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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래프트 데이 - [리뷰] 일년 농사는 종자 선택부터

효준선생 2014. 7. 5. 07:30






   한 줄 소감 : 프로 스포츠팀 단장이란, 정말 매력적인 직업이다
 





매년 여름 미국 풋볼리그(NFL)의 드래프트 시장이 열린다. 매년 새로운 선수를 충원하는 기회의 장이자 수많은 대학 졸업생들에겐 취업의 장인 셈이다. 물론 상상을 초월하는 팬들 입장에서도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입단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렇게 여러 사람들의 이해타산이 집약되는 이날, 심적으로 엄청나게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 있다.





미국 프로 스포츠 구단엔 당연히 구단주가 존재하고 감독도 있지만 구단 운영에 대한 전권은 프런트를 총괄하는 단장에게 있다. 예산을 집행하고 좋은 선수를 뽑고 운영에 관한한 그를 능가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게 마음에 안 들면 해고나 사직뿐이다. 그렇게 많은 권한을 가진만큼 부담도 크다. 특히 신인 선수 선발이나 트레이드를 하는 날엔 욕을 먹을 각오가 되어야 할 만큼 온 시선이 집중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한국에선 미식축구라 불리는 풋볼의 인기가 없다. 룰도 복잡하고 하는 팀도 많지 않을뿐더러 미식(美式)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처럼 그들만의 리그일 뿐이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미식축구의 인기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야구, 농구, 아이스 하키와 함께 4대 프로 스포츠로 한 해 농사를 결산하는 우승전의 입장권과 광고권료는 매년 뉴스가 될 정도다. 영화 트레이드 데이는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미국인들에겐 그 자체 생활인 풋볼 팀의 단장의 하루를 조명하고 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저 신인 선수 몇몇을 뽑는 작업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는다. 주인공인 써니 위버를 중심으로 그의 가정사, 연인과의 관계, 그리고 다른 프런트와 감독과의 관계, 다른 팀 단장과 선수 사이에서의 밀고 당기는 신경전을 모두 겪고 나서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는지 따져 물으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모습이 마치 인생의 축약본 같은 몰입도를 안겨준다. 흥미로운 건 그가 몸담고 있는 팀은 실재하는 클리블랜드 브라운스팀으로 2014년 트래프트 데이에 벌어진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물론 이날의 에피소드들은 모두 허구지만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는 여러 팀의 구장과 실제 선수들의 이름을 들으면 정말 있었던 일처럼 느껴진다.





비록 미식축구에 문외한이어도 상관없다. 경기를 통해 승부를 가리는 영화가 아니라 선수 선발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엄청난 신경전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다들 좋은 선수보다 자신의 팀에 맞는 선수를 뽑아오려고 할 것이고 그게 한 선수에 집중되다 보면 문제가 일어나곤 한다. 영화의 상황은 이렇다. 시애틀 팀은 우선 지명(전체 1순위)의 권한을 쥐고 있다. 그런데 그 팀 단장은 클리블랜드 단장에게 1순위 지명권을 양도하고 자신은 클리블랜드의 7순위와 앞으로 2년 동안의 1지명권을 갖겠다고 제의한다. 그 해 최고의 유망주인 보 캘러헌은 모든 팀이 탐을 내던 탓에 써니 단장은 그러자고 한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팀 안팎으로 찬반으로 갈리며 내홍을 겪는다.





그의 하루는 힘겨워 보인다. 사내 연애중인 여자와 자신의 선택에 토를 다는 감독과 구단주의 다른 생각들로 고심에 또 고심이다. 그렇게 최후의 순간은 다가 오고 그의 결정은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과연 그는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영화에선 이런 말이 나온다. 선수들의 잠재력은 정말 알 수 없다고, 매년 높은 순위로 선발된다고 해서 다들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하위순번에 뽑혔지만 몇 년뒤 없어서는 안될 핵심 선수로 성장한 경우도 있다고.





한국에서도 매년 여름이면 선수 선발이 있다. 올해도 내년 신인 선발 1차 지명이 있었다. 연고권 프랜차이즈 선수들을 뽑고 내달엔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2차지명이 있게 된다. 물론 좋아하는 팀에 우수한 선수들이 가길 바란다. 스포츠는 경기장에서 땀을 흘리는 것만 아니라 막후에서 엄청난 지원이 없으면 안되는 일종의 사업이기도 하다. 쉽게 볼 수 없는 스포츠 매니저먼트의 세계를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영화 트레이드 데이였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드래프트 데이 (2014)

Draft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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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반 라이트만
출연
케빈 코스트너, 제니퍼 가너, 톰 웰링, 샘 엘리엇, 테리 크루즈
정보
드라마 | 미국 | 109 분 | 2014-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