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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꼬마 니콜라의 여름방학 - [리뷰] 그해 여름은 뜨거웠네

효준선생 2014. 8. 12. 11:55





 한 줄 소감 :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즐거울 수 있는 빼꼽 빠질 가족영화




어린 시절 여름 방학은 크리스마스와 함께 학수고대하던 그 날이었다. 겨울방학은 추운 날씨 탓에 집에 꼼짝 못하고 처박혀 있어야 했다면 여름방학은 그야말로 놀러가기엔 더없이 좋은 계절이기 때문이다. 한달 남짓되는 방학동안 시골 외갓집에도 가도 가족들과 바닷가에도 놀러갔다오면 어느새 곶감 빼먹듯 개학 날짜는 무섭게 다가오고 그제서야 밀린 방학 숙제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프랑스 국민 어린이 니콜라는 1950년대 말 처음 세상에 선을 보였으니 실제 니콜라가 생존해있다면 지금은 초로의 할아버지인 셈이다. 그런 니콜라가 두 세대를 건네 뛰어 많은 사람들의 환호를 받는 이유는 일종의 회귀 본능때문이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전후복구 사업도 어느 정도 마무리 되면서 프랑스 특유의 낭만주의 사조가 당시를 휩쓸었다. 전에 없던 물건들이 패션을 입고 등장했으며 이젠 총과 칼을 들고 살상을 일삼는 날이 아닌 자유를 만끽하는 날을 그들은 반겼다.






영화 꼬마 니콜라의 여름방학은 2010년 개봉했던 꼬마 니콜라의 두 번째 이야기다. 동생이 태어날 때의 미묘한 감정을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그린 1편에 이어 이번엔 프랑스 서부 해변으로 떠난 바캉스 소동을 그리고 있다. 여름방학이 되자 니콜라 아빠는 매년 산에 가서 고생했던 기억이 떠올라 이번엔 바다로 가자 했다. 이른바 바캉스인 셈이다. 집 나서면 개고생이라는 말도 있지만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한적한 바닷가. 그곳에서 만난 니콜라와 친구들의 이야기, 아버지와 동창 간의 이야기. 졸지에 여배우로 캐스팅 될 뻔한 엄마의 이야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얼핏보면 중구난방 대책없는 슬립스틱 코미디같지만 결국엔 가족간의 화목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집에선 차마 할 수 없었던 마음 속 깊이 간직했던 이야기들이 새로운 분위기에선 술술 나오게 되고 그걸로 응어리졌던 마음이 풀려가는 곳. 그런게 여행의 묘미 같다.






니콜라에겐 이번 여행을 통해 여러 명의 친구들이 생긴 모양이다. 각자 개성있고 독특한 모습이 영락없는 만화 캐릭터들이다. 그들과 어울려 하루가 짧게 노는 모습을 지켜보니 방학이 되도 학원 순례를 해야 하는 한국의 어린이들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의 순정 만화같은 사랑이야기도 제법 근사하게 보일 정도니 만약 이 영화를 한국의 아이들이 본다면 부러워 죽겠다고 하겠다.






워낙 오래된 컨텐츠를 영상으로 옮기다 보니 슬립스틱 코미디가 어색해 보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예리한 시선을 가진 영화 팬들이라면 이 영화 곳곳에 숨겨진 거장 감독들의 오마주 장면들을 발견할 수도 있다. 50년대 후반 프랑스의 모습을 담다 보니 그 당시 유행했을 법한 수영복이라든지, 가전제품들도 신기하게 보이고 1편에서도 나왔던 니콜라네 빨간 자동차도 눈에 익었다. 부모의 역할은 같은 배우가 했지만 니콜라를 비롯한 친구들은 모두 오디션을 통해 새로 뽑은 연기 초년병이다. 동심으로 돌아가 50년대는 아니더라도 지금으로부터 몇 십 년 전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면 다 큰 어른들도 뜻밖에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이 영화는 아역 배우 보는 즐거움도 크다. 니콜라의 여친으로 누가 더 어울릴까?





꼬마 니콜라의 여름방학 (2014)

9
감독
로랑 티라르
출연
오인실, 이선영, 유해무, 오수경, 유호한
정보
코미디 | 프랑스 | 92 분 | 2014-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