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빙봉협 : 중생지문 - [리뷰] 변해서 온 그대

효준선생 2014. 8. 3. 07:30





  한 줄 소감 : 견자단은 참으로 쓰임새도 다양하다





중국 명나라는 한족이 세운 마지막 왕조였다. 만주족의 청나라에 의해 멸망당하고 자신들만의 정통성이 훼손된 일에 대해 상당한 분개를 느꼈을 것이다. 그런 연유로 명말 기개를 가진 장수들에 대한 이야기가 적지 않은데 개중엔 정말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은 인물들도 적지 않다. 그들의 죽음엔 청의 사주를 받은 반대파가 있었고 힘을 쓰지 못하는 혼군(昏君)에 대한 실망으로 스스로가 반기를 들다 죽음을 당한 경우도 있었다.






영화 빙봉협 : 중생지문의 주인공인 하영(賀英)은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이다. 그의 족적은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극중 그의 모습을 보니 마치 원숭환 장군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그 역시도 그의 승승장구를 시샘한 반대파의 모함에 휘말려 억울한 죽음을 당한 인물인데 당시 그가 처형당하는 장소엔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그의 시신일부와 유류품을 나눠같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한참 시간이 흘러서야 그의 우국충정이 밝혀졌지만 그의 죽음으로 인해 명나라의 멸망이 수십 년은 앞당겨진 걸 생각하면 어리석은 황제 밑에서 고생하는 민초들만 안된 셈이다.






극중에서 하영은 왜구와 결탁했다는 의심을 받고 처형을 당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리고 눈 폭풍에 갇혔다가 현대로 넘어와 깨어난다는 설정이다. 하지만 그 한 사람 뿐이 아니라 또 다른 인물들도 같은 상황에 처하고 현대에 와서도 여전히 그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이 존재하는데, 과연 그는 자신의 억울한 누명도 벗고, 이곳에 와서 알게 된 사람들의 목숨도 지켜낼 수 있을까






예전과 달리 홍콩 영화배우들에 대한 한국 영화시장에서의 대우가 좋지 않은 형편이다. 그나마 임달화와 견자단 정도가 나은 형편인데 이 영화엔 둘 다 등장하며 건재함을 과시한다. 전체적인 흐름이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하영 역할을 한 견자단의 우직한 연기와 정체를 알 수 없는 경찰 국장으로 등장하는 임달화의 균형감각이 극을 끌고 나가는데 도움을 준다.






워낙 과거를 살다 갑작스레 현대로 넘어와 문화적 충격을 겪는 장면들이 웃음을 유발한다. 타임슬립의 변형인 셈인데, 처음 먹어보는 치킨카레 스파게티에 필이 꽂힌 모습하며 도포자락을 휘날리는 걸 벗고 나름대로 가죽패션이 잘 어울리는 그들의 모습이 적응불능의 모습을 보여준다. 인도의 시바신의 양물을 두고 이들이 추격전을 벌이는 과정이 다소 억지스럽지만 이번 시리즈에서 마무리짓지 못한 채 다음 시리즈를 기다려야 하는 수고스러움만 제외한다면 꽤 볼만한 오락영화다.






참고로 제목으로 사용된 빙봉협은 얼음에 갇힌 남자라는 뜻이고 중생지문은 다시 사는 길이니 이번에 고초를 당한 주인공들이 어쩌면 다음 시리즈에선 원래 자신들이 사는 곳으로 돌아간 뒤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오늘날의 홍콩의 이곳저곳을 옛날 사람의 시각으로 비추는 장면도 흥미롭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오랫만에 보는 황성의, 주성치에 의해 쿵푸허슬의 벙어리 행상으로 발탁된 게 벌써 10년, 

올해 지진희,차수연과 영화 길위에서를 찍었다 





빙봉협: 중생지문 (2014)

Iceman 3D 
6
감독
나영창
출연
견자단, 황성의, 임달화, 왕보강, 오언조
정보
액션, 판타지, 코미디 | 홍콩, 중국 | 104 분 | 2014-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