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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 - [리뷰] 사내아이들이 자라는 또 한가지 방법

효준선생 2014. 6. 25. 19:30





 
   한 줄 소감 : 진짜 숫컷들의 영화





사내아이들은 대체로 자신의 아버지를 통해 남자로 살아가는 법을 터득한다. 처음에는 모방에서 시작해 나중엔 옳고 그름에 대한 인지가 발달하며 취사선택을 한다. 그렇게 한 남자에게서 생겨난 비슷한 생김새의 또 하나의 남자는 자신의 삶을 살게 된다. 그런데 간혹 정상적인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찾지 못하게 되는 순간 그들은 자신과 가장 닮은 듯한 주변의 성인 어른을 찾게 되고 아버지로부터 받아들일 수 없는 상(像)을 그들에게서 받아들이기도 한다.





미국 남부의 벌목공 남자, 조. 중년의 그는 아직 가정을 이루지 못했고 일을 마치면 근처 펍과 유곽을 떠돌며 여흥을 즐기며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그에게 과거란 전과다. 경찰관과의 불미스러운 일로 수감생활을 했고 그것 때문에 정상적인 삶은 불가능해보였다. 대신 벌목공으로서의 그의 모습은 책임감 넘치는 십장의 그것이었다. 그들과 함께 하는 일꾼들은 대개 흑인들이고 그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미국 남부의 수십 년 전 모습과 묘하게 일치되었다. 그리고 어느날 그를 찾아온 소년, 개리. 이제 15살 청소년이 그의 모습에서 마치 조금씩 자신과 닮았다는 인상을 갖는 조. 두 사람의 이야기가 영화 조에서 펼쳐진다.





한 소년이 아버지를 놔두고 어떤 아저씨에게 의지하며 인생을 알아갈 수 밖에 없는 처지란 그의 아버지는 전형적인 알콜중독자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술은 상당히 비중있게 나온다. 조의 과거도 바로 술 때문에 발생했고, 영화 내내 그를 귀찮게 따라다니는 인상궃은 남자도 바로 술집에서의 시비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의 경우는 좀 달랐다. 친생 자식임에도 불구하고 폭력이 난무하고 개리가 벌목장에서 벌어온 푼돈마저 빼앗아가는, 아들로서는 취(取)할 것은 아무것도 없는 사(捨)의 대상일 뿐이다.





분위기는 많이 살벌하다. 몸을 써서 하루를 벌어 먹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대사 한 마디가 무척이나 거칠다. 심약한 사람들은 그 안에서 그들과 어울리는 것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그러니 개리의 경우, 집에서의 구타를 피해 갈 곳도 마땅치 않은 셈이다. 영화에서 그려지는 공권력이란 마치 있으나 마나하게 무기력하다. 갈 곳 몰라 하는 어느 청소년과 단 한 번도 가정과 자신을 닮은 아이를 가져보지 못한 두 사람의 조우엔 확실히 뭔가가 있을 수 밖에 없어 보였다.





서로에 대한 의지라고 하기엔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 물론 어른이고 그곳에선 다른 사람들로서는 쉽게 대응하기 어려운 인물이지만 유독 개리에 대한 마음 씀씀이는 유별났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단, 아버지로부터의 폭력 장면을 목도한 뒤, 그의 심경변화가 읽혀졌다.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어린 소년이 별다른 이유도 없이 아버지라는 사람에게 맞는 장면이 그에겐 또 다른 상처를 되새기게 한 셈이다.





이곳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죄다 상처들을 갖고 산다. 실제 얼굴에 상처를 갖고 있는 사람도, 또 말 못하는 개리의 여동생도, 조와 개리는 말할 것도 없다. 물론 개리의 아버지에게도 나름의 사연이 있다. 이렇게 뭔가에 휩쓰려 상처만 남은 그들을 목도하는 시선은 무척이나 거칠고 차가운 듯 싶지만 결국 사람을 이야기 하고 있다. 앞 부분에서는 수령이 몇 백년은 되어 보이는 나무를 베거나 나무의 일부분을 패서 고사시키지만 마지막 부분에선 어린 묘목을 심는 장면이 등장한다. 은유하는 바가 있다.





조처럼 이미 기성 세대라고 불리는 어른들과는 좀 다른 세상에서 개리는 밝은 삶을 살기를 원하다는 메시지로 보였다. 늘 우울한 역할을 도맡아 하던 니콜라스 케이지가 비교적 작은 규모의 이 영화에서 자신의 과거에 힘들어 하면서도 유독 어느 소년의 편에 서려는 마음씨를 가진 남자로 등장하며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2014)

J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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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데이빗 고든 그린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타이 셰리던, 로니 진 블레빈스, 슈 락, 헤더 카프카
정보
드라마 | 미국 | 117 분 | 2014-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