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커피 한잔이 섹스에 미치는 영향 - [리뷰] 나이 마흔, 공허하다

효준선생 2014. 6. 23. 07:30






   한 줄 소감 : 정말 또래의 여자들이 겪는 문제일까?
 




여자 나이 마흔이 되면 얼굴과 힙 중에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는 자조적 대사로 시작하는 영화 커피 한잔이 섹스에 미치는 영향은 삶에 대한 공허감이 찾아올 무렵 자아를 찾는 방법으로 낯선 사람들과의 육체적 관계에서 해답을 찾아보려는 어느 중년 여성의 시각을 따라가고 있다.





오늘도 처진 힙을 처녀 때로 되돌리기라도 하려는 듯 맹렬히 자전거를 타는 그녀들, 앞에서 타는 누군가의 그것을 주시하며 결코 뒤지지 않으리라며 땀을 낸다. 그녀들에게 이런 류의 엑서사이즈란 이젠 다시 회복할 수 없는 나이와의 싸움이기도 하고, 비슷한 또래들에게 뒤처질 수 없다는 의지의 피력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곳을 빠져나오면 여전히 아이들의 등하교를 책임지고 집안 일도 해야 하는 바쁜 엄마의 삶이 그들을 맞이할 뿐이다.





애비에게 공에 얼굴을 맞아 피가 철철나는 사고를 당한 것은 우연이었다. 아이들 장난에 그리된 것이니 탓할 곳도 없다. 그저 큰 상처가 남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그녀가 다른 누군가와 육체적 유희를 즐기게 된 것은 그녀의 일상에 적지 않은 파문을 가져왔다. 그런데 그녀는 그걸 일회성의 유희가 아닌 자기 스스로가 누군가의 소구점이 되기로 작정을 한다. 그리고서 받는 일정 수준의 화대, 결코 작은 돈은 아니지만 아파트를 살 수준의 그녀에게 그런 일이 돈을 벌자고 하는 일은 아니다.





그녀는 아파트 수리공을 통해 끊임없이 고객을 알선 받는다. 낯선 공간으로 찾아와 그녀를 만나는 사람들. 예상했을지 모르지만 그들은 모두 그녀들이다. 여자와 여자의 만남이 거북할 법도 하다. 노골적인 성애 장면이 추잡하거나 색욕을 자극하지는 않는다. 몸으로 소통한다면 적당한 표현일 듯 싶다.





낯선 사람을 한 번 만나는데 무려 800불이라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처럼 화끈한 방사도 아니다. 짙은 애무만 오고 갈 뿐이다. 그런데 중요한 지점이 있다. 그들이 서로에 대한 감정을 전달하는 과정이 생략되어 있다. 처음에 커피 한잔도 등장하고 간단한 마실거리도 그들의 생경함을 좁혀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갈수록 그런 과정은 생략된다. 알선자 조차도 이제는 그만 두기를 권하지만 그녀에게 누군가와의 만남은 이제 멈출 수 없는 폭주 기관차가 된 셈이다.





제목이 좀 외설적이지만 영어 제목은 뇌진탕이라는 의미다. 그녀가 아이들의 공에 맞아 정신이 오락가락 한 걸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살면서 자신도 모르게 겪어야 하는 행동들은 일정 정도의 충격이다. 그걸 뇌진탕으로 불러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 한 중년 여성의 일탈에 가까운 외설적 행동에만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다. 그녀에게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던 사람, 그들에게 그녀의 존재가 부각되면서 이 끝없을 것 같은 이야기는 비로소 숨을 몰아 쉬게 된다.





‘인이 박이다’ 라는 표현이 있다. 여러 번 반복하여 깊이 밴 좋지 않은 버릇이라는 뜻이다. 그녀의 행동에 누군가는 혐오스럽게 바라볼 수도 있고 누군가는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할 것 같다. 하지만 자아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그녀에게 다시 찾고 싶은 건 처진 엉덩이나 주름가득한 얼굴 피부보다 누군가가 자신을 찾아줌으로써 안위를 얻고 더불어 그럼으로써 누군가에게 삶의 희망을 전달해 준다는 중재자의 역할이었던 모양이다. 그 또래 여성들의 반응이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