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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8 : 우리들의 성장 느와르 - [리뷰] 청춘이 좀 아프고 어설프다

효준선생 2014. 8. 2. 07:30





   한 줄 소감 : 야생마같던 그 시절도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라 말할 수 있을까



지금과 비교한다는 게 어불성설이지만 30년 전 고등학교 때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당시 일탈행위라고는 일명 담타기라고 해서 쉬는 시간에 외부로 나가서 군것질을 하거나 양호실에 누워 아프다고 하고는 수업에 땡땡이치는 정도였다. 물론 넘치는 숫컷 근성을 잠재우지 못하고 간혹 주먹 싸움을 하는 일도 있었지만 그뿐이었다. 그러다가 걸리면 어떤 벌이 내려온다는 걸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고3 어느 날 반에서 1, 2위를 놓치지 않던 녀석이 야간 자율학습 때 화장실에서 흡연을 하다 걸린 모양이다. 당시엔 그 정도 성적이면 서울대는 따 놓은 당상이라 담임도 상당한 기대를 했던 녀석이다. 그랬으니 담임의 실망도 무척 컸나보다. 아이들이 다 보는 앞에서 면상을 향해 주먹이 날아갔다. 지금 같으면 말도 안 된다고 하겠지만 그땐 그게 법이라고 생각했다. 일벌백계를 통해 다른 아이들에게도 제대로 본보기를 보이겠다고 한 행동일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그 녀석의 학부형이 학교를 찾아와 당장 전학을 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사태로 확산이 되었다.






그 이후 일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여전히 흡연을 하는 지 녀석 주변에선 담배 냄새가 났고 공부 또한 그럭저럭 해서 서울대는 못 갔지만 상위권 대학에 들어갔다는 소문은 들었다. 영화 18 : 우리들의 성장 느와르를 보면서 이미 기억에서 삭제된 듯 어렴풋하게 남아있던 옛날 학창시절 이야기들이 스쳐지나갔다. 영화 속 에피소드들은 무척이나 거칠고 정말 저런 일이 있을까 싶기도 했는데 예전과 비교해 아이들이 거칠어졌다기 보다 세상이 각박해진 탓으로 여기고 싶었다. 물론 이 영화는 오늘을 배경으로 하지는 않는다. 그들이 입고 있는 스웨터가 시대배경을 가늠케 한다. 






또래들 보다 주먹 두개 정도 작은 체구, 같은 학년으로 보이지도 않는 고등학교 2학년 녀석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그는 알아서 학급 짱에게 거리낌없이 다가선다. 그렇게 어울리게 된 아이들, 공부는 제대로 하는지 드러나지도 않는다. 툭하며 모여서 커피샵에서 진을 치고 실없는 농담이나 걸쭉한 야담을 풀어놓으며 낄낄거린다. 담배는 예사고 음주도 서슴지 않는다. 저 아이들에게 꿈은 있을까 라는 궁금증보다 앞선 건 저러다 큰 사고가 터지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이 영화엔 기성세대는 많이 나오지도 않는다. 학원 영화임에도 선생의 개입은 전혀 없다. 오로지 아이들만의 이야기다.






이렇게 아이들이 만든 이야기와 사건을 위주로 극을 전개하다 보니 사실감을 살리는 것과 그래도 아직은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다 보니 순화시켜야 하나 싶은 고민에 빠졌을 것 같다.  하지만 과감하게 전자를 선택한다. 주인공인 한동도가 유난히 비디오에 집착하는 것도 결국 현실에 대한 부정이다. 그의 모습을 봐서는 스스로가 짱이 될 깜냥은 못된다. 가장 힘센 녀석과 어울리면서 그들 세계에 함께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기 위해 내놓아야 하는 너무 많은 것들이 문제긴 하지만.






아이들은 어떻게해서든 자란다. 그 와중에 질풍노도니 맥랑시대니 해서 형용하는 말들도 적지 않지만 정말 위험천만해 보여도 그게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믿어 보는 수 밖엔. 우리 때는 그러지 않았다거나 공부 잘하는 엄마 친구 아들 이야기만 해서는 결코 아이들을 수용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무척 다행스럽게도 공부만 하는 아이들만 있어 행복한 부모에게 과연 당신의 아이들은 스스로를 행복하다고 여기며 사는 건지 물어보라 하고 싶다.   






아역 탤런트 출신인 이재응이 주연으로 나오고 아직은 이름값보다 연기력을 키우는데 매진하는 여러 젊은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안정된 연기를 보이는 걸 봐서는 조만간 이들 중 한두 명은 스타 배우가 될 자질이 보인다. 이 영화가 스타 청춘 배우의 요람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화장실 장면, 거들어 때려주고 싶은 분개심이 들었다. ㅋ





18: 우리들의 성장 느와르 (2014)

18 - Eighteen Noir 
10
감독
한윤선
출연
이재응, 차엽, 이익준, 배유람, 서주아
정보
드라마, 액션 | 한국 | 104 분 | 2014-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