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 2 - [리뷰] 어느덧 이만큼 자랐어요

효준선생 2014. 7. 27. 07:30





  한 줄 소감 : 청룡열차를 탄 기분이 든다. 





오래 전 지금의 스칸디나비아 반도에는 바이킹 족이 살고 있었다. 주로 바다를 근거지로 해서 살았던 탓에 그들의 이미지는 배를 타고 타고 다니는 원시 해적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그후 유럽을 차지한 외지인들에게 비친 바이킹의 모습은 확실히 거칠고 야수같은 모습으로 기억되었고 우리가 만날 수 있는 몇몇 만화등에서의 그들의 모습이 꼭 그렇게 보인다.






1980년대 한국의 브라운관에는 바로 이들, 바이킹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만화 영화가 선을 보였다. 제목은 꼬마 바이킹 비키다. 어린 남자아이 비키와 그의 가족, 친구들의 에피소드를 담은 이 영화는 바이킹의 존재에 대해 당시 아이들에게 상당히 깊은 인식을 갖게 했고 단순히 해적의 이미지를 뛰어 넘는 친근한 모습으로 각인되었다. 그런데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 2 를 보면서 문득 예전에 봤던 그 만화영화가 떠올랐던 건 그 만큼 비슷한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 철들지 않은 청소년기의 아들과 오랜 전투 끝에 얻은 상처로 애꾸가 된 아빠, 그리고 용머리를 한 배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이 영화와 무척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3년 전 이 영화의 1편을 보면서 내용도 내용이지만 하늘을 날아다니는 용의 모습이라 그런지 입체효과가 대단하구나 하는 느낌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그 어떤 것보다 활공과 낙하 장면등에서 입체 효과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으며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채 그들을 따라다니는 기분이 들었다. 이번엔 먼저 2D로 본 뒤 이틀 뒤에 IMAX 3D로 다시 한 번 보니 확연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화려한 볼거리와는 달리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했다. 애니메이션의 단골 소재인 아이들의 성장이 이번 영화에서도 가장 큰 주제로 다뤄졌지만 가족 관계에 대한 화해를 다룬 부분을 제외하면 히컵이 속한 그룹과 드라고가 속한 그룹의 극단적인 선악관계의 대비로 큰 긴장감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오히려 두 가지의 이야기가 상충하고 있다는 점이 약점이다.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어린 시절 집을 나간 엄마와의 해후와 강력한 적인 드라고의 출현인데 다시 말해 이제 갓 성인이 된 주인공 히컵은 미래 족장이 될 것이다 라는 운명을 서서히 느끼는 중에 엄마를 만난 것이고 그가 엄마를 만나고 다시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것과 드라고와의 한판승을 벌여야 한다는 것과는 큰 연관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90여분 영화를 둘로 나눈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는 말이다.






에렛이라는 엉뚱한 캐릭터가 맛보기로 등장하며 갈등 구조를 만들어 놓고 마지막에선 히컵의 아버지마저도 긴장하게 만든 바 있었던 드라고의 출현으로 이야기는 갑자기 두 박자 튄다. 드라고는 일종의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독재자의 이미지다. 그에게는 절대적인 힘을 가진 필살기가 있고 그걸로도 이미 충분히 세상을 손에 넣을 듯한 카리스마의 대마왕이다. 거기에 비해 히컵은 아직도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는 중인데, 이 둘을 붙여 놓고는 그래도 우리의 주인공이 이길 것이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결론을 미리 말해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투슬리스나 히컵이나 드라고나 사실은 어딘가 불편한 몸을 하고 있다. 히어로도 아니다. 투슬리스나 히컵은 서로가 없으면 하늘을 날지 못한다는 설정이고 드라고 역시 수하의 수많은 괴력의 드래곤들이 아니라면 그렇게 큰소리치지 못할 형편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대결을 하고 만다. 한 사람은 세상을 수하에 넣기 위하여 다른 한 사람은 그걸 막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하여. 누가 옳다고 할 수도 없다. 둘 다 자신들의 가치관에 맞춰 행동했을 뿐이다.






영화에서 관건이 되는 부분은 대결을 통한 승리가 아닌 바로 소통이었다. 말은 서로 통하지 않으면서도 눈빛만 보면 그 의미를 알 수 있는 사람과 용의 관계, 완벽한 형편은 아니지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사이라는 점이 무척 중요하다. 늘 어린 아이로만 여기는 히컵의 아버지나 과거 평화를 주장했다가 홀로서기를 선택한 엄마에게도 결국은 소통과 이해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었다.





이번 시리즈는 마냥 어리기만 해 보이던 히컵이 성인이 되고 자신의 책무를 다할 수 있는 자리에 오르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고단한 액션과 더불어 극대화 시켰고 가족의 재구성을 통해 남자로서, 그리고 젊은 리더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선에서 마무리지었다. 어쩌면 다음 수순을 위한 징검다리 정도에 머문 느낌이 든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드래곤 길들이기2 (2014)

How to Train Your Dragon 2 
9.1
감독
딘 데블로이스
출연
오승윤, 안장혁, 최석필, 김서영, 방성준
정보
애니메이션, 액션, 어드벤처 | 미국 | 101 분 | 2014-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