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밀애 - [리뷰] 사랑에도 배려가 필요해

효준선생 2014. 7. 26. 07:30





 한 줄 소감 : 그저 사랑을 빙자한 애정행각이다





일로 만난 사이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렇게 빠르게 진도를 나갈 수는 없을 것이다. 남녀 관계라는 게 정답이 없긴 하지만 일을 하다 조금씩 발전되는 사랑은 쉽게 사그러지지 않는 특성이 있다. 일을 하는 사람에겐 사랑만큼 일도 중요하다 보니 자신의 일이 사랑 때문에 망가지는 걸 원하지 않는 경향도 반영된다.






영화 밀애는 전시회 큐레이터인 여성과 촉망받는 사진작가 사이의 밀고 당기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에로틱 무비다. 대 여섯 차례의 정사신과 말초신경을 자극할 만한 대사들이 오고 가지만 그렇다고 엄청나게 파격적인 장면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대신 롱컷을 활용해 베드신을 찍어내면서 침을 꼴깍 삼키게 하는 효과는 있긴 하지만 그게 극적 장치로 작용한다고 볼 수는 없다. 대신 중학생 딸이 있는 연상의 이혼녀와 아직 젊은 총각과의 러브 스토리가 불안스럽게 이어지고 예견할 수 있는 이들의 파경이 어떻게 종결될지 궁금해진다. 남녀의 애정신은 그 사이를 메우는 접착제의 역할을 한다.






먼저 추파를 던진 건 큐레이터다. 전시회를 위해 둘 만 남아 일을 하던 중 술 한잔 하자고 권유하고 남자가 원했던 전문가용 사진기를 선물한다든지 심지어 딸이 집을 비운 사이 집으로 불러들이는 모험을 감행하기도 한다. 그럼 그녀는 그저 남자와의 육체적 관계만을 위해 그런 사랑놀이를 자행한 것일까 그리고 반응하는 남자의 속마음은 또 어떤 것일까 사랑을 하니 언젠가는 미래도 생각을 했어야 할 텐데 이들 사이를 헤집어 놓는 건 따로 있었다.






점점 농도가 짙어지는 여자의 색욕에 가까운 시도들, 성인 용품에 데리고 간다든지, 혹은 쓰리섬을 연상케 하는 시도를 하려고 한다든지, 갈수록 그녀의 그에 대한 마음 씀씀이들은 정상적인 남녀관계를 생각했던 남자로서는 불가사의한 것들이다. 이미 결혼 경험이 있는 이혼녀라고 해도 지나칠 정도로 밝히는 것들의 사연이 나온 건 아니었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그녀 수준의 여성에게서 보이는 행동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이 영화가 단지 두 남녀의 행위에 대해서만 포커스를 맞춘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쉽게 미래를 약속하기 힘든 커플의 사랑 관계에서 변화가 생긴다면 이라는 가정하에 이런 저런 설정을 담은 것으로 보이는 데 만약 자신의 일 때문에 상사라 할 수 있는 큐레이터의 눈치를 살핀 것이라면, 반대로 자기보다 어리고 자기의 말 한마디면 전시회는 물 건너갈 것이기에 좀 더 편하게 남자를 대한 여자였다면 두 사람의 만남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두 사람 외에도 이 영화엔 성희롱이라고 할 수 있는 장면들이 다수 등장한다. 상사가 여직원에게 생김새를 두고 농을 친다든지, 회식자리에서 엉덩이 부근을 쓰다듬거나 하는 장면들이다. 반대로 남자 부하직원이 있는 자리에서 성적 농담을 주고받는 여직원의 모습도 비춘다. 잊을 만하 하면 튀어나오는 직장 내 성희롱과 건전한 남녀 관계의 시작은 도대체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 걸까 이미 끝난 사이임을 직감한 두 남녀가 장시간에 걸친 정사를 벌인다. 카메라는 배우들이 지쳐 그만둘 때까지 작정을 하고 밀어 붙인다. 사랑은 겉돌고 그저 애욕만이 난무하는 요즘 이런 애정행각에 대한 고발이라면 너무 거창한 것일까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밀애 (2014)

4.5
감독
김민준, 김인규
출연
유라성, 황보욱, 조은서, 김늘메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한국 | 86 분 | 2014-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