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꽃이 피는 첫걸음 : 홈 스위트 홈 - [리뷰] 어린 엄마, 딸이 그 나이가 되었을때

효준선생 2014. 7. 19. 07:30





 한 줄 소감 : 세상 누군가의 딸들에게, 엄마와 함께 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제 겨우 열 여섯인 일본 소녀 오하나는 외할머니가 운영하는 일본 전통 온천 여관인 킷스이소에서 일하게 된다. 외관만 봐도 상당히 고급스러운 그곳엔 그녀 말고도 여러 명의 종업원들이 각자의 사연을 안고 살아가며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그들이 주인공인 오하나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고 그녀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가족에 대한 심려를 깨닫는 과정이 영화 꽃이 피는 첫걸음 : 홈 스위트 홈에 잘 담겨 있다.






유명한 공각기동대 제작진이 참여해 만든 이 영화는 색감부터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등장인물들은 대개 만화책에서 금방 튀어 나온 듯 귀엽고 아기자기하게 그려져 있으며 일본 전통 여관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주변의 자연환경이 참 아름답게 수놓아져 있어 눈요기로도 좋다.






물론 이 영화는 가족영화다. 한때는 남편을 잃고 시름에 겨워만 하던 엄마를 이해 못하던 오하나의 엄마가 어린 나이에 사진을 찍으러온 남자와의 춘정에 못이겨 사랑에 빠지고 이내 시골이 아닌 동경에 가서 자신의 꿈을 찾아보겠다며 집을 나갔던 과거의 이야기는 반대로 시골 여관이면서도 자신의 꿈을 결코 접지 않는 이곳 종업원들의 이야기와 반복적으로 오버랩된다.






주방에서 열심히 일하는 멤버와 오하나와 자매처럼 지내는 다른 여종업원들, 그들에게도 가족이라는 화두는 부각된다. 문제를 일으키고 그걸 해소하는 과정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우는 방식으로 말이다. 물론 오하나의 곁에 엄마는 없다. 외할머니 곁에 머물며 일하는 그녀가 우연히 발견된 오래된 업무일지를 통해 외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자신의 과거에 대해 알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들이 한때는 씁쓸하게 또 한때는 정감있게 그려진다.






남성의 시각은 가급적 배제되고 여성들의 시각과 입김이 좌우하는 걸 보면서 여성 영화라는 생각도 들고 아이를 낳는 모성과 자신의 꿈을 찾으려 하는 요즘 젊은 여성들의 한껏 바쁠 수밖에 없는 모던한 생활방식의 충돌도 엿볼 수 있다. 비록 길지 않은 러닝타임에 누구와도 부담없이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방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