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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녀와 야수 - [리뷰] 남자는 외모보다 능력이 우선일까?

효준선생 2014. 6. 21. 07:30






   한 줄 소감 : 만화와는 또 다른 느낌의 해석
 





우리에겐 디즈니 만화영화로 더 잘 알려진 미녀와 야수의 실사버전이 나왔다. 당시 이 만화를 통해 사랑하면 외모보다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씨라며 외모지상주의를 꼬집어 미녀와 야수 커플이라며 놀려대던 적도 있었는데 사실 이 영화의 원작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구전되어 오던 동화였다. 이번 영화는 디즈니 만화와 원작 동화를 절충하고 거기에 새로운 시각을 첨가한 구성으로 되어 있으니 이미 만화를 통해 이 컨텐츠를 접한 사람이라면 비교해서 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





워낙 판타지적 요소가 강하다 보니 화려하고 역동적인 장면에선 컴퓨터 그래픽이 다수 등장한다. 무엇보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골짜기에 지천으로 흐드러지게 핀 꽃들이었다. 대개는 장미처럼 화려한 색상을 하고 있는데, 영화의 배경이 오지에 있는 숲 속이라는 설정때문인지 상당히 오묘한 분위기를 연출해내기 위해 애를 쓴 흔적들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마치 잭과 콩나무에 나왔던 거대한 돌 괴수의 모양을 한 크리처인데 야수의 생명력과 한데 이어져 길지 않은 분량임에도 정체에 대해 궁금증을 유발했다.





내용은 디즈니 만화보다는 원작에 가까웠다. 오래전 유럽의 어느 부자 상인이 사업에 실패하고 집에서 쫒겨나 시골살이를 해야 했다. 그에게는 세 아들과 세 딸이 있었는데 유독 셋째 딸만이 시골생활에 만족했다. 상선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그는 먼길을 떠났다가 홀연 야수의 성을 방문하게 되고 그곳에서 셋째 딸에게 줄 장미를 꺾었다가 봉변을 당하고 만다. 그리고 이어지는 셋째딸 벨과 야수의 인연, 사자를 닮은 모습의 야수와 글래머 몸매를 한 벨의 만남은 극적이었고 원작과는 좀 다른 야수의 과거사가 맞물리며 다소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도 보인다.





이번 영화도 근간은 사랑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비단 남녀의 사랑만이 아닌 생명에 대한 존중, 그리고 부모와 자식간의 효심, 이런 것들도 비중있게 다뤄졌다. 특히 숲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야수에겐 숲은 자신의 처지를 감춰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자신과 함께 하는 무엇인가가 깃들어 사는 곳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가 숲 속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그가 사냥했던 사슴이 살던 곳이라는 점에서 그의 무자비한 사냥을 생명 경시와 엮어 혼내는 모양새다.





아무튼 도시 생활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벨과 아름다운 숲 속에 자리한 고성에서의 삶이 비록 야수와 함께 해야 하는 인질과 같은 시간임에도 그럭저럭 버티게 할 수 있었던 건 야수의 자상함말고도 공간이 주는 만족도 있을 수 있다. 그만큼 이 영화에서의 배경 공간이 주는 아름다움은 시각적으로도 잘 표현되었다.





야수와 미녀의 조합은 어울릴 리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도 아니다. 거구의 운동선수가 미녀 아내를 얻는 것도 그렇고 정말 볼품없지만 그의 곁에 있는 여자가 반드시 비슷한 것도 아니다. 그러니 인연은 분명 따로 있는 것이고 이게 부러운 사람들은 남자의 돈을 보고 따른다고 했지만, 과연 벨도 그러했을까





모습은 괴물이지만 그 역시 원래는 사람이었음을 벨은 알고 있었다. 혹시라도 어떤 마법 같은 것이 풀리며 그녀도 백마탄 왕자님으로 변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닐까 마법처럼 다친 상처도 고칠 수 있는 연못과 자신이 가장 소중한 곳으로 라고 외치며 마치 모세의 기적처럼 양쪽으로 길을 터주는 가시밭을 가진 남자, 혼자 살면서도 번듯하게 식사를 차려내는 능력, 사실 외모만 빼면 조금은 마음이 움직일 법도 했다. 물론 결정적인 건 병석의 아버지를 만나고 싶다는 청을 들어준 이후로 보인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이유는 없지만 사랑은 상대가 가장 원하는 걸 들어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는 말처럼 어쩌면 야수에겐 연애의 비법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만약 이제 갓 어른이 되어가는 소녀들이게 이 영화를 보여준다면 어떤 반응이 올까 역시 잘생긴 훈남이 최고라 할까 아니면 좀 박색이지만 능력있는 남자가 좋다고 할까 아마도 정답은 아버지의 몫이 될 것 같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미녀와 야수 (2014)

Beauty and the Beast 
8.5
감독
크리스토프 강스
출연
레아 세이두, 뱅상 카셀, 앙드레 뒤솔리에, 에두아르도 노리에가, 오드리 라미
정보
판타지, 로맨스/멜로 | 프랑스 | 113 분 | 2014-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