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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오성의 7인의 암살단 - [리뷰] 세상은 사람이 바꾼다

효준선생 2014. 7. 21. 07:30






  한 줄 소감 : 중국영화팬들은 어떤 기분으로 이 영화를 봤을지 무척 궁금함





중국 청나라는 한족의 나라가 아니었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한족 입장에선 만주족에 의한 침탈의 시대이자 굴욕의 시대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북경에 입성해 주인행세를 하기 시작한 후금이 지속적인 한화(漢化)를 통해 한족들의 허전함을 잘 아우르며 통치한지 300년이 다되어 가면서 그 혈기왕성했던 유목민족의 기개는 어느덧 사라지고 몽매한 황제들의 연이은 등장과 외척의 간섭, 그리고 외세의 침탈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을 보며 한족들은 부흥의 기회를 노렸다. 세상은 변화를 요구했지만 기득권이라 할 수 있는 황제와 귀족들, 그리고 부자들에겐 그 변화란 자신의 것을 빼앗기는 것이라 여기고 당연히 반대했고 저항하는 세력들은 토벌해왔다. 최소한 1911년 신해혁명이 일어나기 직전 까지의 상황이다.






영화 유오성의 7인의 암살단은 다소 민망한 제목만 아니었다면 역사적 배경이라든지 출연하는 배우들의 면면만 놓고 보면 망작은 아닌 셈이다. 제목에서 보다시피 청나라 관병의 눈을 피해 숨어 살던 한 무리의 사람들이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자신들을 억압하던 한 친왕(親王)을 물리치기 위해 흥기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청나라때 친왕이란 왕족의 하나로 황제가 된 자의 형제, 조카, 아니면 나라를 운영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자의 자제에게 내리는 일종의 특권층 신분제도와 같은 것이다. 이 영화에서 공공의 적으로 등장하는 자가 친왕이니 결국 공권력에 저항하는 셈이다.






영화 초반부는 금괴를 운반하던 무리와 그걸 빼앗은 마적단의 등장과 소란으로 다소 어수선했다. 거기서 잡혀간 인물이 역시 그 동네 유지에 의해 풀려나고 그로 인해 괜한 죽음이 이어진다. 황금협은 철운이라는 인물이 숨어든 곳으로 그곳 사람들은 새로운 세상을 얻기 위해선 은둔이 아닌 저항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달걀로 바위를 치는 것임을 알고서도 봉기에 나선다.






이 영화가 독특한 건 제 아무리 무능하고 저열한 왕족이라도 공권력에 맞서 대규모로 봉기를 하는 장면을 독한 마음을 먹고 그려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황금협의 우두머리라 할 수 있는 묘사장 이라는 인물과 황금협에 모여든 사람들의 면면이 대개는 어딘가 완전하지 않은 모양새였다. 가족을 잃고 고향을 등지고 떠나온 사람들, 역사적으로 수많은 민란을 통해 버려진 삶을 살아야 했던 사람들이다. 그들을 한데 뭉치게 한 힘은 죽음을 불사하고서라도 불의에 맞서야 한다는 것인데 아무리 시대상이 그렇더라도 목숨을 내놓은 채 싸우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그만큼 시대가 위중했다는 반증이다.






영화엔 비록 단역이고 잠시 나왔다 죽는 역할임에도 상당한 이름값을 하는 배우들이 많이 등장한다. 대표적으로 영화 도둑들로 성가를 높인 임달화는 겨우 2, 3분 출연하지만 나름대로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한국 배우 유오성은 비록 조연이면서도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묘사장(증지위 분)의 측근으로 나오며 극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도움을 주었다. 중국어 제목은 광휘세월(光輝歲月)이다. 찬란한 세월이라는 뜻인데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위정자들을 기다리는 건 민초들의 독한 마음이라는 걸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준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유오성의 7인의 암살단 (2014)

Seven Assassins 
4.4
감독
웅흔흔, 증지위
출연
증지위, 유오성, 황일화, 막소총, 웅흔흔
정보
드라마, 액션, 어드벤처, 스릴러 | 중국, 홍콩 | 102 분 | 201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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