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님포매니악 볼륨 2 - [리뷰] 이번에도 느낄 수 있나요?

효준선생 2014. 6. 24. 14:00






   한 줄 소감 : 그저 참고 사는 게 부덕(婦德)이라고 살았던 때와는 천양지차
 





영화 님포매니악 볼륨 1 리뷰 - >  http://blog.daum.net/beijingslowwalk/16155115




오래전 일이다. 중국의 한 가십걸이 자신의 사생활 일거수일투족을 개인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녀는 자신의 성 체험과 생각들을 가감없이 올리면서 이 블로그는 순식간에 성지순례의 코스가 되고 말았다. 사람들은 이내 공중이 볼 수 있는 블로그에다 극히 사적인 이야기까지 올릴 수 있냐며 폐해를 논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은 그녀의 용기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실명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간간히 올라오는 그녀의 실루엣등을 통해 어쩌면 그녀를 잘 아는 지인들은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챌 수 있었을 것이다.             





성(性)은 물론 두 사람의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면 그것이 성적접촉에 국하되지 않는다면 오로지 개인의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성이 개인의 감정이나 신체적 문제가 되는 순간 그건 성이 주는 쾌락이나 자손번식으로서의 기능적 측면이 아니라 의료나 심리상담로 고쳐야 하는 일종의 질환임을 알아채게 된다. 예전과 달리 방송이나 매체를 통해 성을 논하는 것들이 그저 얼굴 벌개지는 일만도 아니다. 그럼에도 성은 여전히 단속해야 하고 부끄러워 해야 하는 걸로 여기는 부분도 적지 않다.





동양에 비해 서양의 성에 대한 개념은 느슨할 것 같지만 성을 순결에 초점을 두는 동양의 사정과 달리 서양에서의 성은 오픈 할 수 있되 그것이 타인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에 더 신경을 쓰는 눈치다. 그런데 영화 님포매니악은 한 중년 여성의 케이스를 내세워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성에 대한 거의 모든 시각들을 마치 옴니버스 영화처럼 구성하고 있다.





지난 주 영화 님포 매니악 볼륨 1의 개봉에 이어 다음 주 영화 님포 매니악 볼륨 2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이 영화는 1편과 2편이 기계적으로 나눠지거나 다른 소재나 배역이 나오는 게 아니라 4시간 짜리 본편을 툭 하고 잘라 놓은 것이므로 1편을 보지 않은 채 2편을 보게 되면 전후 사정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2편의 시작은 전편 막판에 이어 여주인공 조의 불감증에 대하여 설명하는 장면이다.





어린 시절 자신의 처녀성을 가져가 남자 제롬과 같이 살게 되고 여전히 불꽃 같은 사랑을 나눈다. 아이가 생기고 다른 사람들 눈에는 평범한 가정처럼 보이지만 균열이 감지된다. 그 시발점이 바로 조의 성행위 시 느끼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다. 그녀의 이런 불감증에 대한 강박에 가까운 심리와 그걸 해소하기 위해 선택하는 일련의 행위들이 2편의 주요한 내용들이다. 1편이 어린 시절의 소녀가 처음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확인하고 어른이 되어가며 겪는 성적 체험이 굴곡지게 묘사되고 있다면 2편에서는 거의 그녀가 뭔가에 갇혀서 거기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상황을 집요하게 뒤쫒고 있다.





그런데 이 부분들이 성은 언제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의 일환이며 온화롭고 따뜻한 것이다라고 생각한 사람들에겐 역겨운 장면들과의 조우라는 생각을 하게 할 지도 모른다. 이른바 야한 동영상의 각 하위 장르들이 연달아 등장한다. 게다가 이 정도라면 그저 분위기만 만들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겠구나 싶은 부분에 직접적인 성행위 묘사와 성기 노출들이 이어진다. 당연히 불편함을 느낄 법하다. 물론 조는 섹스 중독자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삽입을 위해 누구라도 성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게 아니라 자신이 왜 남들처럼 성행위를 하면서도 절정감을 느낄 수 없는지에 고심하는 장면들로 채워진다. 1편에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초로의 노인이 여전히 그녀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주지만 그는 관객의 아바타일 뿐이다.





영상에서 보이는 다른 인종과의 행위, 일대 다수의 행위, 각종 도구를 사용하는 행위, 동성과의 행위, 그리고 결정적으로 소위 SM(새디즘 - 매저키즘)이라고 하는 가학과 피가학의 역할 분담이 반복적으로 스크린을 채운다. 기발한 건 여전히 그녀가 자신의 고민을 해결하지 못하는 와중에 그녀의 처지가 어느덧 돈을 벌어 줄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이다.





혹자의 평을 빌면 이 영화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성과 관련된 어젠다를 끄집어내서 우리의 성이 얼마나 나약하고 변화무쌍하며 때로는 천박한 것이냐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사랑이 없는 성이란 도대체 무슨 의미냐에 대한 열거식 비판으로 보았다. 영화 속 상황들을 평생 단 한번도 상상조차 못했다면 이 영화는 2시간 내내 고통이 될 것이고 사전 학습의 경험이 좀 있다면 이런 내용을 이 커다란 스크린 속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같이 볼 수도 있구나 하는 기묘한 환상에 빠질 것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님포매니악 볼륨 2 (2014)

Nymphomaniac: Vol. II 
10
감독
라스 폰 트리에
출연
샬롯 갱스부르, 스텔란 스카스가드, 스테이시 마틴, 샤이아 라보프, 크리스찬 슬레이터
정보
드라마, 미스터리 | 덴마크, 벨기에, 프랑스, 독일, 영국 | 124 분 | 2014-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