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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보타지 - [리뷰] 가족이냐 동료냐 그것이 문제로다

효준선생 2014. 7. 4. 07:30






     한 줄 소감 : 아놀드 슈왈츠제너거, 정말 연세 많아 보인다.
 




공무를 수행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일을 만날 수 있다. 그런데 공과 사를 구별해야 한다는 건 현실에선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범인을 잡는 경찰이 나중에 린치를 당한다거나 불리한 판결을 내렸다는 이유로 판사가 사석에서 달걀이나 토마토로 얻어맞는 경우도 있다. 아주 오래전 수사반장이라는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경찰이 자신이 잡아넣었던 범인이 출옥한 뒤 가족을 상대로 못된 짓을 한다는 설정의 에피소드를 보면서 충격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단지 아버지와 남편이 그런 일에 종사한다는 이유로 위협을 당해야 한다는 건 불안을 안고 사는 것과 같다.





영화 사보타지는 미국 마약 단속국에 근무하는 팀장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이는 좀 들어보였지만 여전한 근육질 몸매에 카리스마 철철 넘치는 박력에 그를 따르는 부하요원들도 기백에 가득 차 있다. 제 아무리 날고 긴다는 마약사범들도 그들 앞에선 꼼짝 못할 것 같은데, 이 영화는 바로 이들에게 있어 가장 큰 약점을 파고든다.





미국에게 중남미 국가들은 애증의 대상이다. 자국의 공산품을 사주는 고마운 존재기도 하지만 불법적으로 유입되는 체류자들과 마약을 주종으로 삼아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통에 불편한 점도 적지 않다. 존 브리처 팀장도 팀 브라보를 이끌며 이들과 사투를 벌이는 중이다. 하지만 통절하게도 거물 마약사범의 죽음과 맞물려 자신의 가족이 인질로 잡히는 일이 발생한다. 공무의 그림자가 사적인 영역을 침투한 경우다.





영화는 팀 브라보 멤버들이 마약사범이 꽁꽁 감춰둔 막대한 돈다발을 찾아내면서 시작한다. 엄청난 금액으로 추정됨에도 겨우(?) 1천만 달러만 챙겨 빠져나오다 그 돈 마저 어디론가 사라진 사실을 알고는 황망해한다. 그 일로 팀 브라보는 일종의 견책을 당하고 사실상 하릴없는 노는 신세가 된다. 하지만 여전히 능력을 인정받은 팀장을 필두로 다시 한번 힘을 내보는 그들. 순탄할 것 같은 그들의 부활은 첫날부터 깨져 버리고 만다.





무릇 어느 조직의 리더가 되는 건 보스와는 좀 다른 개념이다. 자신이 좀 손해를 보더라도 팀원을 이끌고 갈 수 있는 능력과 포용력등을 갖춰야 하며 그런 측면에서 존 브리처는 보스보다는 리더에 가깝게 보였다. 하지만 그에겐 아픈 사연이 떠날 줄 모르고 그것이 이 영화가 단순히 마약 사범을 잡아들이는 활약상만으로 보여주는 게 아님을 반복적으로 확인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덩치만으로는 팀장에 버금가는 대장부들이 한 명씩 처참한 모습으로 살해당하고 이를 추적하는 수사팀장조차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이, 이들은 자신들을 향해 조여 오는 정체를 알고서는 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간다. 세상에 마약 단속반을 상대로 그것도 사람 목숨을 좌우할 수 있는 조직이라면 과연 누굴까 단 한번도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그들이 조금씩 베일을 벗어갈 때 느꼈을 일종의 허무함이나 배신감 같은 것들이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드러난다.





이 영화는 왕년의 액션 히어로였던 아놀드 슈왈츠제너거가 팀장으로 등장해 주목을 끌고 있고 그를 따르는 팀원들도 상당한 이름값을 하는 배우들로 채워졌다. 맨 온 렛지와 아바타의 샘 워싱턴이 재미있는 수염을 기르고 나와 처음에 알아보지 못할뻔 했다. 





영화 제목은 사보타지는 일부러 일의 진행 속도를 늦춰 조직에 위해를 가한다는 의미로 태업에 해당한다. 잘 생각해 보면 마땅히 업무에 매진해야 할 시간에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엉뚱한 곳에 힘을 소비하는 점이 그래보인다. 모두가 공멸로 가는 길에 서있는 그들, 아무도 원하는 일이 아니었을텐데 복수의 화신이 되어 버린 그를 막지 못하고 쩔쩔 매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사보타지 (2014)

Sabotage 
7.5
감독
데이비드 에이어
출연
아놀드 슈워제네거, 샘 워싱턴, 미레일리 이노스, 테렌스 하워드, 조 맹가니엘로
정보
액션, 범죄 | 미국 | 102 분 | 2014-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