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백투더 씨 - [리뷰] 마음껏 네 꿈을 펼치렴

효준선생 2014. 8. 19. 07:30






날개 달린 생선으로 오해를 받는 청새치 케빈이 절대로 가서는 안되는 곳이라 하여 금기시 했던 곳으로 가게 된 데는 일종의 오기같은 것 때문이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어른들이 하지 말라는 걸 하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난리가 나지만 막상 하고 보면 별 일도 아닌 걸, 그리고 그 아이들의 아버지들도 어린 시절 그런 일을 경험하고 어른이 되었던 걸 잘 기억하지 못한다. 어찌되었든 케빈이 겪어야 하는 일은 그래도 어른이 되기 위한 성장통 치고는 상당히 큰일이다. 바로 인간에게 잡혀 미국에 있는 어느 차이나타운의 식당 수족관에 들어간 것이다.






영화 백 투 더 씨는 아직은 어린 청새치를 의인화하여 세상 밖의 일을 겪으며 위험한 일, 해서는 안되는 일과 직접 부딪치면서 해결을 하는 과정을 그린 모험 성장 애니메이션이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비록 주인공은 작은 생선이지만 그 안엔 인간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걸 체현시킨 것이 바로 중국 식당 주인의 아들 샤오바오다.






출세를 하는 사람들의 공통 사항에는 확실히 남다른 부모의 영향이 있다. 오로지 공부와 성적에만 매달리게 하는 부모 밑에서는 세상이 주목하는 인재는 나오지 않는다. 말썽도 부리고 괴짜라는 소리도 듣지만 그 역시도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 믿고 지원해 주는 부모,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라 이 너른 세상에 나가 생김새도 언어도 사고방식도 다른 사람들과 만나게 해주는 부모에겐 그 만큼의 자식이 커간다.






케빈이 혼자서 난관을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면 샤오바오는 기성세대의 벽에 좌절도 하고 극복도 하며 해결책을 찾는 모습을 대비한다. 둘 다 요즘 아이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 하겠다. 그렇다고 되바라져서 반항만 하는 아이의 모습도 아니다. 어렵사리 미국에 정착해서 사는 중국인들과 부모의 일을 이어 받는 것이 얼마나 가치있는 것인지는 그도 잘 알고 있다. 샤오바오의 방에 걸려 있는 民以食爲先(백성은 먹는 걸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는 글귀도 부모 세대의 팍팍했던 생계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제는 좀 다르다. 여행기자가 되고 싶었던 샤오바오와 좀 더 너른 세상으로 나가보고 싶었던 케빈은 이렇게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유리벽으로 된 수족관을 사이에 두고 그들은 서로의 마음을 털어놓는다. 샤오바오가 수족관 안에 있는 케빈을 향해 말도 안통하지만 그래도 너한테 이렇게라도 자기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다고 하는 부분에선 말 그대로 소통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한다. 만약 샤오바오가 요리사가 되길 바라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열심히 한다면 그 역시도 어느 중국식당의 셰프가 될 수는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행복할까.






사람들은 자기 자식들이 모두 훌륭한 인재가 되길 바란다. 하지만 모두가 고관대작이 될 수는 없지 않은가 그걸 안다면서도 결코 부모들은 자식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기에 아이들은 힘겹다. 아이들의 경쟁상대는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는 옆자리 학생이 아니라 미국 어느 똘똘한 학생임에도 그걸 착각을 한다. 세상에 나가 그들과 경쟁하는 건 중국식당 수족관 생선들이 탈출해서 바다로 가는 것 이상으로 어렵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포기란 없다. 이 영화가 스펙타클한 액션이나 눈이 팽팽 돌아가는 입체 효과로 중무장한 다른 만화 영화와 다른 점은 아이들 스스로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할 여지를 만들게 한다는 점이다.






중국계 감독이 만들었고 스탭 대다수가 중국계인지라 영화 전반적으로는 미국에 사는 중국인들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엔딩 크레딧에선 흑백 애니메이션으로 본편에서 살짝 빠져 있는 후기들이 잘 설명되고 있으니 놓치지 말아야 한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백투더 씨 (2014)

Back to the Sea 
10
감독
톰 루
출연
이경태, 이지현, 최낙윤, 이재범, 유해무
정보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 캐나다 | 96 분 | 2014-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