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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타델 - [리뷰] 보이지 않는 공포로부터의 극복

효준선생 2014. 6. 5. 07:30






   한 줄 소감 :  작은 규모의 스릴러물도 잘 만들 수 있음을 확인시키다
 




시내에서 멀찍이 떨어진 외곽 도시, 20층 정도 되는 세 채의 건물이 흉물스럽게 서있다. 재개발로 철거 예정이며 이제 이곳에 사는 사람은 토미와 임신한 그의 아내뿐이다. 이제 그들도 이사를 할 참으로 잠시 아래층에 다녀온 토미 앞에서 그의 아내가 정체불명의 아이들에게 집단 린치를 당하고 죽는다. 영화 시타델은 스릴러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생경하고 음울한 주위는 줄거리 진행과는 별도의 공포심을 유발한다. 이 영화는 주인공 토미의 광장 공포증을 초반에 부각시키는데, 생각엔 광장으로 나가려 하지 않으려는 심리기제보다 엘리베이터에 갇히며 아내를 구해내지 못했다는 폐소 공포증이 좀 더 크게 작동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이 영화에서 토미의 반대편에 서있는 정체불명의 아이들, 얼핏 보면 좀비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들로부터 공격을 받으면서 토미는 점점 집안으로 숨어들어가고, 그를 도와주려는 여자에게서 다소간의 안위와 격려를 받지만 영화를 보는 도중엔 그녀를 포함해 아무도 믿을 수 없는 분위기를 조성해갔다. 다시 말해서 이 남자의 두려움의 근간은 사방이 뚫린 공간에 나갔다가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받는 걸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살던 공간에서 멀지 않은 곳인데도 낯설게 느낌으로 인해 위험으로부터의 대처 방법을 망각하게 만든 불안증세가 토미가 극복해야할 실체인 셈이다.





토미와 정체불명의 부랑아들, 영화는 뒤로 갈수록 토미보다 그 아이들의 정체성을 찾는데 조언을 하고 있으며 신부로 등장하는, 그 역시 믿을 만 해보이지 않는다. 중년 남자의 입을 통해 내러티브를 하고 있다. 하나 남은 딸을 보호하려는 부정과 자신을 둘러싼 온통 잿빛 공간 안에서의 사투, 그 끝엔 무엇이 있을까?





이  영화가 실화가 아닌 가공의 설정이라면 분명 뭔가 은유가 있어 보인다. 재개발로 인한 살 곳으로 잃어버린 가난한 서민들, 그리고 성직자의 일탈과 그로인한 감당키 어려운 존재의 등장, 종지부를 찍지 않으면 끝이 날 것 같지 않은 어지러운 현상을 영화는 방화와 폭발이라는 방식으로 마무리짓는다. 북유럽(아일랜드)의 스산한 기운이 스크린을 압도하고 갓난아이와 토미의 절규에 가까운 신음소리로 귀가 따가웠다. 배우 장동건의 젊은 시절을 연상케 하는 잘 생긴 외모의 남자 주인공 토미역의 아뉴린 바나드의 공포에 질린 연기는 일품이다.  (양진석의 씨네필 소울)





▶ 아뉴린 바나드가 장동건과 참 닮았다는 느낌, 장동건도 작은 영화에서 자신만의 뭔가를 보여주면 좋겠다





시타델

Citadel 
6.1
감독
시아란 포이
출연
제임스 코스모, 아뉴린 바나드, 운미 모사쿠, 에이미 쉴즈
정보
공포, 스릴러 | 아일랜드 | 84 분 | -