이 이리저리 피해다니는 과정에서 도로 문제가 터지고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진 뒤에서야 그들은 조금씩 속내를 드러내지만 그 조차도 섣불리 믿기 어려울 만큼 곪아있다. 그걸 치유해줄 것이고 믿어 보지만 이들의 행동 면면이 그럴 가능성을 수시로 배제한 탓에 바로 다음에 나올 이야기를 예측한다는 건 불가능했다.






1962년을 배경으로 하기에 그 시절에 맞는 미술과 필름의 색감도 고색창연하다. 한편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기만 했던 당시의 미국의 경제적 부흥과 그 거품에 대해서도 이 영화는 직시한다. 나름 고급인력인 청년이 외국에서 일일 가이드를 하며 바가지를 씌운 돈으로 생활을 한다든지, 혹은 미모의 젊은 여성이 중년 남성과 인연을 맺을 수밖에 없는 사연, 그리고 무엇보다 한탕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은 주식 사기 사건이 언급되는 부분에선 이 영화가 던지는 사회적 메시지도 가볍게 볼 영화적 장치만은 아니다.






이 영화 배경이 되는 그리스의 풍광이 대단히 아름답다. 고대 유적지가 수시로 스쳐 지나고 인적 없는 바닷가마저도 누구는 일부러 찾아간다고 할 만큼 정취가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 사람이 선물하는 각자의 감춰진 사연, 그리고 은근한 경쟁심리와 배타심. 전체적으로 그들을 감싸고 있는 강력 사건까지. 무장하고 똑똑한 형사들의 추격전은 생략되었어도 과연 이들은 원하는 목적지까지 무사히 이동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내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나지 않으려고 애를 썼던 시도는 완결될 수 있을까  비고 모텐슨과 커스틴 던스트와 영화 인사이드 르윈으로 주목 받았던 오스카 아이삭의 연기는 믿고 봐도 좋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1월의 두 얼굴 (2014)

The Two Faces of January 
5
감독
후세인 아미니
출연
비고 모르텐슨, 커스틴 던스트, 오스카 아이삭, 데이빗 워쇼프스키, 프로메테우스 알레이퍼
정보
스릴러 | 영국, 미국, 프랑스 | 96 분 | 2014-09-11



  1. 퍼트리샤 하이스미스(Patricia Highsmith, 1921년 1월 19일 ~ 1995년 2월 4일)는 미국의 작가이다. 텍사스 주 포트워스 출신으로 1950년 열차 안의 낯선 자들로 단번에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데뷔했다. 이 작품은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에 의해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져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데뷔작 외에도 알랭 들롱 주연의 동명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는 태양은 가득히를 시작으로 하는 《톰 리플리 시리즈》가 유명하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